[문운경 국군의무사령부 국군의학연구소장] –인수공통감염병(人獸共通感染病)으로부터 우리 군을시켜내자!
(가축. 들짐승류)가 한곳으로 집결하는 난민촌(수용소)에는 열악한 환경 탓에 각종 감염병이 창궐하게 됐고, 질병과 복지를 따로 분리할 수 없어 ‘원웰페어(One Welfare)’가 탄생했다. 이후 ‘원 헬스(One Health)’와 ‘원 웰페어’는 동전의 양면처럼 질병 예방 및 방역을 논할 때 중요하게 취급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원 헬스’의 예가 있다. 6.25 전쟁 때 휴전선과 한탄강에서 야생 들쥐의 '한타바이러스'로 인한 유행성 출혈열 (신증후군 출혈열) 발생이 그 것이다. ‘원 웰페어’의 예로는 거제 포로수용소에서 발생한 시겔라균(Shigella spp.)에 의한 세균성 이질(Shigellosis)이 있다. 당시 많은 환자와 사망자가 발생했는데, 장티푸스, 콜레라, 천연두, 발진티푸스 등에 의한 인명피해도 매우 컸다.
특히 제1.2차 세계대전 동안 죽음의 공포 요인이었던 발진티푸스 통제 여부는 전쟁의 승패를 좌우할 정도였다. 우리나라에서도 6.25전쟁 기간 국민방위군과 유엔군 등 발진티푸스로 인한 사망자가 속출했다. 이는 체계적인 DDT 살포 및 예방접종 정책 등 근현대적인 질병 예방 및 방역 시스템을 구축하는 계기가 됐고 보건소 탄생에도 영향을 줬다.
군은 어느 집단보다 야외 훈련이나 작전 과정에서 야생동물이나 오염된 동물유래 병원체와의 접촉 빈도가 높고, 장기간 노출되기 때문에 인수공통감염병(人獸共通感染病) 발병 우려가 매우 크다.
따라서 인수공통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해 군 장병들은 훈련 또는 작전을 할 때 모기, 파리, 진드기 등 흡혈 매개 곤충에게 물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들짐승류와 이들 배설물과의 접촉도 피해야 한다.
복귀 후에는 반드시 신발, 의복류 세탁, 목욕 등 개인위생 관리와 휴대 장비 등에 대한 소독. 방역 조치를 철저히 해야 한다. 특히 의심 증상이 발현할 경우 즉시 가까운 의무대(군 병원) 등에 신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