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한 채란산업 유통 선진화 시급 / 씨없는 감청도지역 /‘최고값’ 농가를 가다 ⑽포도 /고구마 바이러스무병묘/

[바이오]

혼란한 채란산업 유통 선진화 시급

4~5단계 거치며 농가·소비자 피해 … “일본처럼 농협 주도해야”

달걀의 유통단계를 줄여 소비자와 생산자를 동시에 보호하는 등 채란산업의 선진화를 위해선 일본의 유통 시스템을 서둘러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농협에 따르면 국내에서 생산되는 달걀은 연간 100억개가 넘지만 이 가운데 8％가량만 농협을 통해 유통되고 있으며, 나머지는 대부분 상인들에 의해 문전거래 방식으로 수집돼 판매되고 있다. 유통단계도 농가→수집·반출상→중간도매상→소매상→소비자 등으로 복잡하게 이어져 달걀은 다른 축산물과 달리 위생 문제가 자주 도마에 오르고 있고, 가격도 유통상인들에 의해 결정되면서 소비자와 생산농가에게 공공연히 피해를 입히는 실정이다.

반면 일본은 농협(전농)이 달걀 판매 전문회사인 ‘JA전농계란㈜’을 설립해 전체 생산 달걀의 상당량을 취급, 유통단계를 최소화하는 등 유통흐름을 주도하고 있으며 매일 달걀의 고시값을 발표, 달걀의 거래 기준도 제시하고 있다. 달걀은 다른 농산물과 달리 경매에 부칠 경우 물류비용이 오히려 많이 들어 생산자단체가 그날 그날 가격을 발표하는 것이다.

이 회사는 특히 전체 유통달걀의 90％를 세척해 냉장상태에서 유통하는 시스템을 갖춘데다 품질에 따라 가격을 차별화할 수 있는 등급제까지 도입한 것은 물론 달걀을 이용한 각종 식품과 화장품까지 만드는 가공사업까지 진출, 달걀의 부가가치를 크게 높이고 있다.

이런 이유로 일본에서는 달걀을 원료로 사용하는 가공회사는 물론 도매업자·대형식당 등도 달걀을 공급받기 위해선 ‘JA전농계란’을 통해야 하는 등 생산자단체가 달걀 유통을 주도하는 시스템이 잘 갖춰졌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채란산업의 선진화와 국민건강 증진을 위해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생산자단체인 농협을 달걀 유통의 핵심주체로 적극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달걀 유통단계 축소와 농가 거래교섭력 증대, 수요와 공급에 따른 합리적인 가격결정, 위생달걀 유통 등을 통해 채란산업을 발전시키려면 농협이 달걀 유통의 주도권을 가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삼수 농협중앙회 양계·특수가축팀장은 “우리나라는 전체 산란계 사육농가가 1,700여가구인데, 달걀 유통 상인이 2,000명이나 되는 등 달걀 유통구조가 아주 낙후돼 있다”며 “정부·농협·농가 등이 참여하는 한국형 ‘농협달걀판매 주식회사’를 설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광동 기자 kimgd@nongmin.com

[최종편집 : 2009/09/28]

현장속으로 / 씨없는 감 ‘청도반시’ 주산지 경북 청도지역

이종복 매전면감작목회장(오른쪽)과 정연천 매전농협 지도경제상무가 수확 후 쌓여 있는 비상품과를 살펴보고 있다.

수량감소·병해·값하락 ‘삼중고’

“감농사 십수년에 이렇게 낙과가 심하고 수확량이 준 경우는 처음입니다.”

씨없는 감으로 유명한 ‘청도반시’의 최대 주산지인 경북 청도군 매전면 일대 감 농가들이 7월 하순 이후 발생한 원인 모를 낙과와 수확량 감소로 발을 구르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9월 중순 이후 반시값도 하락세로 돌아서 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감 수확을 시작한 지 보름 정도 지났지만 벌써 이곳 재배농가들 사이에 올해 수확량이 지난해 절반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이종복 매전면감작목회장은 “지난해 매전면에서만 9,000t 정도의 반시를 수확했지만 올해는 그 절반 수준인 5,000t 정도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감의 배꼽부분에 검은 반점이 생기는 ‘흑점’ 현상이 발생하고 밑꼭지 부분의 밑들림 현상과 갈라짐 현상이 유난히 많이 발생해 상품과의 수가 크게 줄어 농가들의 걱정이 크다.

남양1리의 경우 70여 재배농가 중 50여 농가에서 9월 초순부터 흑점 현상이 갑자기 나타나 감이 70％ 가까이 떨어져 버렸다. 더 큰 문제는 흑점 현상이 운문댐 하류지역 일부에서 나타나고 원인도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조기동 청도군농업기술센터 청도반시 담당은 “6~7월 잦은 장마와 8월 이후 가뭄으로 대량 낙과가 발생한 것으로 추측한다”며 “문제는 흑점 현상인데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수량이 줄었는데도 반시값은 9월 중순 이후 하락세로 돌아섰다. 감 4,000평을 재배하고 있는 허장영씨(38·매전면 온막리)는 “지난해보다 수량이 40％ 가까이 줄었는데 값이 지난해만 못해 수확을 잠시 중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감공동선별작업장에서는 계약물량이 줄어들까 우려하고 있다. 이태호 매전농협 조합장은 “농협도매사업단으로 납품하는데 원하는 양을 댈 수 있을지 걱정된다”며 “물량이 줄었는데도 불구하고 값은 좋지 않아 재배농가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청도=유건연 기자 sower@nongmin.com

[최종편집 : 2009/09/28]

‘최고값’ 농가를 가다 ⑽포도 재배 신현호씨

신현호씨가 자신의 비가림포도밭에서 포도의 생육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작목회 규율 ‘헌법’처럼 준수, 16브릭스 넘는 포도만 출하

“수량보다는 당도와 선별에 가장 신경 씁니다. 출하 전 작목반원과 농협 직원이 함께 당도를 확인하는데 16브릭스 넘는 포도만 출하하죠.”

경북 상주시 화동면에서 하우스·비가림포도 1만4,900㎡(약 4,500평)를 재배하는 신현호씨(47·신촌리 버드니마을 이장)가 속한 팔음산포도작목회(회장 서지열)는 소비지에서 알아주는 몇 안되는 산지 작목반 중 하나다. 작목회는 〈팔음산〉 포도를 서상주농협 화동지점(지점장 성준호)을 통해 서울 가락시장으로 출하하고 있는데, 열과나 흠집과가 없고 당도가 높아 중도매인들이 앞 다퉈 사 갈 정도다.

신씨가 생산하는 하우스포도는 값이 좋을 때는 5㎏에 18만원까지도 나온다. 비가림포도도 4만5,000~2만5,000원은 너끈히 받는다. 신씨는 작목회에서 정한 품질기준을 잘 지키기만 해도 평균 이상의 소득을 올릴 수 있다고 말한다.

“작목회의 품질 기준은 마치 헌법과 같습니다. 누구나 헌법을 지켜야 하듯 작목회가 연초 총회에서 결정한 출하계획을 작목반원 모두가 따라야 시장 신뢰도가 높아지죠. 돈을 벌 욕심에 수집상에게 몰래 내다 파는 등의 개별 행동을 하는 순간 산지경쟁력은 곤두박질칩니다.”

신씨는 과다 결실을 피하기 위해 개화 후 15~20일이 지나면 송이 다듬기를 우선 실시한다. 송이 다듬기는 쉬운 작업 같지만 자칫 시기를 놓치면 과다 결실이 돼 착색이나 성숙이 불량해진다는 게 신씨의 설명이다. 알을 솎을 때도 햇빛이 송이 안쪽까지 고루 들어갈 수 있도록 충분히 솎아낸다.

수세 관리도 중요한데 낙엽이 지고 난 후인 11월 상순에 2마디를 남기고 단초 전정작업을 해 주는 것으로 대체한다. 가지를 유인할 때는 나무의 광합성 작용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위아래로 일정하게 2번씩 결속해 준다.

지력 증진을 위해서는 3월 상순에 톱밥과 우분을 섞어 만든 자가 퇴비를 30a(약 900평)당 5t씩 투입한다. 수분 상태는 당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세심하게 관리한다. 날씨 변화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2~3일에 한번씩 하우스 1동당 2시간 정도 물을 준다. 점적관수시설과 함께 스프링클러를 설치해 원활한 관수를 돕는다.

그는 봄철 충분한 일조량 확보를 위해 하우스에 쌓인 황사먼지를 씻어내는 일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제초제는 사용하지 않으며 대신 바닥에 검은색 비닐 멀칭을 해 잡초를 제거한다.

수확할 때는 포도 표면에 묻은 과분을 보존하는 데 주력한다. 과분은 시장 중도매인들이 포도의 당도를 육안으로 측정하는 지표가 되기 때문이다.

신씨는 소비지 변화를 따라잡는 데도 열심이다. “과거에는 역삼각형인 포도 송이를 선호했지만 최근에는 가운데가 두툼한 계란형으로 바뀌고 있어 송이 다듬기 때 신경을 쓰고 있으며, 중장년층에게는 여전히 〈캠벨얼리〉가 인기가 좋지만 젊은층에게는 〈거봉〉 같은 대립계가 인기를 끌고 있어 내년에는 〈자옥〉 등 알 굵은 포도를 일부 도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011-9568-9574.

상주=김소영 기자

[최종편집 : 2009/09/30]

평양서 재배한 딸기모종 전달식

북한 평양에서 재배한 ‘경남통일딸기’ 모종 10만그루가 검역을 통과해 경남도에 도착했다.

도는 23일 오전 도청 광장에서 김태호 경남도지사(사진 오른쪽)와 전강석 경남통일농업협력회장을 비롯해 농업인 등 관계자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통일딸기 모종 전달식을 가졌다.

‘경남통일딸기’는 경남도와 경남통일농업협력회가 남북농업 협력사업 일환으로 지난 2006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다. 이번에 도착한 통일딸기 모종은 사천시 곤명면 본촌리 8만그루, 밀양시 하남읍·상남면 2만그루 등 2개 지역 8농가에 전달돼 곧바로 옮겨 심어 내년 1월 첫 수확할 계획이다.

생산한 통일딸기는 지난 2008년 특허 등록된 〈경남통일딸기〉 브랜드로 판매되며 통일체험 활동과 도내 불우, 노인시설에도 제공된다.

창원=박종명 기자 jmpark@nongmin.com

[최종편집 : 2009/09/28]

고구마 바이러스무병묘 “효과 있네”

익산시농기센터, 품질 좋고 생산량 26% 증가

고구마 바이러스 무병묘가 고구마의 품질 향상 및 수량 증대에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 익산시농업기술센터(소장 류문옥)와 농촌진흥청 바이오에너지작물센터는 최근 가진 고구마 바이러스 무병묘 실증시험포 평가회에서 330㎡(100평)당 일반묘를 삽식한 곳에서는 519㎏을 수확한 반면 바이러스 무병묘는 652㎏이 수확돼 생산량이 26％가량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 바이러스 무병묘는 고구마의 색깔이 매우 선명하고 겉이 매끄러워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시농기센터는 지역의 토질과 기후에 적합한 품종을 선발하기 위해 품종 비교 시험포를 운영하는 등 고구마 품질 향상에 한층 노력하고 있다. ☎063-859-4331.

익산=양승선 기자

[최종편집 : 2009/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