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을 알 수 없는 장마,
지루하다 못해 지겹기까지 하다...그 와중에 간간이 폭염과의 하루살이 전쟁.
그러나 오늘 아침엔 다시 비.
나날이 예측되어지지 않는 날씨 덕분에 계획이라는 것이 물 건너 간다.
어쨋거나
지금의 일상이 그렇다는 것이고
나의 하루가 빗속에 갇혀있거나 무더위에 시달려 지칠지라도
찾아들 사람은 찾아드는 법,
그중에서도 멀리 포항에서 날아온 또 다른 친구 영숙이가
간만에 서울행을 감행한다기에 두 말도 없이 길을 나섰다.
약속 장소 강남 터미널 지하, 신세계 백화점 입구에서 친구들을 기다리자니 알 것도 같고 모흫 것도 같은
긴가민가의 얼굴이 근처에서 슬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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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문여행사 이사님 이라는 조영옥 * 인생후반부를 재편성중이라는 신명순
그러나
확실하지 않으면 다가설 수 없는 법,
나름 일찍 온 시간을 때우느라 근처를 배회하다 돌아오니
반가운 얼굴 신명순 여사와 얼굴 기억이 희미했던 아까의 그녀가 동행으로 서 있다.
으흠, 그렇구나...긴가민가에서 맞구나 로 돌아서는 순간
알아보겠다 와 길에서 보면 모르겠다 가 반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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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대 앞에서 공인중개사를 한다는 김금주 * 현모양처를 고집하는 김명희
그래도 묘한 것이 그 많은 아이들과 한번쯤 스쳤거나 건너다 본 기억들이 있어서인지
전혀 낯설지 않은 얼굴로 다가오니 나이 든 세월의 힘이라 치부하기엔
이미 여고 시절의 흔적이 어디엔가 남아있어 기본의 틀을 유지하는지라
"야아, 별로 변하지 않았네" 가 다들 입에서 나오는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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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항댁 김영숙
그렇게 길거리 만남이 이뤄지는 동안 주인공 김영숙 여사의 등장으로
왕수다가 시작되기 시작하니 발걸음을 옮겨 먹을거리와 수다를 해결해 줄 장소 찾기에 골몰하다
반포에 있는 산들애 식당으로 장소를 옮겨 긴 이야기의 물꼬를 트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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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에서 그 음식점의 아이디어 하나 소개한다.
이미 준비되어진 테이블 위에 테이블 하나가 덧 씌워져 음식 세팅을 하는 것,
손님들을 불편하게 하지 않고 음식을 나르니 참으로 굿 아이디어가 아닐 수 없다...음식맛은
뭐 기본 한정식으로 그냥 그렇다 이지만 널럴한 공간에 빠른 템포로 회전되는 손님으로 보아서는
꽤나 잘 되는 음식점인 듯, 죄다 떠난 자리에서 우리의 수다는 물이 오르고
30년이나 지난 이야기에 골몰하며 시시콜콜함을 기억하는 그녀들과 함께 있자니
간만에 마음 편한 친구들과의 만남이 뿌듯하기 조차 하다.
어느 것 하나 걸림없이 있는 그대로 를 인정하고 편견 없는 진실의 마음으로 서로를 이해하는 그녀들을 보니
새삼...바로 이것이지 라는 생각이 스쳐간다.
알게 모르게 경쟁력을 부추키고 뭔가를 따지려 들고 비교와 기대치에 이래저래 시달리는 요즘의
상황으로 보자면 순수하다 못해 진심이 담긴 만남이었다 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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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튼 긴 시간의 수다도 거의 끝나 갈 무렵,
또 다른 약속들을 위해 걸음을 옮기자니 멀리서 온 영숙과의 짧은 만남이 아쉬워
안성, 무설재로 함께 내려와 순희 여사외 함께 저녁을 먹으며 새롭게 안면을 트니 알 것도 같다..라네.
바쁘게 저녁으로 순희와의 만남을 정리하고 무설재로 돌아오니
하루종일의 만남들이 기억 저편의 많은 것들을 끌어내고 순간 이동의 즐거움을 준다.
,,,그렇게 기억과 기억 저편을 오가는 사이 밤은 깊어가고 밀린 수다는 잠못드는 밤을 선사하고
잠깐 비몽사몽으로 날이 새니 나머지 밀린 수다가 다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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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오랫만에 만나도 매일 만나 수다를 떨어온 듯한 이 착각은 뭐란 말이냐 싶게
우리의 수다는 그야말로 화.수.분.....
그렇게 하루 반나절을 보내고 포항으로 떠나는 내 친구 영숙의 뒷모습에
우리의 젊은 날이 스러져 가고 현실의 할머니 존재가 등장한다.
그녀, 결혼이 뭐 그리 바쁘다 고 일찌감치 서둘러 현모양처의 길을 갔다...이제는 세 아이의 엄마요
할머니 인 게다.
내게는 실감이 나지 않는....
푸근하고 정겨운 친구와의 재회,
다시 찾아들어 몇 날의 밤을 지새울 체력 보강이 관건이라는 그녀의 말을 귓가에 새기며
이 시점에 중요한 것은 건강이 되겠다...한때 무쇠같은 힘으로 버티던 우리,
엄마에서 할머니로 건너가는 중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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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의 만남이
몇날의 즐거움이 되었다.
첫댓글 멋진 무설재에서 또 좋은 만남이 있었구나~ !
영옥이가 가르쳐준 김영숙의 전화번호가 적힌 메모지가 늘 내 책상 위에 있다. '전화 한번 해야지.. 해야지 ' 벼르면서도 전화 한번 하기가 그렇게 어려운지... 미루고 미루고 있다가 여기에서 사진을 보니 반갑다. 영숙아~ 가까운 곳에 살고 있으니 한번 보자~
요즘, 많이 피곤하다고 하니 조금 걱정이 되기는 하지만 그래도 견뎌내고 있지?
같은 하늘 아래 동창이 있다는 것, 생각만 해도 즐거울 것 같다만 서로 취향이 어떤지는 모르지.
암튼 전화해보길...
즐거운 시간을 보내겠구나. 가끔 심한 비에 무설재가 무사한지 전화한 번 해봐야지 하다가 미루었었는데...
사진으로나마 여러 친구 보니 반갑다. 아직 청주에 있어 보충수업하느라..낼은 초선이 만나 점심 먹기로 했다.
맘으로는 몇번이나 무설재에 갔는데 몸 따로 맘따로네.
아, 아직 청주에 있구나...오늘 달려가고 싶어도 난리굿인 비 때문에 쉽게 길 나서기 어렵겠다.
마음만 먹으면 한 시간도 안 걸리는 거리인데 그것이 쉽지 않네 ㅎㅎㅎ.
너도 여름날의 불청객을 피하면서 건강해라.
초선에게도 안부 놓는다...이따 전화할게.
여주야 잘 지내니? 가끔 니가 잘 있나 니네 집도 잘 있나 궁금한 혜순이야 갈래머리 씩씩한 네 모습 본지도 한참 된 것 같다. 건강하게 지내
그러게...나는 늘 상 사람들과 섞여서 잘 지내고 있어.
여전히 갈래머리 고수하면서 말이지.
너도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장마비 그치면 한 번 날아오렴.
워메~ 참신 새인물?들...^^ 오메, 1년 때 짝궁 금주도 오랬만..ㅎ 그 쁘다뻐 라는 수니꺼정..! 그랴, 보기들 좋군요~~
여주야~ 느들이, 그동네를 지켜주니~ 오가는 길손창들 든든하겠데이~~ ~
요전에, 수키부부도~ 들러갔으니, 여한은 없을테고...!?
그나저나~ 오늘, 저녁부텀.. 뭔 비가 그리도 퍼붓는다냐! 지금도~ 폭우에 낙뢰에, 현희 맹키로~ 무설재가 걱정되는 한밤중 이다.......... ;;
그렇게 비가 퍼부어도 몇 년 전의 안성이 초토화 된 때에 비하면 견딜만 하다.
단 빗속에 잠긴 내 발이 문제인 거지.
너무 비가 많이 오면 여전히 고립무원...7월 한달 중에 한 사나흘 반짝하고 징하게 비가 온다.
지겹다 는 말이 절로 나올 지경이지만 그대로를 또 즐기는 중이야.
그동안 쓸데없는 일로 바빴던 대가...시간낭비.
요즈음은 다시 책 읽기에 골몰 중이다.
여주 사진만없네^^잘지내는구나 비가 너무많이와서 피해는 없는지 걱정이네,사진을 올려주니 익은 얼굴도있고 이름만 기억했던 친구들도......조영옥,신명순,김금주,김명희,김영숙..기억할께^^그리고 순희
좋은 시간 이었겠네.
응...너무 많은 비 때문에 마음이 심란하긴 한데 괜찮아.
늘 앞자리에서 뭔가를 이끌어 나간다 는 것, 힘든 일이지.
수고로움에도 고맙다는 말을 전하면서
오~옥~? 조용옥~? 잘 알만헤~! 얼굴이 기억나~! 헌데 영옥이도 날 기억할지는 모를겠네~?
지금 보면 벌써 꽤나 지난 사진 같은데 올라오니 새삼스럽네~! 금옥이는 동창 모임에서 이미 익숙한 얼굴이고~!
김명희는 기억의 새로운 페이지를 열어 보아야 겠고~!
사진을 보니 옛날 영옥이 얼굴이 그대로 있네~ !
그렇지~? 옛 얼굴이 그대로 있어~! 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