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옹<和翁>의
수행(修行) (단상斷想)
조석량풍(朝夕凉風)
조석량풍심쾌옹(朝夕凉風心快翁)
혹서과하생고생(酷暑過夏生苦生)
도처주야실솔명(到處晝夜蟋蟀鳴)
불원한동백설래(不遠寒冬白雪來)
화옹<和翁>
아침 저녁으로
시원한 바람이 부니
늙은이 마음 상쾌도 하네.
혹독한 무더위
여름 지난다고
고생께나 하였는데
벌써 이르는 곳마다
밤낮으로
귀뚜라미가 울어대니.
머지않아
추운 겨울
흰 눈이 오겠구나!
유수(流水)같은 세월(歲月)이라더니, 아침, 저녁으로는 시원한 바람이 분다. 온 몸에 땀이 나서 매일 목욕을 두 세번 하던 여름이 지나고 나니, 이젠 살 것 같다. 밖에 나가 걷다 보면 청량한 맑은 공기가 가슴속깊이 들어오니 온몸이 생기가 돋는다. 숲속이나 계단 돌 틈새에서는 가을의 전령 귀뚜라미가 밤낮도 없이, 합창한다. 어 그제만 해도 매미가 울던 곳인데 철 따라 세월이 감을 실감한다. 귀뚜라미 소리는 어둠이 짙은 초저녁이나 한밤중에 들으면 애처럽고 처량도 하다. 시를 쓰는 시인은 소리만 들어도 시상이 떠오른다. 오늘 조반 공양 마치고 헬스장에 갔다 오는데 화단 맥문동 숲속에서 귀뚜라미가 운다. 어디서 우나 살펴보니, 소리가 뚝 끊긴다. 집에 돌아와서 그때 느낀 시상을 적다보니, 칠언절구 조석 량풍 시제가 되었다. 한편 시 쓰고 옥상 텃밭에 나가보니, 아침에 일어나서 흠쪽하게 뿌려준 배추나 무는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3일전에 심은 열무도 파란 싹이 막 올라오고 있다. 오늘 따라 자소엽 잎은 유난히도 흥이나서 춤을 춘다. 토란잎도 덩달아서 춤을 추고 봉선화 꽃은 방실방실 미소를 짓고 붉은 장미꽃도 질새라 미소를 짓는다. 화분에 심은 부겐베리아 꽃은 빨갛게 피어있고, 제라늄 핑크빛 꽃은 올망졸망 화옹에게 미소를 보낸다. 며느리가 선물한 빨간 고추는 며칠 햇볕이 좋아 거의 다 말라 간다. 얼벗님들! 가을 환절기는 독감 감기 조심해야 합니다. 조석일교차(朝夕日較差)가 심하니, 체온 보존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합니다. 모두모두 건강들 하십시오. 여여법당 화옹 합장._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