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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기과인(才氣過人)
재주와 기운이 남보다 뛰어나다.
才 : 재주 재(手/0)
氣 : 기운 기(气/6)
過 : 지날 과(辶/9)
人 : 사람 인(人/0)
출전 : 통감절요(通鑑節要)
재주가 많아 나쁠 것이 없다. 어떤 일에 닥치더라도 잘 헤쳐 나간다면 능력을 인정받는다. ‘재주는 장에 가도 못 산다’는 말이 있다. 배우고 익혀야 능력이 배양된다는 말이다.
이렇게 닦은 재주라도 많다고 무작정 좋기만 할까. 재기발랄(才氣潑剌)한 팔방미인(八方美人)을 경계하는 말이 많다.
재주가 많아도 인물이 크면 그 재주가 살지만, 인물이 작으면 도리어 화가 되고 원수가 되기 쉽다면서 옳은 방향으로 능력을 발휘하기 위해선 마음을 먼저 닦으라고 했다. 어디까지나 사람이 먼저 돼야 한다는 가르침이다.
재주와 기운(才氣)이 다른 사람보다 월등히 뛰어나다(過人)는 이 말은 항우(項羽)를 묘사한 말이다.
중국 진(秦)나라 말기 초한(楚漢) 전쟁에서 월등한 세력으로 유방(劉邦)을 괴롭히다 마지막에 한신(韓信)에게 포위되어 자결했다.
항우가 서초패왕(西楚覇王)으로 자칭해서인지 사마천(司馬遷)은 사기(史記)에서 왕들의 사적을 기록한 본기에 올려놓았다. 젊었을 때의 항우를 설명하면서 이 성어가 등장한다. 간단하게 내용을 보자.
초나라 장수 항연(項燕)의 아들 항량(項梁)이 사람을 죽이고 오중(五中)으로 피신해 있는데 큰 형의 아들 항적(項籍)이 찾아왔다. 이 조카의 자가 우(羽)인데 젊어서 글을 배웠으나 이루지 못하고 검술을 배웠지만 통달하지 못했다.
항량이 이를 꾸짖자 항우가 ‘글은 이름만 적을 수 있으면 족하고(書足以記姓名/ 서족이기성명)’ 겨우 한 사람을 대하는 칼은 배울 만한 것이 못 된다고 하면서 병법을 배우겠다고 했다.
‘항우는 키가 8척이 넘고 힘이 아홉 개의 솥을 들 수 있으며, 재주는 다른 사람을 능가했다(籍長八尺餘 力能扛鼎 才氣過人/ 적장팔척여 역능강정 재기과인).’ 글은 떨어져도 힘과 재주는 대적할 사람이 없었다는 이야기다.
항우는 재주가 너무 넘쳐 탈이었다. 병법에 뛰어나고 힘이 장사였지만 정치적으로는 미숙하여 책사 범증(范增)의 건의를 번번이 내쳤다.
중요한 일을 결정할 때에는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듣고 숙고해야 그르치지 않는다. 자기만이 옳고 일을 처리할 수 있는 훌륭한 방도도 있다고 밀고 나가서는 분명 어디선가에서 탈이 난다. 지나치게 재주가 많으면 주위에 사람이 따르지 않는 법이다.
⏹ 재기과인(才氣過人)
이 성어는 항우(項羽)를 묘사한 말이다. 송(宋)나라 휘종(徽宗) 때 강지(江贄)가 사마광(司馬光)이 지은 자치통감(自治通鑑)의 방대함을 간추린 역사서 통감절요(通鑑節要)에서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고 있다.
項梁者는 楚將項燕의 子也라 嘗殺人하고 與兄子籍으로 避仇吳中이더라. 籍이 少時에 學書不成去하고 學劒又不成이거늘 項梁이 怒之한데
항량이란 사람은 초나라 장수 항연의 아들이다. 일찍이 사람을 죽이고 형의 아들 항적(項籍; 자 羽)과 함께 오나라로 원수를 피해 있었다. 항적이 어렸을 적에 글을 배웠으나 이루지 못하자 그만두고, 검을 배웠으나 또 이루지 못하자 항량이 성을 내었다.
籍이 曰 書는 足以記名姓而已오 劒은 一人敵이라 不足學이니 學萬人敵하나이다. 於是에 項梁이 乃敎籍兵法하다.
항적이 말하기를, “글은 이름과 성을 적으면 족할 따름이고, 검은 한 사람을 대적하는 것이니 배우기에 족하지 못합니다. 만 사람을 상대하는 것을 배우고자 하나이다.”하여 항량이 항적에게 병법을 가르쳤다.
籍의 長이 八尺餘요 力能扛鼎하고 才氣過人이러라.
항적의 키가 팔 척이 넘고, 힘이 능히 솥을 들었으며, 재주와 기운이 남보다 뛰어났다.
會稽守殷通이 聞陳涉이 起하고 欲發兵以應涉하여 使項梁으로 將이거늘 梁이 乃使籍으로 拔劒斬守頭하고 佩其印綬하니 門下가 大驚擾亂이더니 籍의 所擊殺이 數十百人이라 一府中이 皆慴伏하여 莫敢起더라.
회계태수 은통이 진섭의 일어남을 듣고, 군대를 일으켜 진섭과 호응하고자 하여, 항량을 장수로 삼아 이끌게 하였다. 항량이 이에 항적을 시켜 칼을 뽑아 태수의 목을 베고 그 인수를 차니, 그(태수)의 수하들이 크게 놀라 어지러웠는데, 항적이 쳐 죽인 것이 수십 백 인이었다. 한 고을이 두려워 굴복하여 감히 (반항해) 일어나지 못하였다.
梁이 乃擧吳中兵하고 使人收下縣하여 得精兵八千人하다. 梁이 爲會稽守하고 籍이 爲裨將하여 徇下縣하니 籍이 是時에 年이 二十四더라.
항량이 이에 오 지방의 군사를 일으키고, 사람을 시켜 아래 고을을 수습하여 정병 팔천 명을 얻었다. 항량이 회계태수가 되고 항적이 비장(보좌 장수)이 되어 아래 고을을 순시하니, 항적이 이때에 나이가 스믈 넷이었다.
▶️ 才(재주 재)는 ❶지사문자로 纔(재)의 간자(簡字)이다. 초목의 새싹이 땅에서 돋아나는 모양을 나타낸 글자로 초목의 싹이 자라나듯 사람의 능력도 클 수 있다는 데서 재주를 뜻한다. ❷상형문자로 才자는 ‘재주’나 ‘재능’, ‘근본’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才자는 手자가 부수로 지정되어 있지만, 손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갑골문에 나온 才자를 보면 땅속을 뚫고 올라오는 새싹이 그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才자는 이렇게 싹이 올라오는 모습으로 그려져 ‘재능이 있다’라는 뜻을 표현하고 있다. 어떤 분야에 탁월한 능력을 갖춘 아이들을 보고 ‘싹수가 보인다.’라고 말하곤 한다. 그러니 才자는 힘 있게 올라오는 새싹을 사람의 재능이나 재주에 빗대어 만든 글자라고 할 수 있다. 참고로 갑골문과 금문에서의 才자는 종종 ‘있다’라는 뜻으로도 쓰였지만, 후에 土(흙 토)자가 더해진 在(있을 재)자가 만들어지면서 뜻이 분리되었다. 그래서 才(재)는 성(姓)의 하나로 ①재주 ②재능(才能)이 있는 사람 ③근본(根本) ④바탕 ⑤기본(基本) ⑥사격의 하나 ⑦겨우 ⑧조금 ⑨결단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재간 기(伎), 재주 량/양(倆), 재주 기(技), 재주 예(藝), 재주 술(術)이다. 용례로는 재주와 능력을 재능(才能), 재주와 타고난 바탕을 재질(才質), 어린아이의 슬기로운 말과 귀여운 짓을 재롱(才弄), 무엇을 잘하는 소질과 타고난 슬기를 재조(才操), 재치가 있어 훌륭하게 일을 해 내는 정신 능력을 재기(才氣), 재주와 도량을 재량(才量), 재주가 있고 풍채가 뛰어난 사람을 재준(才俊), 재주가 있는 여자를 재녀(才女), 재주와 덕행을 재덕(才德), 재주가 뛰어나서 현명함을 재현(才賢), 눈치 빠른 재주를 재치(才致), 재치가 있게 하는 재미스러운 말을 재담(才談), 재주가 많은 남자를 재사(才士), 여자의 재주와 용모를 재색(才色), 재주가 있는 젊은 남자를 재자(才子), 뛰어난 재주 또는 그런 재주를 가진 사람을 영재(英才), 학문과 재능이 매우 뛰어난 사람을 수재(秀才), 재주가 놀라운 사람을 인재(人才), 선천적으로 타고난 뛰어난 재주 또는 그런 재능을 가진 사람을 천재(天才), 둔한 재주 또는 그러한 사람을 둔재(鈍才), 재주가 많음을 다재(多才), 세상에서 드물게 뛰어난 재기 또는 그 사람을 귀재(鬼才), 더할 나위 없는 재능을 지재(至才), 남달리 뛰어난 재주 또는 그러한 사람을 고재(高才), 남보다 뛰어난 재주 또는 그런 재주를 가진 사람을 현재(賢才), 널리 사물에 통달한 인재 또는 그러한 재주를 달재(達才), 사리 판단이 날카롭고 재능이 빛난다는 재기환발(才氣煥發), 재주가 있는 사람은 병이 많다는 재자다병(才子多病), 재주와 덕행을 다 갖춤을 재덕겸비(才德兼備), 여성이 뛰어난 재능과 미모를 함께 갖춤을 재색겸비(才色兼備), 재주는 있으나 덕이 적음을 재승덕박(才勝德薄), 재주와 학식을 다 갖춤을 재학겸유(才學兼有) 등에 쓰인다.
▶️ 氣(기운 기, 보낼 희)는 ❶형성문자로 気(기)의 본자(本字), 气(기)는 간자(簡字), 炁(기), 餼(희), 饩(희)는 동자(同字)이다. 음(音)을 나타내는 기운기 엄(气; 구름 기운)部는 공중에 올라가 구름이 되는 것, 굴곡하여 올라가는 수증기, 목에 막히어 나오는 숨을 뜻하고, 米(미)는 쌀을 뜻하므로 김을 올려서 밥을 짓다, 손님을 위한 맛있는 음식을 말한다. ❷상형문자로 氣자는 '기운'이나 '기세', '날씨'라는 뜻으로 쓰이는 글자이다. 氣자는 气(기운 기)자와 米(쌀 미)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본래 氣자는 米자가 없는 气자가 먼저 쓰였었다. 气자는 하늘에 감도는 공기의 흐름이나 구름을 표현한 것이다. 갑골문에서는 단순히 획을 세 번 그린 것으로 하늘의 기운을 표현했었다. 그러나 금문에서는 숫자 三(석 삼)자 혼동되어 위아래의 획을 구부린 형태로 변형되었다. 여기에 米자가 더해진 氣자는 밥을 지을 때 나는 '수증기'가 올라가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다만 气자와 마찬가지로 '기운'이나 '기세', '날씨'와 관련된 뜻으로도 쓰이고 있다. 그래서 氣(기)는 (1)숨 쉴 때에 나오는 기운 (2)생활이나 활동하는 힘으로 원기, 정기, 생기, 기력 따위 (3)동양 철학의 기초 개념의 하나6로 만물을 생성, 소멸 시키는 물질적 시원(始原) (4)옛날 중국에서 15일을 일기로 하는 명칭으로 이것을 셋으로 갈라 그 하나를 후(候)라 했음 (5)느낌, 기운의 뜻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기운(눈에는 보이지 않으나 오관(五官)으로 느껴지는 현상) ②기백(氣魄) ③기세(氣勢: 기운차게 뻗치는 형세) ④힘 ⑤숨(공기를 들이마시고 내쉬는 기운) ⑥공기(空氣) ⑦냄새 ⑧바람 ⑨기후(氣候) ⑩날씨 ⑪자연(自然) 현상(現狀) ⑫기체(氣體) ⑬가스(gas) ⑭성내다 ⑮화내다(火--) 그리고 ⓐ(음식을)보내다(=餼)(희) ⓑ음식물(飮食物)(희)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대기의 온도를 기온(氣溫), 바야흐로 어떤 일이 벌어지려고 하는 분위기를 기운(氣運), 바람, 비, 구름, 눈 등 대기 중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을 기상(氣象), 마음에 생기는 주관적이고 단순한 감정 상태를 기분(氣分), 일을 감당해 나갈 수 있는 정신과 육체의 힘을 기력(氣力), 사람의 타고난 성품과 몸가짐을 기상(氣像), 기운과 세력을 기세(氣勢), 대기의 유동을 기류(氣流), 바탕을 이루는 성질을 기질(氣質), 씩씩한 기상과 꿋꿋한 절개를 기개(氣槪), 타고난 기질과 성품을 기품(氣稟), 기운이 만장이나 뻗치었다는 뜻으로 펄펄 뛸 만큼 크게 성이 남 또는 일이 뜻대로 되어 나가 씩씩한 기운이 대단하게 뻗침을 일컫는 말을 기고만장(氣高萬丈), 의기가 관중을 압도한다는 뜻으로 의기 왕성함을 이르는 말을 기개관중(氣蓋關中), 기운이 없어지고 맥이 풀렸다는 뜻으로 온몸의 힘이 다 빠져 버림을 일컫는 말을 기진맥진(氣盡脈盡), 인간의 성질을 본연지성과 기품지성의 두 가지로 나눈 중에서 타고난 기질과 성품을 가리키는 말을 기품지성(氣稟之性), 기세가 대단히 높음을 일컫는 말을 기염만장(氣焰萬丈), 생각하는 바나 취미가 서로 맞음을 일컫는 말을 기미상적(氣味相適), 생각하는 바나 취미가 서로 맞음을 일컫는 말을 기미상합(氣味相合), 글씨나 그림 등의 기품과 품격과 정취가 생생하게 약동함을 일컫는 말을 기운생동(氣韻生動), 기세가 매우 높고 힘찬 모양을 일컫는 말을 기세등등(氣勢騰騰), 놀라서 정신을 잃음을 일컫는 말을 기급절사(氣急絶死), 모두가 운수에 달린 일이라 사람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다는 말을 기수소관(氣數所關), 기운은 산과 같이 높고 마음은 바다와 같이 넓다는 의미의 말을 기산심해(氣山心海) 등에 쓰인다.
▶️ 過(지날 과, 재앙 화)는 ❶형성문자로 过(과)는 간자이다. 뜻을 나타내는 책받침(辶=辵; 쉬엄쉬엄 가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咼(와, 과; 입이 삐뚤어짐)의 뜻이 합(合)하여 바른 길을 지나쳤다는 데서 지나다를 뜻한다. ❷형성문자로 過자는 ‘지나다’나 ‘경과하다’, ‘지나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過자는 辶(쉬엄쉬엄 갈 착)자와 咼(가를 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咼자는 ‘뼈’를 뜻하지만, 여기에서는 발음역할만을 하고 있다. 過자는 어떠한 상황이나 상태가 지나갔음을 뜻하기 때문에 길을 걷는 모습을 그린 辶자가 ‘지나가다’라는 뜻을 전달하고 있다. 다만 지금의 過자는 ‘초과하다’나 ‘넘치다’와 같이 한계를 넘어선다는 뜻이 확대되어 있다. 그래서 過(과)는 지나치는 일, 통과하다, 도를 넘치다, 과오(過誤) 따위의 뜻으로 ①지나다 ②지나는 길에 들르다 ③경과하다 ④왕래하다, 교제하다 ⑤초과하다 ⑥지나치다 ⑦분수에 넘치다 ⑧넘다 ⑨나무라다 ⑩보다, 돌이켜 보다 ⑪옮기다 ⑫허물 ⑬잘못 ⑭괘(卦)의 이름 ⑮예전 그리고 ⓐ재앙(災殃)(화)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지날 력/역(歷), 지날 경(經), 그릇될 와(訛), 그르칠 오(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공 공(功)이다. 용례로는 일이 되어 가는 경로를 과정(過程), 지나간 때를 과거(過去), 예정한 수량이나 필요한 수량보다 많음을 과잉(過剩), 지나치게 격렬함을 과격(過激),정도에 넘침을 과도(過度),지나치게 뜨거워지는 것을 과열(過熱), 잘못이나 그릇된 짓을 과오(過誤), 지나간 일을 과거사(過去事), 조심을 하지 않거나 부주의로 저지른 잘못이나 실수를 과실(過失), 잘못에 대하여 용서를 빎을 사과(謝過), 통하여 지나가거나 옴을 통과(通過), 어떠한 수량을 표하는 말 위에 붙어서 많지 않다고 생각되는 그 수량에 지나지 못함을 가리키는 말을 불과(不過), 사물의 한도를 넘어섬을 초과(超過), 공로와 과오를 공과(功過), 대강 보아 넘기다 빠뜨림을 간과(看過), 때의 지나감이나 시간이 지나감을 경과(經過), 모르는 체 넘겨 버림을 묵과(默過), 모든 사물이 정도를 지나치면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는 과유불급(過猶不及), 구부러진 것을 바로 잡으려다가 너무 곧게 한다는 교왕과직(矯枉過直), 지난날의 잘못을 고치어 착하게 됨을 개과천선(改過遷善), 인과 불인은 곧 알 수 있다는 관과지인(觀過知仁), 공로와 허물이 반반이라는 공과상반(功過相半) 등에 쓰인다.
▶️ 人(사람 인)은 ❶상형문자로 亻(인)은 동자(同字)이다. 사람이 허리를 굽히고 서 있는 것을 옆에서 본 모양을 본뜬 글자. 옛날에는 사람을 나타내는 글자를 여러 가지 모양으로 썼으나 뜻의 구별은 없었다. ❷상형문자로 人자는 ‘사람’이나 ‘인간’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人자는 한자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글자이기도 하다. 상용한자에서 人자가 부수로 쓰인 글자만 해도 88자가 있을 정도로 고대 중국인들은 人자를 응용해 다양한 글자를 만들어냈다. 이전에는 人자가 두 사람이 등을 서로 맞대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이라고 해석을 했었지만, 갑골문에 나온 人자를 보면 팔을 지긋이 내리고 있는 사람을 그린 것이었다. 소전에서는 팔이 좀 더 늘어진 모습으로 바뀌게 되어 지금의 人자가 되었다. 이처럼 人자는 사람을 그린 것이기 때문에 부수로 쓰일 때는 주로 사람의 행동이나 신체의 모습, 성품과 관련된 의미를 전달하게 된다. 그래서 人(인)은 (1)사람 (2)어떤 명사(名詞) 아래 쓰이어, 그러한 사람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사람, 인간(人間) ②다른 사람, 타인(他人), 남 ③딴 사람 ④그 사람 ⑤남자(男子) ⑥어른, 성인(成人) ⑦백성(百姓) ⑧인격(人格) ⑨낯, 체면(體面), 명예(名譽) ⑩사람의 품성(稟性), 사람됨 ⑪몸, 건강(健康), 의식(意識) ⑫아랫사람, 부하(部下), 동류(同類)의 사람 ⑬어떤 특정한 일에 종사(從事)하는 사람 ⑭일손, 인재(人才)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어진 사람 인(儿),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짐승 수(兽), 짐승 수(獣), 짐승 수(獸), 짐승 축(畜)이다. 용례로는 뛰어난 사람이나 인재를 인물(人物), 안부를 묻거나 공경의 뜻을 표하는 일을 인사(人事), 사람으로서의 권리를 인권(人權), 한 나라 또는 일정 지역에 사는 사람의 총수를 인구(人口), 세상 사람의 좋은 평판을 인기(人氣), 사람을 다른 동물과 구별하여 이르는 말을 인류(人類), 사람의 힘이나 사람의 능력을 인력(人力), 이 세상에서의 인간 생활을 인생(人生), 학식과 능력이 뛰어난 사람을 인재(人材), 사람의 수효를 인원(人員), 사람으로서의 됨됨이나 사람의 품격을 인격(人格), 사람에 관한 것을 인적(人的), 사람을 가리어 뽑음을 인선(人選), 사람의 힘이나 능력으로 이루어지는 일을 인위(人爲), 사람의 몸을 인체(人體), 사람의 얼굴의 생김새를 인상(人相), 한 사람 한 사람이나 각자를 개인(個人), 나이가 많은 사람을 노인(老人), 남의 아내의 높임말을 부인(夫人), 결혼한 여자를 부인(婦人), 죽은 사람을 고인(故人), 한집안 사람을 가인(家人), 장사하는 사람을 상인(商人), 다른 사람을 타인(他人),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뜻으로 사람의 삶이 헛되지 아니하면 그 이름이 길이 남음을 이르는 말을 인사유명(人死留名), 인생이 덧없음을 이르는 말을 인생무상(人生無常), 인생은 아침 이슬과 같이 짧고 덧없다는 말을 인생조로(人生朝露), 얼굴은 사람의 모습을 하였으나 마음은 짐승과 같다는 인면수심(人面獸心), 정신을 잃고 의식을 모름이란 뜻으로 사람으로서의 예절을 차릴 줄 모름을 인사불성(人事不省), 사람의 죽음을 몹시 슬퍼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인금지탄(人琴之歎)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