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겨레 자료 사진.
부모들은 7,8개월 무렵의 아기가 옹알이를 시작하고 이어서 12개월 무렵 아기의 입에서 한 두 단어가 튀어나오기 시작하면 말을 하기 시작했다고 생각한다. 엄밀히 말해서 이 단계는 소리를 구별하고 단어를 구별하는 시기일 뿐 아직 말을 하는 것은 아니다. 13-18개월 아이는 언어의 의미를 인식하게 되고 그 의미를 확대 적용하기 시작한다. 아이가 18개월이 되면 여기 저기 손가락질을 하면서 혼자 중얼거리는 일이 많아진다. 간혹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손가락질을 하면서 “엄마, 아빠”라고 말해서 부모를 당황하게 만들기도 한다. 이 때 아이는 비로소 사물과 대상의 존재, 그 대상이 갖고 있는 성질, 특징 등을 나름의 방식으로 터득하고 기억하기 시작하면서 명명하기의 단계에 들어서게 된다.
12개월이 되면 자연의 색깔을 제대로 볼 수 있게 되고 24개월 무렵이 되면 아직 근시이기는 하지만 시력이 약 0.3 정도로 뚜렷해진다. 운동발달도 걸음마 단계를 지나 자신이 관심을 갖는 대상에 마음대로 접근할 수 있을 만큼 이리저리 돌아다닌다. 또한 소근육운동의 발달로 퍼즐이나 블록에 관심을 보이고 익숙한 장난감을 이리 저리 움직이기도 한다. 아이는 ‘나’ 아닌 수많은 대상들에 관심을 보이며 보고, 만지고, 느끼면서 터득하고, 이들의 고유한 성질, 특징을 파악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단어”라는 추상적인 형태로 담아둘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이를 적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아이는 성인과 다른 발음을 하는 경우가 많다. 단어에 친숙해지지 않았고 완전히 외우지도 못했으며 그것이 맞는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아이가 ‘우 줘.“하면 ”그렇구나 우유 달라고? 우유 먹고싶어?“라고 말해주자. 정확한 발음으로 되돌려주듯이 말해주되 고치듯이 말해주면 안 된다. 어휘력 확장도 중요하다. 아이가 “아빠, 사과”, 하면 “그렇구나 빨간 사과 말이구나.”하고 연관 어휘력을 확장하여 말해준다. 또한 문장을 만들어 주는 것도 중요한데 ‘저것은 자동차’, ‘저것은 트럭’이라고 단어만 말하기보다는 ‘파란 자동차가 가네.“식으로 문장으로 말해주는 것이 좋다. 모국어는 말하기를 위한 수단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아이는 모국어를 통하여 자기의 정체성을 만들어가고 자신을 더 적극적으로 표현하고자 애를 쓴다. 어휘력이 급격히 늘어나고 ‘부우웅, 애애앵, 냠냠냠, 빵빵’등 의성어도 다양해진다. 24개월이 가까워지면 ”싫어, 안 해, 안 먹어, 별로야.” 등 부정어도 많아진다.
독서발달
아이는 12개월이 되면 엄지와 검지를 사용해 물건을 잡을 수 있다. 18개월부터는 잡았던 물건을 다시 자유롭게 놓을 수 있어 블록을 쌓고 허무는 등 소근육운동이 발달한다. 24개월이 되어도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약 7분정도이다. 그림책을 반복해서 보여주는 것은 효과적이지만, 하나의 그림책을 오랜 시간 보게 하는 것은 힘들다. 그림책과 단어의 연결이 서서히 이루어지고 줄거리도 파악하는 시기이므로 사물그림책과 생활그림책 모두 도움이 된다. 눈과 손의 협응력이 향상되고 양손을 자유롭게 움직이므로 아이 혼자서도 그림책을 볼 수도 있다. 그림책은 빨리 넘길 수도 있고 천천히 넘길 수도 있고 도중에 멈출 수도 있으며, 앞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 그림책은 능동적으로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TV나 애니메이션 등의 영상매체와는 차별화된다. 아이가 자신의 손을 움직여서 책을 읽거 나가면 그림책의 이야기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적극적으로 이야기의 세계로 들어가는 것이다.
아이들은 이제 책을 던지거나 찢지 않는다. 책을 거꾸로 놓으면 그림을 보고 바로 놓을 줄도 안다. 그림책이 장난감이 아니라는 것을 아는 것이다. 그림책을 좋아하는 아이들은 5분에서 10분 정도 꼼짝 않고 책을 본다. 그동안 그림만 들여다보던 아기도 12개월이 지나면 그 속에 이야기가 들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래서 그림책을 들여다보며 혼자 중얼거리거나 고개짓을 한다.
글을 모르더라도 아기들은 18개월 정도만 되면 이야기를 만들기 시작한다. 문자를 읽을 줄 몰라도 그림만 보고 중얼거리는 것은 바로 ‘그림 보고 이야기 만들기’를 시작했다는 증거이다. 18개월에 아이는 그림책을 통하여 자기를 표현하기 시작한다.
그림책 고르기
13-24개월 아이는 자연의 색깔을 그대로 볼 수 있을 정도로 시각이 발달하므로 그림책을 고를 때에는 그림이 좋아야 한다. 좋은 그림은 색채가 풍부하고 선명하고 아름다우며 배경, 등장인물의 표정, 동작 등이 동적으로 생생해야 한다. 또한 전해주는 정보가 정확하고, 이해하기 쉬우며 단순해야 한다. 부모가 좋아하는 그림과 아이가 좋아하는 그림은 다르기 때문에 부모는 그림이 좋아서 골랐는데 아이는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경우가 있다. 13-24개월 아이들에게는 동물 이야기나 친구 이야기, 가족 이야기가 있는 그림책이 좋다. 이 시기의 그림책은 아이의 주변에서 소재를 찾고 이야기를 만든 것이 바람직하다. 아이가 흔히 경험하는 일상생활을 주제로 한 것, 가령 목욕하거나 쇼핑하는 일, 동물원에 놀러간 일 등을 간단한 이야기로 꾸민 그림책이라면 제격이다. 사물에 대한 그림책도 좋은데, 과일, 탈 것, 동물, 식물, 일상생활의 기구, 색깔 등이 크게 세밀화로 그려져 있는 그림책도 아이에게 언어를 익히게 하고 사물을 익히게 하는데 된다. 동요나 동시가 있는 그림책도 아기의 언어감각의 발달과 정서적 즐거움을 주는데 좋다. 리듬이 있고 살아있는 언어로 구성된 짧은 동시와 풍부한 색감의 그림은 아기에게 기쁨과 행복감을 줄 수 있다.
일상생활 그림책
아이나 동물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책을 고르자. 동물은 음식 다음으로 아이들이 흥미를 갖는 대상이다. 생후 13-24개월 아이를 위한 동물 그림책을 고를 때는 처음에는 사진과 이름만 있는 책이 적당하고, 이런 책에 익숙해지면 약간의 설명이 있는 책을 고른다. 동물 소리가 나는 책, 과일이나 동물이 튀어나와 흥미를 끄는 플랩북 등은 읽기뿐만 아니라 놀이 로도 연결하기가 쉽다. 13-24개월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그림책의 주인공은 ‘아기 곰’이다. 아기 곰은 몸집이 동글동글하고, 순진스러운 표정으로 뒤뚱뒤뚱 걷는 모습이 걸음마를 배우는 아이와 닮았다. 그래서 아이들은 강아지나 고양이보다는 아기 곰을 좋아한다.
평균적으로 20개월 전후면 배변훈련을 시작한다. 이 시기에는 배변과 관련된 책을 읽어주자. 아이는 똥을 자신이 만들어낸 위대한 창조물이며, 자기 몸에서 나온 분신이라고 여긴다. 그처럼 소중한 똥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그림책을 아이는 좋아하며 배변훈련을 시작해도 화장실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주고 변기와 친숙하게 된다.
<대표그림책>
두드려 보아요(글, 그림 안나 클라라 티돌름, 사계절)
아빠하고 나하고(그림 유승하, 돌베개어린이)
내가 좋아하는 것(글, 그림 엔서니 브라운, 책그릇)
잘 자요, 달님(글 마가릿 와이스 브라운, 그림 클레먼트 허드, 시공사)
누가 입지?(글 조은수, 그림 조은화, 아이세움)
도토리 삼형제의 안녕하세요(글, 그림 이현주, 길벗어린이)
손이 나왔네(글, 그림 하야시 아키코 , 한림출판사)
쑥쑥 몸놀이 1,2(글, 그림 엄혜숙, 다섯수레)
구두구두 걸어라(글 그림 하야시 아키코, 한림출판사)
아빠랑 목욕해요!(글 와타나베 시게오, 그림 오오토모 야스오, 북뱅크)
어떻게 하면 좋지?(글 와타나베 시게오, 그림 오오토모 야스오, 북뱅크)
옷을 입자 짠짠(글 정은정, 그림 박해남, 비룡소)
유모차 나들이(글, 그림 마셸 게, 비룡소)
응가하자, 끙끙(글, 그림 최민호, 보림)
응가 끙끙(글, 그림 애플비 편집부, 애플비)
똥이 풍덩!(글, 그림 알로나 프랑켈, 비룡소)
치카치카 하나 둘(글 최정선, 그림 윤봉선, 보림)
혼자 할줄 아니?(글 박은정, 그림 이진아, 웅진주니어)
무엇이 무엇이 똑같을까(글 이미애, 그림 한병호, 보림)
둘이서 둘이서(글, 그림 김복태, 보림)
스팟 아기날개책 시리즈(글, 그림 에릭힐, 베틀북)
세밀하고 전문화된 사물그림책
사물그림책은 친숙한 사물이 선명한 색으로 그려져 있는 것이 좋은데, 진짜 사람이나 사물의 사진도 좋다. 잡지에서 그림을 잘라내어 책을 만들어도 재미있다. 아기는 그림의 세세한 부분까지 즐길 수 있게 되었으므로 세밀화로 그려진 사물이나 배경이 있는 책도 괜찮다. 아이들은 아이, 동물, 음식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그림책을 좋아한다. 동물그림책을 고를 때는 처음에는 동물의 사진이나 그림과 이름만 있는 구성이 적당하고, 익숙해지면 약간 설명을 곁들인 책을 골라주자. 동물 소리가 나는 책, 과일이나 동물이 튀어나와 흥미를 끄는 플랩북 등 다양한 활용이 가능한 책도 좋다. 13-24개월 아이는 몇 권을 반복해서 읽어주는 것이 많은 책을 건성으로 읽어주는 것보다 낫다. 되풀이해서 읽어주는 것이 아빠에게는 지루하겠지만, 아이는 자꾸 반복해 들음으로서 모국어를 익힌다.
13-24개월 아이는 독서취향이 생기기 시작하므로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고 재미있어하는지 알아야 한다. 남아는 주로 탈 것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여아는 주로 사람에 대한 관심이 많아진다. 아이는 한두가지 소재에 집중하면서 소재와 자신을 동일시하기 시작한다. 어디든지 갈 수 있는 자동차, 힘센 공룡, 예쁜 공주 등과 자신을 동일시하면서 소재의 특성화된 파워를 자신이 가지고 있다고 상상을 한다.
<대표그림책>
냠냠냠 쪽쪽쪽(글, 그림 문승연, 길벗어린이)
누구나 눈다(글, 그림 고미 타로, 한림출판사)
딸기는 빨개요(글, 그림 빼뜨르 호라체크, 시공주니어)
모두 다 아기야(글 김난지, 그림 김경미, 웅진주니어)
무얼 보고 있을까?(글 이와고 히데코, 사진 이와고 미쓰아키, 지선아이)
세밀화로 그린 보리아기그림책(글 보리편집부 그림 이태수 외, 보리)
손, 손, 내 손은(글 빌 마틴 주니어, 존 아캠볼트, 그림 테드 랜드, 열린어린이)
야옹이가 제일 좋아하는 색깔은?(글, 그림 제인 커브레라, 보림)
점점 작게 점점 크게(글, 그림 팻 허친스, 국민서관)
존 버틀러 그림책 시리즈(글, 그림 존 버틀러, 그린북)
하하 호호 입체북 시리즈1-4(글, 그림 허스키 포크너, 미세기)
초록똥을 뿌지직(글 윤아해 외, 그림 신동준, 사파리)
커다란 알 하나(글, 그림 최숙희, 웅진주니어)
판다 10마리(글 이와고 히데코, 사진 이와고 미쓰아키, 진선아이)
호박꽃 아기동물 그림책 시리즈(글 심조원, 그림 이우민, 호박꽃)
배고픈 애벌레(글 그림 에릭 칼, 더큰컴퍼니)
후두둑!(글, 그림 탕무니우, 계수나무)
달님이 본 것은(글, 그림 브라이언 와일드 스미스, 보림)
기차가 칙칙폭폭(글, 그림 뻬떼르 호라체크, 시공주니어)
작은 기차(글 마거릿 와이즈 브라운, 그림 레오 딜론, 웅진주니어)
함께 타고 달려요(글, 그림 애플비 편집부, 애플비)
화물열차(글, 그림 도널드 크루스, 시공주니어)
덜컹덜컹 기차(글, 그림 안자이 미즈마루, 한림출판사)
난 자동차가 참 좋아(글 마가릿 와이즈 브라운, 그림 김진화, 비룡소)
무엇이든 척척 일하는 자동차(글 이춘영, 그림 김민선, 웅진주니어)
자동차가 부릉부릉(글, 그림 뻬떼르 호라체크, 시공주니어)
노란 잠수함을 타고(글, 그림 조미자, 시공주니어)
노랑 버스가 부릉부릉(글 신순재, 그림 오정택, 웅진주니어)
노란 택시(글, 그림 민정영, 비룡소)
의성어 의태어 그림책
13-24개월 아이는 언어를 관장하는 뇌 영역이 급격히 성장한다. 리듬과 운율이 살아있는 책은 언어에 대한 감각이 섬세해질 뿐 아니라 우뇌를 발달시키고, 워킹메모리 발달에도 도움이 된다. 따라서 운율이 살아있고 짧은 문장이 반복되는 그림책이 좋다. 동시나 동요를 통해서도 다양한 의성어, 의태어를 접할 수 있다. 따라서 아이의 그림책을 고를 때는 눈으로만 읽고 고르지 말고 소리 내어 읽어 들어보고 사야 한다. 아이는 스스로 읽는 것이 아니라 아빠가 읽어주는 내용을 귀로 듣는다. 때문에 아이의 입장에서 책 속의 언어가 아이에게 친근할 정도로 생생한지, 운율을 살려 이미지를 잘 표현하고 있는지를 아빠가 직접 읽으면서 들어보아야 한다. 동요나 동시 그림책은 아이가 소리에 집중하고 말의 울림을 즐기기 시작하면서 리듬감뿐 아니라 정서도 발달시킨다.
<대표그림책>
종알종알 말놀이 그림책(글 조은수, 그림 이해리, 웅진주니어)
낮잠 자는 집(글 오드리 우드, 그림 돈 우드, 보림)
달가닥 콩! 덜거덕 쿵!(글, 그림 팻 허친즈, 국민서관)
무엇이 무엇이 똑같을까?(글 이미애, 그림 한병호, 보림)
사과가 쿵!(글, 그림 다다 히로시, 보림)
사과야, 빨리 익어라(글 기시다 에리코, 그림 초 신타, 사계절)
야, 비온다(글 이상교, 그림 이성표, 보림)
이렇게 자볼까? 저렇게 자볼까?(글 이미애, 그림 심미아, 보림)
한입에 덥석(글, 그림 키소 히데오, 시공주니어)
도리도리 짝짜꿍(글, 김세희, 그림 유에로, 보림)
술술 말놀이 1,2,(글 권태응 외, 그림 유진희 외, 다섯수레)
누구야 누구(글 심조원, 그림 권혁도, 보리)
나처럼 해봐요 요렇게(동요집)(글 밝남희, 그림 방정화, 보림)
아가야 무슨 소리지?(사운드북)(글, 그림 캐런 카츠, 아이맘)
옹달샘(시 윤석중, 그림 홍성지, 문학동네어린이)
그림책 읽기
아이가 원하는 시간에 그림책을 보여주면 아이는 그림책을 무척 재미있는 것이라고 인식하게 된다. 13-24개월 아이는 읽어달라는 요구도 부쩍 많아지고 앉은자리에 읽는 책의 권수도 많아진다. 아이는 적극적으로 그림책을 즐긴다. 그림책 속 인물들과 대화를 하기도 하고 자신의 것을 나눠주기도 하며, 혼자 책장을 넘기며 자신의 방식으로 그림책의 내용을 표현하기도 한다. 맘에 들지 않는 그림책은 한두 페이지 읽고 가버리지만 맘에 드는 그림책은 여러번 반복한다. 아이들은 읽고 또 읽는 반복을 통해 단기기억을 장기기억으로 전환한다.
13개월이 되면 아빠는 교육에 있어서 조금 서두르는 경향이 있다. 그림책도 많이 읽어주려고 하고 그림책을 많이 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어 그림책 구입에도 열성적이다. 물론 그런 것보다 더 중요한건 아빠와 아이와의 교감일 것이다. 이전에는 너무 책을 장난감으로만 가지고 노는 것 같아 그림책을 안 사줬더라도 13-24개월에는 책이란 책은 모두 꺼내서 읽어 달라고 할 것이다. 아빠는 때는 이때다 하고 읽어 달라는 대로 읽어주어야 한다.
첫째, 아빠는 풍부한 언어 모델이 되자. 조금 느린 속도로, 목소리 톤은 조금 높이고, 간결하고 반복적이며, 풍부한 어휘를 사용하자. 예를 들어 사과를 보면 “저것은 사과야”라고만 하면 아이는 사과밖에 못 배운다. 그러나 “저것은 사과야”, “사과는 빨갛지”,“사과는 참 맛있어”와 같이 반복적으로 다양한 어휘를 확장시켜 주면 ‘사과“뿐 아니라 ”빨간색“, ”맛“같은 다양한 어휘를 습득할 수 있다.
둘째, 아이의 읽기리듬에 따라가자. 아이가 책장을 빠르게 넘기면 아빠도 빠르게 따라가야 한다. 이 때는 빠르게 간단간단하게 책읽기를 해주어야 아이가 싫증을 안 내게 된다. 아이가 살펴보고 음미하는 그림이라면 시간을 가지고 기다려 주자. 아이가 자유롭게 책장을 넘기도록 하고 원하는 것을 충분히 볼 수 있도록 해 주자.
셋째, 최대한 언어의 리듬을 살려 읽어주자. 등장인물에 따라 목소리를 바꿔 마치 여러 사람이 말하는 것처럼 읽어주면 아이가 더 좋아한다. 13-24개월 아이는 아빠가 곁에서 재미있게 이야기해주고 아이의 반응에 적극적으로 호응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아빠는 그림책의 글 뿐 아니라 아빠 자신의 말을 사용하여야 이야기를 해주어야 한다.
넷째, 그림책 속의 지식을 현실과 매치해보자. 예를 들어 동그라미, 세모, 네모 등 모양에 관한 지식을 전달해 주는 사물그림책이라면 그저 읽는 것에 한정하지 않고 주변에서 그 모양들을 함께 찾아보는 것이다. 공룡에 관한 그림책라면 직접 공룡놀이를 아이와 해본자. 놀이가 재미있으면 그림책에 대한 흥미와 관심은 더욱 강화된다. 13-24개월 아이들은 그림책을 읽다가 친근한 사물을 발견하면 그것을 가져오기 위해 책을 읽다말고 갔다 오거나 손가락으로 그 사물을 지적하며 발견의 기쁨을 즐긴다.
다섯째, 베갯머리 책읽기를 하자. 편안한 잠자리에서 함께 그림책을 읽는다는 것은 여느 책읽기와는 다른 효과가 있다. 밤이라는 아늑한 시간과 따뜻한 이불이 주는 포근함은 아이의 정서를 발달시키고 아빠와 유대감을 형성하는데 효과적이다. 베갯머리 책읽기는 편안한 잠자리에 들기 위한 일종의 준비운동 단계이다. 많은 책을 읽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여섯째, 아이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반응하자. 아이들은 이야기의 흐름과 상관없이 그림 구석구석 사물들의 이름을 알려줄 것을 반복적으로 요구하므로 자연스러운 책읽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야기의 흐름은 아이의 질문에 툭툭 끊기고 내용에 몰입하는 것이 어려울 때도 있다. 어짜피 아이는 그림책을 수없이 반복해서 읽고 또 읽는다. 그러다보면 그림에 몰입할 때도 있으며 이야기에 몰입할 때도 있는 것이다. 꼭 매번 그림과 이야기를 함께 즐길 필요는 없다. 당장 줄거리의 흐름을 놓치더라도 아이의 알고자 하는 욕구는 충족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