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에 이미 미래에 관한 수많은 책들이 나와 있다. 대형서점들에서는 미래에 대한 책들을 모아 놓은 코너가 있을 정도로 다가올 시대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다. 미래에 대해서 인간으로서 관심을 가지는 것이 정상이기도 하지만 새로운 천년을 눈 앞에 둔 유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교회도 예외는 아니다. 미래 교회에 대한 전망은 이제 많은 책들과 설교의 단골 주제이다. 특히 미래교회 전망은 요즘 교회 갱신이라는 주제와 함께 다가올 변화에 대한 분석과 전망은 교회의 서고 넘어짐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는 '상식 아닌 상식'을 만들어 냈다. 이런 상식을 점검하고 정리하여 무언가를 모색하고자 하는 책이 바로 "교회를 향한 제 3의 물결"이다.
기독신문사에서 출판한 이 책은 "교회와 목회 시리즈" 중의 한 권이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한국 교회와 목회를 위한 시리즈"라고 해야 할 것이다. 이 시리즈에는 한국교회와 목회 상황을 담은 책들이 있지만, 외국의 경우 특히 미국의 경우를 예로 들거나 본 책과 같이 미국인이 지은 책들이 나와 있다. 한국과 미국의 목회 상황이 다 같을 수는 없다. 그러나 역사의 흐름이 유사하다는 것과, 점점 더 가까워지는 지구촌의 목회 상황을 고려하면, 미국의 목회상황은 한국의 목회 상황을 이해하고 전개 방향을 가늠하는 잣대가 되기도 한다.
저자인 레잇 앤더슨은 미네소타 주 에덴 프레이리의 미니애폴리스 근교에 있는 우드데일교회 담임목사다. 이 책에서 저자는 저술가로, 연사로, 교수로 그리고 교육자로 명성을 얻은 사람이라고 소개하지만, 그가 제일 사랑하는 것은 이 교회와 성도들이라고 소개한다. 이 책은 목회자가 쓴 책임을 강조하는 것이다. 교회라는 추상적인 단체와 막연한 흐름에 대해 분석하고 전망하는 것이 아니라, 그가 사랑하는 교회의 성도들이 누려야 할 고도의 복음적 삶을 위한 '변화'가 이책의 저술 목적이다. 원제가 "Dying for Change" 인 것처럼 그는 계속해서 '변화'라고 하는 단어를 책의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반복한다. 얼마나 보수적인(복음적인) 교회가 변화에 둔감한지를 질타하면서, 변화의 필요성을 굳은 신념을 가지고 주장한다.
그리고 고전적인 주제인 문화와 복음의 문제도 다루면서, 진리는 절대적이지만, 그릇은 상대적이라는 명제를 전제로 복음을 문화 속에서 적절하게 담아내는 노력을 기울이도록 요청한다. 그러나 저자는 문화 이해에 대한 강조와 세상 흐름을 파악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복음에 대해 강조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복음'과 함께 '세상의 변화와 흐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복음을 잘 전파하기 위해 세상의 변화와 흐름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저자의 전제를 우선 주목해야 한다.
총 14개의 장으로 구성된 이책은 미국교회의 성장기와 정체기의 특징들을 정리하고, 미래를 위해 변해야 할 것을 강조한다. 그리고 '시장을 주목하라'든지, '목표를 뚜렷이 하라든지', '조직을 정확히 이해하라'든지 하는 경영기법이나, 기업운용 전략 등을 수용할 것을 요청한다. 그의 이런 전개는 상당히 설득력 있으며, 특히 이런 그의 요청이 '세속적이 아니냐?'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충분히 의식하고 있기에 독자들의 부담과 질문에 저자 스스로 답을 해주고 있다.
시대조류에 잘맞는 책이고, 특히 마지막 부분에 지도자들을 격려하고 용기를 주는 것은 독자들에게 용기를 주어 '그래 시도해야지!'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그러나 미래의 변화에 앞서 가기로 다짐하고 변화를 위한 시도를 게을리 하지 않아도, 여전히 목회자에게 남는 허전함이 있으며 그로 인해 결국 다시 무릎을 꿇고 기도해야 하는 것을 깨닫게 한다. "이책은 미래에 살아 남기를 원하는 목회자들이 꼭 읽어야 하는 책이다." 라는 겉표지의 말처럼 우리는 이 책에서 미래를 읽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