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년 5 월 28 일 수요일 흐리고 비
푸석했던 마른땅 위에 촉촉한 단비가 내린다.
목말랐던 작물에 대신 애를 태우던 농부의 마른 가슴위에 기쁨이 먼저 스민다...^^
비가 꽤 오는데도 쉴 생각을 아니하고 오히려 반가워 하며 ~ ^^
비옷을 챙겨 입은 아내와 큰애는 제각기 자신의 일들로 바쁘기만 하다.
아내는 국화를 비롯하여 봉선화등 꽃나무들을 이리저리 옮겨심고
감자밭에 콩도 심은 후 하우스에 들어가 풀을 매고 참깨를 다시 심는다.
풀천지가 제일 못하는 농사가 참깨 농사다.
올해도 또 도전해 보지만 한번 실패 후 두번째 도전을 해 보는데
다른 농사는 자신 있는데 이상하게 지금까지 몇년째 참깨 농사는
비닐을 안깔아서 그런지는 몰라도 하여튼 지독히도 잘 되지 않는다...^^
큰애는 밭 주변을 돌며 배수로를 치겠다며 아침 일찍부터 부지런을 떤다.
억지로 시켜서 하는 일이라면 저리 열심이지 못할 것이다...^^
모처럼 비가 오는 김에 작은애를 데리고 영주에 나가
전부터 사고싶었던 용접기와 고속절단기 그리고 전기대패까지 사기로 했다.
영주에 가면 믿고 이용할수 있는 철물점이 하나 있다.
살아가면서 자주 이용해야 되는 업종의 가게는
처음에 여기저기 잘 둘러보고 살펴보아 여러면으로 마음에 드는 곳을
잘 선택하여 놓으면 서로 단골이 되어 마음놓고 이용할수 있는 법이다.
그동안 특별히 장비나 기계에 의존하지 않고
힘 닿는대로 맨손으로 해결해 왔는데 차츰차츰 필요성이 늘어나게 되어
전기 용접기를 구입하는 김에 고속 절단기도 구입하고
아주 전기대패까지 함께 장만하였다.
다행히 둘째 재홍이가 기게를 만지거나 고치는 일을 싫어하지 않는다.
가끔 가다 나무를 이용하여 무얼 만들 기회가 주어지면
밤잠도 설쳐가며 악착같이 끝장을 보는 고집도 있어
앞으로도 재홍이가 원하는대로 준비해줄 생각이다.
도착하자마자 실험을 해본다며 삽이랑 낫이랑 부러진 연장들을
저녁내내 연습삼아 용접하더니 제법 야무지게 때워놓았다...^^
농부가 되면 못하는일이 없는 종합 예술인이 되는 법이다.
이제 용접기가 생겼으니 연장 걱정없이
더욱 열심히 일을 할수 있게 되었다...^^
단비 오는 날 사고싶은 세가지 연장을 장만 하는 기쁨에 젖어 보았다.
저장고를 빨리 지어야 할텐데 세월의 뜀박질 속에 하루해가 짧기만 하다.
때가 되면 자연은 저토록 이쁘게 잘 만들어 가는데...
첫댓글 투자 많이 하셨네요 그나저나 저는 기계엔 영 쑥맥이니 앞으로 귀농하면 걱정입니다
저희도 근 8 년 남짓 기계의 도움을 받지 않고도 잘 헤쳐올 수 있었습니다...^^ 처음부터 잘 할려고 애쓴적이 한번도 없었으니까요... 세월이 가장 좋은 스승이더군요...^^
이제 슬슬 중장비가 투입되기 시작...ㅎ
기본 연장인줄 알았더니...^^
그러다가 포크레인까지 사시는것은 아니지요...?? 재홍님이 재주가 좋은것 같습니다...제 아이와 같은 나이인것 같아서 예사로 안보입니다...ㅎㅎ친구가 될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여기도 딸기가 있네요..쩝쩝........ㅎㅎ
아낌없이 보내주시는 귀한 우정만으로 이미 한가족이 되었고 친구가 된 기쁨을 전해 봅니다. 딸기는 나무에 과일이 열리기전 이른 봄에 축복뿐인 자연의 선물입니다...^^
청소기소리에도 화들짝거리며 놀라길 잘해 웬만하면 청소기는 사용을 안 하고 물걸레질을 좋아하는 저는 풀천지의 굉음이 느껴져 온다는......드려요기본 연장구입을......
고유가 시대에 발맞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