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텐트에서 잤습니다.
바람은 바위를 적시는 파도를 일으키고 그 소리는 마음의 파도를 일으킵니다.
마음의 파도.. 하루의 고단함 때문에 꽤나 성가신 소리로 여겨질 줄 알았는데
어느 순간 푸욱~ 잠들어버렸더랍니다.
사람 마음 배려할 줄 아는 그런 파도였습니다. 덕분에 피로가 싸악 풀렸지요.
하루하루가 참 다른 이야기로 돌아갑니다.
여행의 이야기거리가 매일 다르듯이
꼭 어딜 움직여야 하는게 여행인가 싶습니다.
매일매일 찾아오시는 방문객들, 같은 길을 걸어도 다른 생각 다른 느낌으로,
매일 만나는 같은 사람들 보면 지겹기는 커녕 서로 사랑에 빠지는 듯 합니다.
강정을 사랑하나 봅니다. 강정에서 만나는 인연들을 사랑하나 봅니다.
오늘 그 사랑이야기 들려드리겠습니다.
#1. 에구구,,이런. 저는 포크레인은 사랑하지 않습니다. 너무 이기적입니다.
큰 덩치 지나갈 길 좁다고 나무며 돌담이며 마구 쓰러뜨리는 저걸 사랑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나무며 돌담이며 무너뜨리는 걸 뿌듯해하지만은 않을 저 기사님의 인간적인 마음을 기대하며 사랑합니다.
#2. 공사 한 복판에 있는 길목입니다.
포크레인으로 마구 파헤쳐질 길입니다. 저 모습 그대로를 사랑합니다. 제발..
#3. 우리나라 군인들이 있기에 우리가 안전하고 편안하게 살아 갈 수 있다는 것을 압니다.
하지만 제주에 만든다는 해군기지가 우리를 안전과 편안함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지 못합니다.
정말 알 수 없습니다. 묻습니다. 누구를 위해 해군기지에 목을 매다는 겁니까?
#4. 대한민국의 미래는 강자와 약자가 어울려 하나되는 세상이 되어야 함을 꿈꿉니다.
힘만을 가지려 하는 자는 대한민국의 미래가 될 수 있을까요?
#5. 저 얘길 들으면 맥빠지는 건 중덕이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6. 헤헤,, 이렇게 웃기도 해야지요^^
무조건 걷는 올레꾼들의 발걸음을 잠시 멈추게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잠시 중덕이 큰 얼굴 쓰담기도 해보고,
#7. 생명평화순례단이 꾸민 게시판도 보도록 하여
이 강정마을의 상황과 저 아름다운 구럼비 바위들과 푸른 바다를 감상케 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기도 합니다.
발걸음을 잠시 멈추어준 그대들 사랑합니다.
#8. 한 올레꾼이 행운을 뭉텅이로 선물하셨습니다.
행운의 네잎클로버 세 개를 주셨는데,지금 이 곳 강정에 행운이 필요함 알아주시는 듯 했습니다.
행운을 선물한 그대의 손, 사랑합니다.
#9. 중덕전시관을 장식한 예쁜 손글씨와 바느질이 있는 현수막입니다.
이건 서울의 시네마달에서 보내주셨습니다.
#10. 이것도 직접 손으로 만드신 현수막입니다.
결사적이지 않으며 날카롭지 않은 것이 보는 이로 하여금 눈길을 끕니다.
부산의 행복한 부모아이에서 보내주셨습니다.
그대들의 아기자기 하고 현란한 솜씨를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11. 민주노총 제주지부에서 방문해주셨습니다.
어제까지 장장 160일 동안의 노동자들을 위한 투쟁을 끝내시고 단걸음으로 오셨습니다.
지친 몸과 마음 이끌로 오신 그 투쟁의 마음의 더함을 사랑합니다.
#12. 세리 선생님의 트위터를 통해 안양시에서 날아오신 가족입니다.
"사람들이 해군기지 찬성하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안보와 경제발전 이 두가지죠.
하지만 해군기지 반대하는 이유는 분명하기도 하지만 다양합니다."
사진에 없는 남편분이 하신 말씀입니다.
이 곳에 오는 길에 여럿의 제주 분들을 만나면서 오셨다고 합니다.
다른 입으로 같은 말은 하는 모습은 꼭 주입된 듯 하다고 하셨습니다.
이유야 어찌되었든 구럼비의 경제적 가치가 더 높고 평화란 무기는 안보를 위한 강력한 무기임을 ..
전해주신 후원금 감사드립니다.
아기가 커서 이곳에 와 같은 장면으로 사진 찍는 그 날.. 꼭 이루어지실 겁니다.
그대의 작은 소망을 사랑합니다.
#13. 현장 본부 입구로 갑니다.
우리와 마주보며 투쟁하는 이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좋은 방법이지요.
#14. 마음으로 말합니다. 절대 머리로 말하지 않습니다. 그래야 본부에서 더 크고 깊게 메아리 칠 수 있습니다.
#15. 대포 아닙니다. 진실 메신저입니다.
#16. 메신저가 한 몫 했습니다.
해군 장교가 갑자기 차 문을 열고 송강호 박사님께 이렇게 말합니다.
"허위 정보를 유포하지 마십시오." 그러면서 스피커를 끄는 듯 했습니다.
옳다커니! 반응이 왔습니다.
#17. 어찌되었든 마음이 통해야 만남이 있지요.
그 만남이 정겹지는 않더라도 서로의 마음의 반응이 있기에 정겹지 않은 만남도 소중합니다.
차라리 잘 됐습니다. 숨지만 말고 나와주세요.
#18. 상황은 상황이고 밥때는 밥때입니다.
한 쪽에서 판이 벌어져도 한결같이 같은 시간대에 음식을 준비하시는 구럼비 주방장님이 계십니다.
오늘은 김치찌개!
#19. 밥 먹으로 구럼비 용사들이 돌아오자 음악에 맞추어 덩실덩실 춤을 추십니다.
#20. 붉은발 말똥게가 십자가에 몸을 던졌습니다.
말은 하지 못해도 이와 같은 심정이 아닐까요.
#21. 말하지 못하는 붉은발 말똥게 좀 사랑해주세요!
#22.
#23. 연등 안에 초를 집어 넣습니다.
구럼비 연등축제 개막~
#24. 지는 해도 연등축제에 한 몫 해주 듯...
#25. 최성희 선생님은 식전까지 손을 놓지 않으십니다.
지는 태양도 아직 눈부시듯 그대의 열정도 눈부십니다.
#26. 생명평화 순례단 전진택 목사님의 작은 콘서트와 함께 불이 밝혀집니다.
#27. 바람이 불어도 꺼지지 않는
#28. 많은 등불들이 모여 이 밤을 갈라 놓습니다.
그대들의 작은 불빛 하나하나 모두 사랑합니다.
오늘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첫댓글 연등 멋지네요. 구럼비를 지켜주십시오..
불법과 성경의 신비로운 만남... 흐뭇합니다
현수막들을 보니 뿌듯하네요. 이 땅의 모든 이들이 강정을 알고 지켜낼 수 있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