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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덫] 02
S#1. 소양호 풍경에서 마을로.... (저녁 무렵)
S#2. 동우의 親家 마당
동숙 : (17, 8세 / 감자전과 김치, 윤희가 사온 홍시감 두개, 사과 한알 안깎은채 플라스틱 바가지에 넣어 /
작은 상 들고 부엌에서 부지런히 나와 마루로 올라가는데 마루끝에 기대어 놓은 아버지의 조잡한 지팽이가 미끄러져
바닥으로 떨어진다)...(상 놓고 지팽이 집어올리는데서)
S#3. 노인들 방
모친 : (동우, 윤희, 동우 부모 / 한 다리는 뻗정이처럼 길게 펴놓고 앉아 끌어안은 혜림 머리 만지면서 아무도 안보는채 /
비관적인 사람은 아니다. 담담하게) 밥먹구 살면 됐지 더 큰 욕심 읍다. 그저... 늬 아부지가 (남편 돌아보며)
그래두 저만저만한게 다행이구... 올해는 송이두 별루 못했어. (방바닥 보고 있는 동우 위에)
모친 : (E) (동숙이 들어오는 소리와 상관없이) 아부지가 저러니 뭐 재간있어야지.
한쪽에 약간의 풍이와 있는 아버지
윤희 : (동숙 들어오는 소리에 얼른 일어나 상 받아 놓으며 O.L의 기분)
그래두 지난 추석때보다 훨씬 좋아보이세요.
동숙은 상 넘겨주자 곧장 엄마 무릎의 혜림 / 혜림아 이리와 이리와 당겨 제가 안으며
동숙 : 많이 컸네에? (수줍은 성격)
모친 : 많이 컸어. (흐뭇해서)
윤희 : (썰어진 감자전 / 젓가락 집어 내밀며) 아버님?
부친 : (우두커니 방바닥만 내려다보고 있다가 고개 흔들며) 생각... 읍서. (어눌한 말투)
모친 : (자기 보는 윤희와 상관없이) 느이들이나 먹어. 원 빵쪼가리들 먹구 배가 얼마나 고파.
(상 조금 밀어내며) 어이 입맛 좀 다셔... 애비야. (먹으라는 소리)
동우 : 고기는 좀 잡혀요? (아버지 보며)
모친 : 그물질 할 사람이 있어야지. (그물인가 낚신가)
동우 : (모친쪽 본다)...
모친 : (손 뻗혀 홍시 하나 집어 껍질 벗기면서).....
동우 : 동철이... 안해요?
부친 : 동.. 동철이 읍서.
동우 : (부친 보았다가 엄마 보는데)
모친 : (남편쪽으로 홍시 내밀면서 / 아들은 안보는채) 그 눔 나간지가 석달이야.
동우 : ....(그대로 / 윤희 동우 보고)
모친 : (E) 자구 일어났더니 읍더라.
동우 : ....(김샜다가) 소식 없어요?
동숙 : (괜히 기죽어서 O.L의 기분) 울산... 무슨 공장에서 운전한다구.. 사십만원씩
동숙 : (E) (동숙 보는 동우 위에) 두번.. 왔어요.
동우 : (눈 잠깐 감았다 뜨면서) 무슨 공장인데.
동숙 : ..말 안해요.
동우 : (시선 비키며 어금니에 조금 힘이 들어가는)....
윤희 : (눈치보듯 동우 보는데)...
혜림은 그저 이사람 저사람 말하는 사람 입을 따라 얼굴과 시선 움직이고 있고
모친 : (E) 밥은 먹어... (홍시 먹다가 흘린 남편 앞자락 닦으며) 늬들 보내는 것두 있구...
동우 : (약간의 짜증) 엄마는 전혀 / 차도 없어요?
모친 : 응?.. 으응. (뻗정다리 만지면서) ...병원가 물 빼주면 사나흘은 부드러웠다가
물 차면 도루 제턱이구...
동우 : (방바닥 제 옆에 벗어 두었던 겉옷 집어들고 불끈 일어나 나간다)
동숙 : (괜히 눈치보여 일어나고)
윤희 : (엉거주춤 일어나는데)
동우 : (E) 동순이랑은 안온다니? (닫힌 문 밖에서)
동숙 : (방문으로 가며) 못.. (아버지 잠깐 돌아보고) 온대요.. 형편이 안되나봐.
(괜히 제 죄인것 같다 / 그래도) 삼만원씩 부쳐왔어요.
S#4. 마루
동우 : ...(바지주머니에 두 손 찌르고 고개 안방으로 돌리고 섰다가)...(픽 돌아서 건넌 방으로)
S#5. 건넌방
동우 : (들어와 들고 들어온 옷 주머니 뒤져 담배 꺼내 물고 옷은 아무렇게나 던져 놓고 퍽 벽을 등지고
앉아 두 다리 벌려 세우고 앉아 불 붙여문다)....
(무표정한 얼굴로 시선은 저만큼 앞 벽으로 보내고)...푸우우우.... (내뿜는데)
윤희 : (제 겉옷과 딸아이 겉옷 들고 들어와 서서)....(잠깐 보고는 동우 옷 집어 들어 먼저 걸고)....
(/ 잠깐 돌아보고)...(아이 옷 걸고 제 옷도 걸고)....(보며)
동우 : ....(담배 태우는)....
윤희 : (꺼줄한 재털이 시선으로 찾아서 집어 옆에 놓아주고 핸드백 당겨서 이백만원 다발이 들어있는
봉지 꺼내 놓으며) 아버님 드려. (작은 소리로)
동우 : (윤희 본다)
윤희 : 생활비 아니라구.. 당신이 만들었다 그래.
동우 : 집어 너. (외면하며 나직히, 뚝뚝하게)
윤희 : 왜애.
동우 : 놔둬.
윤희 : ....(왜 그러는거야)
동우 : 언발에 오줌 누기야. 너 그거 몇년 쥐어짜서 만든거잖아.
윤희 : 이거 드려두 큰거 두장 살아있어. 채워널거 있단 말야.
동우 : 그 정도루 해결되는게 아냐 글쎄.. 괜히.... 생색두 없이 그러지 말구 니 실속이나 차려.
(하며 담배 꽉꽉 끈다)
윤희 : 제발 존 얼굴 좀 해. 왜 그래 사람이.
꼭 오기 싫은거 어거지루 온 사람처럼 있는대루 퉁퉁 부어서는.
아버님 어머님 뵙기 민망해 죽겠어 그냥 번번이.
동우 : (O.L의 기분) 그러니까 오기 싫다는 사람 왜 끌구 와 번번이. (안보는채)
윤희 : 생신인데 어떻게 안와. (보며)
동우 : 밸빠진 놈 아니면 존 얼굴 돼?....(혼자소리처럼) 환장하겠는걸.
윤희 : .....(보며)
동우 : .....(안보는채)
윤희 : ....가슴아픈 걸 왜 꼭 화나구 짜증난 걸루 표현해애..... 어머님 아버님 아가씨 /
모두 무슨... 당신한테 죄인.... 아니잖어.
동우 : .....
윤희 : 그러지마.... 부탁해 응?
동우 : .....
윤희 : 응? 혜림아빠 (하며 팔 잡으려는데)
동우 : (팔 좀 피하듯 하고) 너는... (돌아본다)... (시선 박은채) 지치지두 않니?
윤희 : 이제 다 끝났는데 뭐 (밝고 맑게 웃으며) ? 우리 합치면 이제부터 적금나가는 것두 없구
여기 생활비 더 보내드리면서두 우리 세식구 (하는데)
동우 : (O.L의 기분) 나 안만났으면 넌... 지금쯤 확실한 통장 하나 들구 부잘거다.
윤희 : (O.L의 기분 / 풋 웃으며) 저금통장은 들구 있을지 모르지만
그 대신 나한테 당신하구 혜림이는 없잖아.
동우 : (일어나 문으로)
윤희 : ...(나가는 동우 보며) 어디 가?.....
동우 : (그냥 문 닫는다)....
윤희 : ....(아유 참 성격두 못말려 하는 얼굴 만들어 보이면서 두루말이 화장지 좀 떼어내서
재털이 비워 휴지통에 넣는다)
S#6. 소양댐 주변 (땅거미거나 직전이거나)
윤희 : (동우의 코트 팔에 걸치고 / 자신도 코트 단추는 푼채 / 부지런히 큰 보폭으로 동우를 찾아서).....
댐의 물 풍경이 화면을 가로지르면서 그 가로지름 선을 윤희가 횡단하는 구도가 어떨런지...
윤희의 움직임으로 화면 한쪽 바깥에 있던 동우의 모습이 화면 안으로 들어오게 되고....
이윽고 동우 옆으로 다 다가서고 있는 윤희.
동우 : (발소리에 돌아보고)
윤희 : (와이셔츠에 스웨터바람으로 담배 태우고 있는 동우 옆이 되면서 벌써 코트 벌려 대면서)....
동우 : (보며)....
윤희 : (동우 손가락의 담배 뽑아 제 입에 물고 코트 들이댄다)
동우 : (시선 피하며 입는다)...(입고 윤희 입의 담배 빼내면서 외면한 채)
너는 날 만나서 하나두 좋은 게 없었어.
윤희 : 다 좋은 거였어.
동우 : .....(호수 보며 담배 빨아들여 푸우우 내뿜으며) 군대갈 때.. 끝냈어야 했어.
윤희 : ....(옆으로 서서 보며)
동우 : 혜림이두 ...안 낳았어야 했구.
윤희 : ?.... (좀 화나는) 안 그래두 애한테 미안한데..왜 또 그러는 거야.
동우 : (혼자소리처럼) 맹꽁인데는 정말 앞발뒷발 다 들었으니까.
윤희 : (보며) 태어날려구 생긴 애한테 어떻게 그런 짓을 해. 벌받아.
동우 : (안보는채 / 퉁명스레) 무슨 벌을 받아. 다들 잘만 사는데.
윤희 : .....(보며)
동우 : 전부 다 엉망이야. 다.
윤희 : ....(보다가) 뭐가..... (달래는) 결혼하면 다 해결인데 뭘 그렇게 짐스러 해 새삼스레.
동우 : ......(물 보는채)
윤희 : (울먹해져서) 얘기했잖아. 당신 죽이구 애 죽이구 두사람 죽이는 거 같어서 무서웠다구우.
(끝은 울음)
동우 : (잠깐 힐끗 보고 도로 물로 시선)....
윤희 : (눈 내리고 서러워져서 입 꼭다물고).....(눈물이 툭툭툭 떨어지기 시작한다)...
(손 끝으로 눈물 닦아내면서) 피임 실패한 건... 내 잘못야...
그렇지만 혜림이 부담스러워하는 거.... 섭섭해.
동우 : .....(눈 잠깐 감았다 뜨면서 조금은 눅어진다)....
(윤희 쪽으로 돌아서며 잠깐 윤희 어깨 건드리고 걷기 시작한다)..
윤희 : ....(보면서)......
S#7. 움직이고 있는 백화점 에스칼레이터 (내려가는 것)
영주 : (쇼핑 보따리 잔뜩 양손에 든 영은은 뒷 계단에 / 핸드폰 찍고 있다)
영은은 그저 보고 있고
(E, F) 핸드폰 벨가는 소리 한번
(소리) 가입자가 스위치를 끈 상태거나 (에서)
영주 : (핸드폰 탁 접어버리며 뒤의 영은 돌아보고) 통화가 안되는 지역에 있습니다. (흉내내고 / 전화)
죽여논 거야. 약올리는 덴 뭐 있으니까 암튼.
영은 : 약 잘 올려서 좋아해?
영주 : ?.. 어떻게 알었니? 갤갤, 맞어. 우리 커피 마시구 시계 구경 하자.
영은 : 약올리는 거 잘 하구 또 뭐 잘해?
영주 : 으으응 뭐 잘하더라? (에스칼레이터 내린다)
영은 : (내리며) 재미있어? 난 재밌는 사람 좋더라.
영주 : 눈 맞추면 짜르르르르 해.
영은 : 빈속에 소주 마신 거 같어? 손발에 힘 하아나두 없이 연체동물 된거 같은 거?
영주 : 우후후후후, 너 잘 안다아? 깔깔깔.
S#8. 동우의 안방
윤희 : (방에 두레반과 기본 반찬은 이미 펴져 있고 / 윤희 밥상에 큰 반찬들 -
아들도 오고 아들이 봐 온 시장꺼리도 있으니까 - 들고 들어온다)
모친 : (뻗정다리로 서서 받으려는)
윤희 : 아니에요 어머니. 그냥 계세요 제가 할께요.
모친 : 무거울텐데에..
윤희 : 아니에요, 괜찮아요. (상 두레반 옆에 놓고 음식들 두레반으로 옮겨 놓는다 /
밥과 국도 이인분 쯤 / 얌전한 자세로 / 그러면서 잠깐 동우 보면)
동우 : (방바닥 보면서 묵묵히 앉아있다)
혜림은 서서 밥상에 뭐가 있나 살피는 중이고
동숙 : (쟁반에 삼인분 밥과 국그릇 들고 들어온다)
두 여자 밥상 차리기 끝내고.
모친 : 자아아아 밥 먹자. 앉어라.. 여보 밥 먹자구요.
부친 : ....(묵묵히 숟가락 든다)...
모친 : 애비야. (먹어라)
동우 : ....(수저 들고)
윤희와 동숙도 앉는다.
무거운 침묵 속에서 저녁 먹기 시작하는......
윤희 : ....(혜림이 시중 들면서...동우 눈치보는)....이이가...돈 좀 만들어 왔어요 어머님.
동우 : (윤희 본다)... (밥 뜨다가)
윤희 : (동우와 눈 잠깐 맞추고) 아버님... 약두 해드시구.. 어머님 병원에두 계속... 다니세요...
모친 : 늬들두 어려울텐데 무슨.....(영감에게) 들으셨수?
부친 : ...(그냥 먹는 / 식욕은 좋다)...
동우 : ....(멈추었던 식욕 없는 숟가락질 다시 하면서)....
S#9. 마당 (보름달 밤)
윤희 : (요강 부시고 있다, 깨끗하게 싹싹싹 닦아서 몇번이고 물로 헹궈내는)...
(다 닦은 요강 들고 마루 끝으로 가서 걸레로 물기 훔쳐서 요강 안방 방문 앞에 놓으며) 어머님.
모친 : (E) 오냐 그래.....
모친 : (잠깐 있다가 방문 열고 요강 잡으며) 고단할텐데 그만 자려무나.
윤희 : 예, 안녕히 주무세요.
모친 : (그냥 문 닫으며)
윤희 : (돌아선다)
S#10. 동우의 방
동우 : (혜림이는 잠들어 있고 / 누워서 한 손등 눈 위에 올려놓고 누워서)......
윤희 ; (들어온다 / 마른 수건으로 손 닦고 혜림이 덮은 것 여며주고 내리닫이 면 잠옷 위에 입었던
스웨터 벗어놓고).. 불 꺼두 되지?
동우 : ....
윤희 : 자?
동우 : 꺼. (하며 돌아눕는다)
윤희 : (불 끄고 / 달빛 / 동우 이불 속으로 들어가며 한 팔 돌아누운 동우의 팔에 얹으면서).....
이렇게 자는 거....너무 오랜만야.
동우 : ...
윤희 : 바루 누워. (부드럽게 제치려 하며) 등보이지 말구.
동우 : 놔둬.
윤희 : ...그냥... 돌아만 누란 거야...그것두 싫어?..얘기나 좀 하자구 응? (직신거리며)
동우 : (별수 없이 천장으로 돌아눕는다)
윤희 : (가슴에 손 얹으면서) 숨을 크게 쉬어봐. 후우우우우 후우우우우우...
그럼 답답한 거 좀 뚫릴거야... 응?....말 좀 들어라
꼭 소가지 나쁜 머슴 심통부리는 것처럼 그러지 말구.. 우리 할머니 잘 쓰시는 말야.
동우 : (눈 감는다)..
윤희 : ...나 요즘... 허전해..
동우 : ..(눈 뜨며)....
윤희 : 당신 날마다 늦구...길게 같이 있어본 게 언젠지..생각두 안날 지경이야.
동우 : (고개 윤희 쪽으로 돌려 보는)...
윤희 : (가슴에 얹었던 손 동우의 뺨으로 올리면서 좀 다가들며) 안 안아줘?
동우 : ....
윤희 : 응?
동우 : (윤희 쪽으로 돌아누으며 안아주며 얼굴은 딴 생각)....
S#11. 아래층 거실
영주 : (이미 좀 올라 있다, 거칠게 티비 리모콘 집어들면서) 엄마 자꾸 이럼 나 신경질 나.
(티비 스위치 넣고 / 밤 열한시경. 케이블 티비 채널까지 포함해서)...(채널 계속 바꾸다가)
나 엄마가 꿈꾸는 결혼 못해. 현실을 제대루 알라구요.
이여사 : 왜 못해.
영주 : (탁 보며) 정말 까맣게 잊구 사는 거에요 잊은 척하는 거에요. 우린 (영은이 같이 앉아있다)
법적으루 정당한 관계 출생이 아니잖아. (좀 날카로와지며)
이여사 : ...(보며 다소 충격이다)
영주 : (시선 티비로 / 채널 돌리며) 이말을 꼭 내입으루 해야 해요? (혼자소리처럼)
이여사 : 누가 알아.
영주 : 엄마만 빼구 다 알아요.
이여사 : (몸 일으켜 영주가 들고 있는 리모콘 뺏어 꺼버린다)
영주 : (발딱 일어난다)
이여사 : (리모콘 탁자에 던지듯 놓으며) 앉아 얘기 아직 안 끝났어.
영주 : ...(보다가 도로 앉는다)
영은 : (시선 내리고 앉아있고)...
이여사 : 나 늬 아버지하구 삼십오년을 살았어. 그중에 삼십년은 파티며 공식 행사에두 다 내가 나갔구
손님 초대 호스테스두 평생 내가 했어. 아부지 병간호두 나혼자 다 했구
늬아버지 내손 잡구 세상 뜨셨어. 법적인 정당함이 뭐가 그리 대단해.
(격앙되려는 감정 누르면서 교양을 잃지 않으려고 애쓰는)
영주 : (다시 도전적 / 그러나 흥분할 필요는 없고) 그럼 질문있어요.
그렇게 대단한 게 아님 엄만 왜 아버지한테 지치지두 않구 호적정릴 요구했어요.
돌아가시기 직전까지두.
이여사 : ...(잠깐 말문 막혔다가) 대, 대단해서가 아니라 처리할 수 있는 일을 안하구 있으니까
(남아있다)
영주 : (O.L의 기분) 처리할 수 있는 일을 아버지가 왜 안하셨을 거 같아.
한 귀퉁이 양심이구 죄의식이었을 거에요.
영은 : (아무도 안보는채 O.L의 기분) 그만함 안돼?
영주 : (O.L의 기분) 엄마만 그게 없어요. (일어서며) 우리 다 멍들구 상처 입으면서 자라는 동안
엄만 아무 상관없이
영주 : (E) (영주 보는 영은 위에) 아버지랑 파티 다니구 여행다니며 잘 지냈어.
영주 : (연결) 그리구 이제 또 아아무 상관없이 내가 선택한 남자가 불만인 거에요. 그렇죠?
이여사 : ..(딸 보며)
영주 : 꿈 깨라구요. (분하고 슬퍼져서) 손가락질 하구 비웃는 거 너무 많이 당했어.
우리가 어떤 취급을 받으면서 살았는지 엄만 몰라.
아버지 붙잡아 두는 거 외엔 아아무 관심없는 사람이었으니까.
엄만 우리한테 정말 미안해야 해요.
영은 : (O.L의 기분) 언니 (이제 그만해)
영주 : 착각하지 말아요. 까마귀는 까마귀야. 흰칠하구 백존 척해두 까마귄 거 다 알아요.
영은 : (O.L의 기분) 이제 그만해 정말. (좀 화내는)
영주 : (O.L의 기분) 내가 좋아하구 나 좋아하면 그걸루 끝이에요. 욕심 그만 부려요. 가당치두 않아요.
(하며 이층쪽으로 돌아서는데)
이여사 : 나는 내 인생이 마음에 드는 줄 아니? (안보는채)
영주 : 엄마가 선택했잖아요. (돌아보며)
이여사 : (한 손 이마로 올리며)....
영주 : 손해본 것두 별루 없구요. 손핸... 우리가 엄청나죠.
이여사 : (손떼며) 늬들이 손해가 뭐야. 원하는 건 뭐든지 다 가지구 하구싶은 거 뭐든지 하면서
누릴거 다 누리는데 손해가 뭐야 대체! (여태까지의 교양과는 다르게)
영주 : (오히려 차분해져서) 돈이면 다에요?...(목 메이면서) 엄마 난 우리가 산동네서
밥만 간신히 먹구 살어두...누구 앞에서두 / 잠 자면서두 떳떳하기 / 정말 소원이었어.
이여사 : (불끈 일어나 딸 보며) 너 이상 잘난 척 하는 인물이 어딨는데 그딴 소리야!
영주 : (더 차분하게) 그 오기 없었으면 나...술집으루 나갔을 거야.
이여사 : ....(더 대꾸할 말이 없이 떨리기만 하고)
영주 : (그냥 돌아서 빠르게 뛰듯이 이층 계단으로 아웃 된다)
이여사 : ....(보다가 부르르르 이층으로)
영은 : (빠르게 쫓아서 잡는다) 엄마아.
이여사 : 늬 아부지 탈상두 아직 안했다. 죽자구 키워놨더니 즈 아부지 탈상두 하기 전에 나한테.. 이래.
영은 : 엄마아. 엄마가 참으세요오.
S#12. 영주의 방
영주 : (다소 거칠게 들어와 방문 소리나게 닫고 연결로 침대로 퍽하고 던지듯
천장보는 자세로 / 입 꽉 다물고)..(천장 보며)
S#13. 안방
이여사 : (자기방으로 움직이는 중)..
영은 : (보며)...(두걸음 쯤 처져서 따르고)
이여사 :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니. (눈 감고) 나두 팔짜구 늬들두 팔짠 거야....
(영은은 그저 내려다볼 뿐)..내가 애 안썼니? 늬들때매...기어이 해결을 볼려구 평생을 몸부림
쳤는데두.. 끝내 안된 걸 어떡해... 저두 빤히 알면서 어떻게 나한테 저래. (들어간다)
영은 : (따라 들어가고)
S#14. 이여사의 침실
이여사 : (들어와 침대에 걸터 앉으며 / 고개는 아래로)
영은 : (그 앞에 선채) 뭐하러 벌집을 건드려요. 할말은 한다르을.
이여사 : (그대로) 저 위해서야.
영은 : ...(보다가) 정말 좋은가봐... 서루 좋아서 하겠다는데 왜 말려어.. 응?... 네?
이여사 : ...
S#15. 영주의 방
영주 : (화장대 앞에서 휴지통 갖다놓고 코 팽팽 풀며 울고 있다)....
(문득 화장대 위에 있는 휴대폰 집어 찍는다)... (기다렸다가 퍽 접어 침대로 던지면서) 망할 자식.
(F.O)
S#16. 영주의 주방
이여사 : (식탁에 차분히 그림처럼 앉아서)...(간밤의 일로 기분은 죽이다)
영은 : (식탁 차리는 가정부 도와 이것저것 만지면서 엄마 보면서)...
영주 : (아무일도 없었던듯 가볍게 들어오며) 굿모닝, 아줌마 잘 주무셨어요?
여자 : 예에.
영주 : (앉으면서) 날씨가 유리처럼 투명하네. 춘가? (누구에게라고 할 것 없이)
영은 : (앉으며) 별루 안춰. 영하 4도야.
영주 : 잘 못주무셨어요? (엄마에게)
이여사 : (대꾸없이 수저든다)...
영주 : 너하구 말 안한다? 흐흣...(수저 들면서 웃음기없이) 하지만 인정할건 인정해요.
이여사 : ....
영주 : 엄만 다분히 자기가 원하는대루 생각하구 싶어하는 사람이라 환상이 있을 수 있지만
난 그런거 없어요. 적나라한 실상에 대해서
이여사 : (O.L의 기분) 아줌마.
여자 : ? 네 사모님. (물 쓰다가)
이여사 : 식사 중엔 아무 소리두 내지 말라 그랬잖아요.
여자 : 예에. (물 끄고 화면에서 아웃된다)...
이여사 : ....(차분하게 먹는)
영주 : (아웃되는 아줌마쪽 잠깐 보고 식탁으로 고개 돌리며) 자꾸 내 딴지 걸면 나 쏟아놀 말 많아요.
이여사 : ? (보는)
영주 : (동치미 국물 뜨면서) 엄마만 한 있는거 아니에요....(국물 마신다)
이여사 : 못된것.. (나직히)
영주 : (아무렇지도 않게) 엄마 닮지 않었수? (안보는채 / 동치미 무우 떠 입에 넣는다)
이여사 : ....(딸 쏘아보는)
영주 : (상관없이 무우 씹는)...
S#17. 동우 생가 배 타러 가는 길 (화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움직이고 있는 사람들)
부친 : (지팡이 짚고 비척거리며 따라오고 모친은 뻗정 다리로 남편 뒤에 따라오고 /동숙도 배웅 나온다)
윤희 : (가방 들고 시어머니 걸음 보조 맞춰 따라오고)
동우 : (맨 앞에 혜림 안고 스적스적 가고 있는)...
S#18. 같은 길
동우 : (걸어오고 있는 저 뒤에서)
모친 : 그저 무슨 일이 있어두 금년 봄에는 면사포 쓰거라.
윤희 : 네에.
모친 : 어찌됐거나 밥은 먹울테니까 이제 우리 걱정 접어두구 알었니?
윤희 : 네, 이제 들어가세요 어머님. (해놓고 바로 앞의 시부 잡으며) 아버님 이제 그만 나오세요.
바람 차요. 들어가세요, 네?
동우 : (윤희의 아버님에서 멈추고 돌아본다 / 부친은 상관없이 계속 움직이고 있고)
모친 : (잠깐 멈췄다가 도로 걸으며) 말 안들으신다. 어이 가자.
윤희 : 감기 드세요오. 그만 들어가세요 어머님.
모친 : 아 괜찮어. 천한 몸뚱이는 감기두 싫단다. 가자 어이.
다시 걷기 시작하는 동우와 일행....
S#19. 선착장
출발하고 있는 배. 움직이는 배에서
동우 : (말없이 부모쪽 보고 있고)...
윤희 : (동우의 옆에서) 안녕히 계세요오.
모친 : 오냐 오냐. 잘 가거라. (이 위에)
윤희 : (E) 아버님 모시구 병원에 꼭 다니세요 어머니임.
모친 : 오냐 오냐아!
윤희 : 혜림아, 할아버지 할머니 빠이빠이 해야지?
혜림 : (손 흔들며) 빠이빠이이이이
모친 : (E) 오오냐 또 오너라 내새끼이..
윤희 : 아가씨 서울 오세요오.
동우 : (O.L의 기분) 이제 그만 들어가세요! (화난 사람처럼)
모친 : (꽤 멀어져서) 끼니 걸르지 말구 몸 조심해라아아... 고맙다... 고맙다 으으응?
(괜히 바쁘게 손 흔들어대면서)
배의 속도에 따라 멀어지는 가족들...
S#20. 시간 경과 / 아주아주 멀어진 가족들 / 배에서 보는 /
S#21. 배 안...
윤희 : (그쪽에 시선 주고 있다가 콧날이 시큰해지면서 동우 돌아보면)
동우 : (혜림이 다리 사이에 넣고 등 돌리고 앉아 있다)...
윤희 : ....아직두 계셔.... 손 한번 흔들어드려.
동우 : 니가 하잖어.
윤희 : ..(동우 보다가 손 크게 흔든다)..
동우 : .....
S#22. 돌아오는 시외버스 안
윤희 : (피곤해서 혜림 안고 곯아떨어져 흔들리고 있고 / 동우 어깨에 머리대고)....(혜림도 잔다)
동우 : (앞의자 등받이에 시선 고정하고)...
윤희 : (자는)......
동우 : ....(그대로 있다가 고개틀어 자는 윤희를 본다)...(보다가 안됐어져서 혜림이 빼낸다)
윤희 : ? 엉?... 왜.
동우 : (혜림 안으며)....
윤희 : 고마워. (웃으며 편안하게 기대면서 다시 잠으로)....
S#23. 달리는 시외버스
S#24. 헬스 수영장
영주 : (수영 중간에 핸드폰 찍는) (E, F) 가입자가 스위치를 끈 상태거나 (핸드폰 탁 접으면서)
영주 : 뭐하는 거야 얘. (에서)
S#25. 윤희 동네 골목 / 수퍼마켓 근처 (오후)
들어온 동우의 차 수퍼 앞에서 멎고
동우 : (앞창 보며)....
윤희 : 잠깐 안 들어갈래?
동우 : ....(앞 보며)
윤희 : 할머니 보구 싶어하셔.... 싫음 관두구.
동우 : 들어가 쉬어. (차에서 내리며) 피곤하잖어.
윤희 : 알았어. (운전대 옆자리에서 내린다)
S#26. 차 밖
각각 동우는 가방 내리고 윤희는 혜림
윤희 : 혜림아 내려, 다왔어. 집에 가자.
혜림 : (내리면서) 아빠는 회사 가?
윤희 : 응... (동우에게서 가방 받아들고) 목욕하구 들어가 쉬어 그럼. 전화 안하께.
동우 : 들어가.
윤희 : 아빠 안녕해.
혜림 : 아빠 안뇽.
동우 : 안녕.
모녀 : (집 쪽으로 움직이는)...
동우 : ...(보며)
윤희 : (잠깐 돌아보며) 빨리 가아.
동우 : ...(자동차로 오른다)
차 돌리는 동우.
모녀 : (보고 서서)....
S#27. 골목을 빠져 나가고 있는 동우의 차
S#28. 집으로 가는 골목길
혜림 : (요즘 만화영화 주제가나 혹은 동요를 (선곡자유 / 뽀뽀뽀든지)
숨차하면서 토막토막 부르면서 엄마 손 잡고 따라오는)...
윤희 : (미소로 딸 보면서 걷다가)...(마지막 소절 같이 불러주고)
입으루 찬바람 들어가는데 노래 하지 말구 입 꼭 다물구 가는 게 어때?
혜림 : 감기 들어?
윤희 : 그래.
혜림 : 감기들면 아야아 해?
윤희 : 그래.
혜림 : 알았어, 엄마엄마 봐 (멈추고 엄마 올려다보며 입 꼭 다물고 / 이러면 됐지?)
윤희 : (웃으며) 흐흐흐흣, 그래 바루 그거야. 가자 (걷기 시작)... (잠시 그대로다가)
혜림 : 엄마.
윤희 : 왜 또오.
혜림 : 혜임이 유치원 가지.
윤희 : 그러엄 가야지.
혜림 : 함머니가 데리구 다닐 거지.
윤희 : 응.
혜림 : 엄마는 회사가야 하니까 그치?
윤희 : 맞어.
혜림 : 엄마엄마.
윤희 : 왜애.
혜림 : 혜임이 이뻐?
윤희 : 이뻐. 너무너무 이뻐.
혜림 : (걸음 멈추고 한 주먹으로 무릎 콩콩 때리며) 아이고오오.
윤희 : ?
혜림 : 사는 게 왜 이렇게 힘이 드는지 원.
윤희 : 뭐어? 깔깔깔깔, 깔깔깔깔.. (에서)
S#29. 지숙의 거실
조모 : (막 들어선 모녀 / 혜림 번쩍 안아 쭉쭉거리면서) 어이구구구구구 내새끼.
쭉쭉쭉, 내새끼 보구싶어 그냥 내가 눈이 다 진물렀네 으응? 쭉쭉쭉
혜림 : (할머니 얼굴 밀어내면서도 갤갤거리고)
지숙 : (부엌에서 부침개 뒤집기 들고 상체만 내다보며) 혜림이 왔니?
혜림 : 네에.
지숙, 도로 들어가고
이모 : 애비는 (마루에서 미싱 돌리고 있다가 돌아본 자세) 애 애비는
윤희 : (다가오며) 일 있대요.
이모 : ?...(보면서 벌써 못마땅하다) 똥뀐 눔이 뭐한다더니 증말,
우리가 지 앞에 무릎 꿇구 개애개 빌라디? 그래야 왕림을 하시겠대?
조모는 아이 옷 벗기면서 독자적으로 증손녀와
윤희 : 이모오
이모 : (연결) 일은 무슨 일, 공일날 다 노는데 저혼자 일해?
조모 : 그래서 (O.L의 기분) 으른들은 다 무고하시구.
윤희 : 네에.
조모 : 혜림이 많이 컸다 그러시지.
윤희 : 네.
이모 : (주방에 대고) 아 냄새만 풍기구 어째 나오지를 않니이!
지숙 : (않니이에서 빈대떡 접시 들고 벌써 나오며) 삼초만 참지. 나갈때 되면 어련히 나갈까봐 어이그.
(놓으며) 혜림아 먹어. 너 이거 좋아하지 왜.
혜림 : 응 (좋아서)
조모 : 어이 옷 갈어 입어라 응?
윤희 : 네 (하며 일어서고 / 제방으로)
이모 : (재봉질 하던 것 실 끊으며 고개만 돌리고 윤희의 대답에 겹쳐서)
반죽이 묽었어, 밀가루 좀 더 너.
지숙 : 밀가루 봉지 털었어.
이모 : ? (어이그 어이그) 밀가루 맞춰 물대중을 했어야지 대중읍시 그저 쯔쯔쯔쯔쯔.
조모 : 부드럽구 좋지 뭐 그래. 괜찮어 (하며 젓가락으로 찢은 빈대떡 조각 딸에게 내민다)
이모 : (입으로 받아 넣고 씹으며) 혜림아.
혜림 : 네.
이모 : 아빠보니까 좋아 그래?
혜림 : 네.
조모 : 할머니 할아버지가 맛있는 거 많이 주시디?
혜림 : 네.
지숙 : 뭐 먹었는데에?
혜림 : 부고기, 미역구욱?
지숙 : 또
혜림 : 닭다리
이모 : 어이구 닭다리두 먹었어?
혜림 : 네에.
이모 : 안 먹니? (윤희 방에 대고)
윤희 : (E) 네 나가요오.
S#30. 시내를 달리고 있는 동우의 차
S#31. 운전대의 동우...
S#32. 미장원
영주 : (머리 맡겨놓고 휴대폰 찍고 있는)..(듣다가 신경질 나서 퍽 껐다가 다시 찍는다.
오피스텔 전화 / 세자리 찍었을때)
S#33. 오피스텔
동우 : (들어오는데 전화벨)...(전화 돌아본다)
(E) 부재중 녹음.
영주 : (E, F) 강동우 너 죽었니? (동우 위에) 핸드폰 죽여놓구 일박이일 도대체 몇시간야 이게.
S#34. 미장원
영주 : 무슨 생각으루 이래. 너 전화 안할거야? (혼자소리) 돌겠네 진짜. 죽었으면 죽었다는
S#35. 오피스텔
영주 : (E, F) 연락이라두 주라, 응?
동우 옷 벗어 걸고 있다.
(E, F) 전화 끊기는
동우 : (그대로 침대에 몸던지고)....(있다가 손 뻗혀 담배갑 집어 하나 물고 불 붙인다)...
(푸우우우).. (내뿜으며 눈 감는다)
S#36. 거리 (밤)
S#37. 오피스텔 (밤)
동우 : (캄캄한 어둠속에 옆으로 누워 자는 / 인물 전혀 안 보여도 상관 없음)
영주 : (E, F) 너 죽을 줄 알아. 살려둘 성 싶니? (전화기에 녹음되고 있는 소리다) 각오해. 알았어?
(E, F) 전화 끊기고 잠시.. 그대로 두었다가
(F.O)
S#38. 일진 상선 (아침)
S#39. 비서실
배 : (전화 받는 중) 네, 말씀드렸습니다, 선생님. 네, 참석하십니다... 네.. 네, 그럼 그날 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끊는데)
회장실 문 열리고 아침 약식 회의 마친 중역들 대여섯 나오기 시작한다.
윤희와 배실장 자리에서 몸재게 일어나 가벼운 목례.
(E) 인터폰
윤희 : (급히 회장실로)
S#40. 회장실
윤희 : (들어와서 안락 의자에 앉아 생각에 빠져 있는 회장 옆으로)..네, 회장님.
회장 : ...(그대로 있다가 뭐지? 하는 얼굴로 윤희 보고) 아.. 오늘 일이 뭐뭐지?
윤희 : 열두시에 오찬 있으시구 세시에 성북동 가셨다가 네시 반에 양회장님과
회장 : (O.L의 기분) 됐어요. 어어, 뭐냐, 미주수출 영업부에 강동우라는 사원 좀 불러요.
윤희 : ?...
회장 : (일어나다가 문득 보고) 못 들었나?
윤희 : 아니, 아닙니다, 회장님. 알겠습니다. (하고 총총히 나간다)
회장 : ....(입 뿌우 내밀고 집무 테이블로 가는데서)
S#41. 비서실
윤희 : (전화 집어드는 /애매하고 의아한채)...
S#42. 동우 사무실
동우 : (평사원 쪽으로) 다음주 항로별 부킹 상황 체크했어?
(E) (O.L의 기분) 책상 전화벨
사원 : (동우 전화 집어드는 것과 상관 없이) 네, 거의 끝나갑니다. 곧 보고
동우 : (사원과 상관없이 전화 들자 곧) 네, 미주수출 영업부 강동우 대립니다.
윤희 : (F) 여기 회장님 비서실입니다. 강동우씨 회장님께서 부르십니다.
동우 : ?...
S#43. 비서실
윤희 : (수화기 들고)....(동우가 무슨 말인가 하기를 기다리는) 무슨 일이에요
(배실장은 없고 / 그래도 조심스레 속삭인다)
동우 : (F) 모르겠습니다.
윤희 : (동우의 딱딱하고 사무적인 말투에 저도 사무적으로) 지금 빨리 와 주십시오. 끊습니다.
(수화기 내리는데)
S#44. 동우의 사무실
동우 : ..(천천히 수화기 내려놓는데)
사원1 : (옆에 와 있다가) 거의 끝나갑니다. 곧 보고 드리겠습니다.
동우 : (좀 멍하니 사원 보며) 시애틀 쪽 화물이 별루 아냐?
사원1 : 웬걸요, 지난주 실적보다 좋아보이는데요. 오히려 뉴욕이 별루에요.
동우 : (의자에 걸쳐놓았던 상의 집으며) 그래? 팀장님 인상 구겨지겠군. (하며 문으로)
사원1 : (좀 따르듯하며) 그래두 엘에이 쪽이 워낙 쎄서 전체적으루 목표달성은 무난할 듯 싶습니다.
동우 : (나가며) 빨리 정리해. 일일 보고 해야니까.
사원1 : 네, 알겠습니다.
S#45. 사무실 복도
동우 : (사무실에서 나와 서며)...(한동안 섰다가 작심하고 상의 입으면서 걷기 시작한다)
S#46. 비서실
동우 : (들어온다)
윤희 : (회장실에서 빈 찻잔들 거두어 나오다가 보고)....
동우 : ..(눈 맞춘 채) 그냥... 들어가면 됩니까?
윤희 : 실장님 들어가 계세요. 잠깐 기다리세요. (하고 탕비실로 아웃)
동우 : ...(넥타이가 조여드는 듯한 느낌이다. 목 한번 늘여보고 창쪽으로 가는데)
윤희 : (E) 정말... (동우 돌아본다)
윤희 : (탕비실에서 나와서 소근거리는) 아무것두 집히는 거 없..어요?
하는데 배실장 나온다.
윤희 : 이리 오세요. (하고 동우가 다가올때까지 기다렸다가 회장실 문 조금 열고 살짝 들어가.
문은 열려진채)
윤희 : (E) 강동우 대리 왔습니다, 회장님.
회장 : (E) 들여보내요.
윤희 : (나오며) 들어가세요.
동우 : (들어간다)
윤희 : ...(보며)
배 : (E) (내뱉듯) 쥐새끼같은 눔.
윤희 : ? (놀라서 돌아본다)
배 : (잔뜩 쓰여진 종이들 간추리면서) 촌놈이 야심 품으면 더 막무가내라니까.
윤희 : 무슨... 말씀이세요?
배 : 저자식 요새 돌아가신 회장님 큰딸하구 연애중인 거
배 : (E) (이미 멍한 윤희 위에) 서대리 몰라요?
윤희 : .........
배 : (인쇄물에 더 첨부해 써넣으며) 하기야 총각사원치구 사주 딸한테 뽑혀보구 싶잖은 녀석이
몇이나 되겠습니까만은... 못 뽑힌 게 분해서 약아빠진 놈이니 치사한 놈이니 씹어대는 거겠지....
(종이 내밀면서) 이거 16포인트루 깨끗하게 새루 쳐서 이십부만 만들어줘요.
윤희 : (그저 습관적으로 손은 나가면서) 누가요.
배 : ? 에?
윤희 : 누가 뽑혔는데요?
배 : 여태 말하는 거 안듣구 어디 장에 갔다 왔어요?
방금 들어간 녀석이 우리 회사 큰공주한테 뽑혔대요. (말소리 크면 안됩니다. 조심성을 잊지마세요)
윤희 : ....(멍하니 보며)
배 : (출입문으로 가며) 보통내기가 아니래요.
무슨 약을 멕이는지 공주님이 더 등이 달았대요. 정통한 소식통에 의하면. 손 씻으러 갑니다.
윤희 : ....
배 : 서대리 (나가다 되돌아보며)
윤희 : ?.. 네.
배 : 월차 받아서 뭐했어요. 왜 정신을 못차리구 띠잉해.
윤희 : ...(제 자리로)
배 : (나가버리고)
윤희 : ....(제 의자에 앉으며 얼 빠져서 / 시선은 사십오도 각도)
S#47. 회장실
회장 : (뒷짐 지고 창가에서 돌아선 자세) 뭐야?..... 너 뭐라구 했어.
동우 : 생각하시구 싶은대루 생각하시라구 말씀드렸습니다.
회장 : 이 녀석 건방지잖아! 아무리 실질적인 오너 따루있는 회사에 대행 회장이래두
난 회장이구 넌 말단사원야. 너 뭐야!
동우 : 지금 저는 회장님 앞에 말단 사원으루 서있는게 아닙니다.
저와 결혼하겠다는 의사표시를 한 영주 집안을 대표하신 영주 숙부님 앞에 있다구 생각합니다.
회장 : ....(뚫어지게 보면서)
동우 : 영주와 결혼하는 것으로 얻어지는 부차적인 이득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다고 말씀드린다면....
그대루 믿어주시겠습니까?
회장 : (O.L의 기분) 무슨 뜻인가. 결혼하는게 이득 때문은 아니지만
아니라고 해봤자 믿어줄 것도 아니니 맘대루 생각하라는 거야?
동우 : .......(보며)
회장 : 그래?.. 그런거야?
동우 : 이득이 싫을 건 없습니다.
회장 : ....(쏘아보며)
동우 : 그러나 이득이 싫을것 없다는 것과 이득 때문에 결혼한다는 것과는 전혀 다른 의밉니다.
회장 : .....(보며)
동우 : .....(보며)
회장 : 승락한다면..... 할텐가?
동우 : .....
회장 : 대답해.
동우 : ...하겠습니다.
회장 : ...너더러 사표 쓰라면 어떡할래.
동우 : 전 이 회사에 시험쳐서 들어왔습니다. 저는 사원으로서 하등의 하자가 없습니다.
영주와의 문제로 권고 사직을 당할 이유가 없습니다.
회장 : 당돌한 녀석 / 하자가 있든 없든 정리하면 정리되는 거야!
동우 : 그럼, 해고 하십시오. 저는 사표를 쓰라시면 그건 쓸 의사가 없다는 말씀을 드린겁니다.
(전혀 동요없이)
회장 : ....(노려보다가) 영주하구 끊어.
동우 : 그건.. 영주한테 물어보십시오.
회장 : ...(보며)... (천천히 집무 테이블 의자로 가서 앉는다)
동우 : ....(보며)
회장 : (동우 안보는채 좀 바꿔서) 어떤 녀석인가 했지.....
(보며) 결혼은 애정을 바탕으루 비슷한 사람들끼리 하는거야.
동우 : ....(꼼짝도 않고 그저 보며)
회장 : (좀은 달래보고 싶은 /) 내 친구 중에 하나...
자네가 지금 하려구 드는 식에 결혼을 해서.... 사는 사람이 있어.
회장 : (E) (동우 위에) 덕분에 그 친구는 그 친구는 다른 수많은 사람들이 평생을 바쳐두 못얻을 걸
단숨에 거머쥐었지.
회장 : ...그 사람... 나한테 실토한 적이 있어. 꾀 많은 여우가 지름길로 간다구 까불다가
덫에 걸린 꼴이라구. (느리게 일어나며) 자기가 영리해서 뭔가 잡았다고 생각했는데
살다보니까, 결과적으루 자기가 뭔가에 잡힌 거드라구.
동우 : ....(보며)
회장 : (난 화분들 쪽으로 움직이며) 한달에 백만원 벌어다주는 남편들두 대접받구 사는데
처가 사업을 몇배로 키운 자기는 콧방귀 대접이나 받는다구....
한세상 비굴하잖게 살구싶거든... 터두 스스로 닦구, 씨두 스스로 뿌리구, 싹두 스스로 틔워.
그게 나이 먹어서 잘못 살았다는 생각을 안하게 할거야....... (지켜보다가) 가봐.
동우 : (깔끔하게 목례하고 돌아서는데)
회장 : 다른 여자 관계는 없나?
동우 : (돌아본다)..... 없습니다. (침착하게)
회장 : (화분 꽃 따주는)...
동우 : (출입문 쪽으로)
S#48. 비서실
동우 : (나온다)
윤희 : (시선만으로 보는)
동우 : (묵살하고 배부장 쪽으로 목례하고 나간다)
배 : (모르는 척 하고 / 일하며)
윤희 : (따라 나갈 수도 없고 잠시 어째야 좋을지 모르다가 일어나며) 저 세면실 가요.
배 : 어.
윤희 : (나간다)
S#49. 비서실 복도
윤희 : (나와서 보면)
동우 : (이미 승강기 안으로 막 들어가고 있다)
윤희 : (잡으려는듯 몇 걸음 / 하다가 포기하고)
S#50. 회사 복도 / 또는 현관로비 공중전화
윤희 : (전화기 들고있고)
(F) 벨가는 소리 한번에
동우 : (E, F) 네, 미주 수출 영업부 강동우 대립니다.
윤희 : 나야.. (달려들듯)
동우 : (E, F) ..(잠깐 멈칫하는 느낌이었다가) 네, 말씀하십시오.
윤희 : 잠깐만 만나 할 얘기가 있어.....여보세요?
S#51. 동우 사무실
동우 : 무슨 얘깁니까.
윤희 : (E, F) 전화룬 안돼. 만나서 얘기해.
동우 : 퇴근하구 연락드리죠 제가.
S#52. 공중전화
윤희 : 아냐, 지금 만나. 잠깐이면 돼. 시간 좀 내봐.
동우 : (E, F) (아주 작은 소리로) 바빠. 퇴근하구 집으루 가께, 끊어. (탁 끊기는)
윤희 : .....(끊긴 수화기 든채)....
S#53. 동우 사무실
동우 : (책상 서랍에서 담배갑 집어들고 나간다)
S#54. 사무실 밖 복도
동우 : (나오는데)
영주 : (E) 강동우.
동우 : (휙 돌아본다) ?...
영주 : 잠깐 나가 환한 데서 얼굴 좀 보자.
동우 : 나 기생 아냐. (흡연구역 쪽으로 가며)
영주 : 뭐어?... (따라 붙으면서) 너 왜 전화 죽여놨니.
동우 : 안받구 싶으니까.
영주 : 왜 안받구 싶어.
동우 : (멈추며) 여기 회사야. 회사까지 나와서 웃음꺼리 만들어 놀래?
영주 : 너 정말 이럴래?.. 응? (에서)
S#55. 근처 까페
동우 : (안보는채) 바람불면 날아갈까 비오면 무너지까 그런 집에 가 환자 노인들 하구 있으면서
여자 전화 받구 싶어?
영주 : ....(보며)
동우 : 불통지역이기두 하지만 쭉 꺼놨었어. 딴 세상에 사는 영주 전화같은거 받구 싶지 않아서.
영주 : (가여워져서) 첨부터 그렇게 얘기하구 가지 왜애.
동우 : (시선들어 본다)
영주 : 그럼 안 기다렸잖아. 나혼자 펄펄 뛰지두 않구....으응?
동우 : 구질구질한 얘기 듣는 게 취미니? 해줘?
영주 : 아냐 됐어. 커피 마셔 우리.
동우 : 혼자 마시구 가. 나 보고할 서류 챙겨야 해. (일어나려)
영주 : 커피 마시는데 십분두 안 걸려.
(동우 잡으며) 겨우 대리면서 무슨 크은일이라두 하는 것처럼 그러지 마.
동우 : (O.L의 기분으로 영주 팔 탁 뿌리친다)
영주 : ?
동우 : 날갖구 재밌어할 생각하지 마. 큰일만 일 아냐.
영주 : 알았어 그래 잘못했어.
동우 : (일어난다)
영주 : (따라 일어나며) 퇴근하구 만나 그럼.
동우 : 안돼. 볼일있어.
영주 : 무슨 볼일?
동우 : ...(그냥 나가고)
영주 : (따르며) 무슨 볼이일. (에서)
S#56. 비서실
윤희 : (컴퓨터 치고 있는데 자꾸만 잘못 쳐진다 / 수정하고 또 치고 수정하고 또 치고 하다가
두손 이마 감싸듯 하면서)...(배부장은 없다 / 일어나 탕비실로)
S#57. 탕비실
윤희 : (들어와서 냉장고 문 열고 생수병 꺼내 컵에 물 따르는데 잘게 떨리는 손...
입 꽉 다물면서 안 떨려하며 물 벌컥벌컥 마시는)...
S#58. 눈 지그시 감고 있는 자동차 안의 노회장
S#59. 한여사의 성북동 집 앞에 멎는 자동차
기사 : (재게 내려 회장에게 문 열어주고 곧장 대문으로 / 벨 누르고 / ...잠깐 있다가)
여자 : (F) 누구세요오.
기사 : 회장님 오셨습니다아.
여자 : (F) 아이구머니나 예에. (대문 열리는)
회장 : (대문 앞에 서 있다가 들어간다)
S#60. 마당
회장 : (걸어 들어온다)..
정원사 : (마당 치우고 있다가 내달아 오면서) 아이구 회장님 오셨습니까아. (허리 굽혀서 / 노인)
회장 : 예에 무고 하시지요.
정원 : 예에 염려해 주시는 덕분에 그저... (스쳐지나는 회장 우러르며)
S#61. 성북동 거실
여자 : (4, 5십대 / 휠체어에 앉아있는 노인에게 / 큰소리로 /) 작은 아드님 오셨어요
작은 아드님요. 할머니이.
노인 : (그저 멍하니 보는)...
여자 : 회장님 오셨다구요오오. (하다가) 에이구 내가 말을 말어야지. (하는데)
한여사 : (안방에서 머리 만지며 나와 머리 만지며 현관 쪽으로 움직이며) 그냥 가만히 있어요. (하는데)
회장 : (들어온다)
한 : (예의 바르게) 어서 오세요 서방님.
회장 : 안녕하십니까.
한 : ...(올라서는 것 기다렸다가 어머니 쪽으로 가는 회장에게) 세시에 오신다드니 어떻게..
회장 : 점심이 빨리 끝났어요...(하고는 노인 휠체어 앞에 가서 허리 구부리고) 저 왔습니다 어머니이.
노인 : (멍하니 올려다보는)
회장 : 태섭이 왔어요. 안녕하셨어요?
노인 : (찡그리고 한여사 돌아본다, 응원 요청하듯)
한 : 영국이 작은 아버지에요 어머니. 어머니 아시지요?
노인 : (개미 소리) 알지 그럼.
한 : (반가와서) 그럼요 아시지요. 어머님 다 아세요.
회장 : 그동안 편안하셨어요? (무릎 꺾고 노모 손 만지면서)
노인 : ....(빠안히 보는)
회장 : 잘 지내셨지요?
노인 : 에에에에미야.
한 : 예에 어머니. (허리 굽혀서)
노인 : 이.. 이 사람이 얘가 은제 이렇게 늙었어어..
회장 : 흠흠흠흠 (조금 소리내어 웃으며) 세월가는데 안늙을재간 있나요 어머니.
노인 : (며느리 돌아본다).... 얘애.
한 : 네에..
노인 : 최기사 쌀 좀 한 가마 실어줘라. 먹구 살기가 힘들지이?
여자 : (떨어져 서있다가 에이그으하는 얼굴로 주방으로 들어가고)
회장 : 예에 ..힘듭니다아. 허허허허 (하며 노모 올려다 보는)....
S#62. 시간 경과 / 같은 거실
한 : (인삼차 내면서)...
회장 : 보일라는 잘 고쳐졌어요?
저쪽에 노모는 그대로 앉혀져 있는채
한 : 아이구 참. 예에, 잘 돌아요 이제...인사두 못했네요.
회장 : (노모 돌아보며) 특별히 더 나빠지시거나
한 : 그렇진 않으세요. (같이 돌아보았다가 고개 되돌리며) 식사두 잘 하시는 편이구요..(회장 찻잔 들고)
그저께 동서 다녀갔는데... 그 디스크때매 걱정이드군요 정말.
회장 : 뭐 평생 그 사람 아프다 소리 안하면 뭐가 빠진 거 같이 살구 있으니까요 흠흠..
(마시고 안 보는채) 영주 영은이... 새해 인사는 다녀 갔나요?
한 : (끄덕이며) 다녀갔어요.
회장 : 좀... 놀다 가든가요?
한 : 잠깐... (시선 내려 찻잔 올리며) 차 한잔 마시구.. 이내 갔어요.
즈들두 편칠 않구... 저두 또 그렇구요...
회장 : ....(그냥 차 마시는)....
한 : ..(마시는)....
회장 : 영주.... 결혼하게 될 거 같습니다 형수님.
한 : ...그래요? (에서)
S#63. 시내 야경
S#64. 어느 특급호텔 전경 (밤)
S#65. 호텔 객실 승강기 앞
승강기가 열리면서 영주 손 잡은 동우 / 마치 화난 사람 처럼 영주 잡아 끌고 객실 복도 쪽으로.
S#66. 객실 복도
동우 : (영주 손 잡아 끌듯이 하고 아주 빠른 걸음으로 복도 걸어와 한 방 앞에 멈춰선다 /
키이 카드 넣어 문 밀어놓고)....(잠깐 눈감았다 뜨며) 아직 안 늦었어. 싫으면 싫다 그래.
(안보는채 시선 바닥으로 꽂고)
영주 : ....(보며)
동우 : 싫으면 싫다 (하는데)
영주 : (O.L으로 동우 입에 제 입 대면서 엉겨 붙는다)
동우 : (영주 안은채 격한 입맞춤 하면서)
방으로 들어가는 두 사람
S#67. 객실 안
서로 잡아먹을 듯 격렬하게 달라붙으며 서로가 서로의 옷을 헤집으며 침대 쪽으로 움직이는데서
S#68. 윤희의 동네 불빛들
S#69. 윤희네 거실
조모 : (상 펴고 행주질하고)
지숙 : (쟁반에 음식 갖고 나와 차리기 시작하면서 쭝얼쭝얼)
와서 밥먹을 사람 아니라니까 괘앤히 밥맛만 없게 만들어.
조모 : 그러게 말이다.
지숙 : 뭐어 / 할머니한테 하는 소린데.
조모 : 그러게 말야. 윤희야 밥먹자. 강서방 기다리다 할미 초상 치르겠어어.
S#70. 윤희의 방
윤희 : (혜림 레고 쌓고 있는거 하염없이 보고 있다가) 네에... 잡수세요오.....
지숙 : 안 나올 거야?
윤희 : (혜림 머리 만지며) 엄마 밥먹구 들어오께.
혜림 : ....
윤희 : (일어난다)
S#71. 마루
윤희 : (나온다)
조모 : 아홉시야. (나오는 윤희에게) 이 시간까지 저녁 안 먹구 있을 리가 읍다. 먹어두자구, 앉어 어이.
윤희 : 네. (앉으며 수저 든다)...
지숙 : 온다 그러긴 틀림없이 온다 그런 거야?
윤희 : (잠깐 보고) ..응.
지숙 : 무슨 맘 먹구?
조모 : 밥이나 먹어어.....
먹는 지숙과 조모
윤희 : (내색 않으려고 어거지로 입에 맨 밥 구겨 넣으며)...(맨밥인채로 씹어 넘기고)....
(또 맨밥 푹 떠서 입에 넣고 씹는데)
지숙 : ....(보다가) 반찬 안먹어?...
윤희 : ?
지숙 : 무슨 밥을 그렇게 먹어? 이상해 죽겠네 진짜아?
윤희 : (정신차리고 웃는다) 이상할 거 없어. 뭣 좀 생각하느라구 잠깐 그랬어.
(하고 머리만 잘라 놓은 김장김치 손으로 집으며) 시끄러워 죽겠어 정말 너.
(하고 공중에 띄워 씹어 들이면서 울듯한 웃는 얼굴)...... (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