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제가 쓴 <벌초는 작전처럼> 합평회에서 예취기가 맞나, 예초기가 맞나 하는 얘기가 있어 자료를 찾아봤습니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정의하고 있는 것을 보면
예취기는 (1) 刈取機 「명」『농』 곡식이나 풀 따위를 베는 기계.
(2) 刈取期 「명」곡식이나 풀 따위를 베는 시기. 로 되어 있고,
예초기라는 말은 없습니다. 사전적으로는 분명 '예취기'가 맞습니다.
그런데 어째서 예취기보다 예초기가 일반화된 것일까?
처음 이 기계가 나올 때 예취기로 쓰였으나, 일반에 대량 보급되는 과정에서
의미상 '풀을 베는 기계'니까 쉽게 '풀 초(草)'를 떠올리게 되었고, 또 발음상 '초'가 '취'보다 쉬워
'예초기'라 부르게 된 것 같습니다.
국어사전의 정의와는 상관 없이 문학작품에서는 보편적으로 쓰이는 '예초기'를 써도 무방하다 여겨집니다.
첫댓글 박선생님, 모습이 대장 같습니다. 보기가 좋습니다. 핵가족화, 개인화 되어가는 사회현실에서 모여 하는 벌초는 가족공동체 유지에 큰 역할을 한다고 생각됩니다. 즐거운 추석 되십시오!
예취기(刈取機)란 말의 어원에 대해서 이해가 가는군요. '베어서 취한다'는 의미, 그러니까 '베어서 거두어 들인다'는 뜻이로군요. 예취기는 풀이나 곡식을 베는 기계의 통칭이라고 할 수 있겠고, 요즘 벌초에 쓰이는 기계는 풀을 '베어서 버리는'용도로 쓰이니 '예초기'라는 말을 새로 만들어도 괜찮을 것 같군요. 의문을 풀어주어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