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제법 오래된 동력분무기가 있다.
가뭄타령만 하고 있을 수 없어서 어제 저거슬 끄집어내서 연결했다.
도롱테에 감긴 호스까지 연결하고 스위치를 눌렀는디
물이 안나온다.
여기저기 찾아봤더니 동력분무기 밑에서 치익 하고 물이 새고 있다.
허 참...
겨울에 물이 들어있다가 동파된 게 분명허다.
어제 저녁 일곱시.
할 수 있나...뜯어가지고 부랴부랴 서강종합기계로 달려갔다.
"동파된 모양인데요. 부품이 맞을랑가 찾아볼게요."
세가지 회사 거를 다 들이대봐도 맞는게 없다.
"조끔씩 틀린디요?"
호환성있게 만들어두면 어디 덧나나?
부품은 2-3일 지나야 교체가 가능하단다.
"용접을 해가꼬 쓰는 사람도 있든디요."
"주물인데?"
"마침 주물용접봉이 있으니 한번 해보세요."
한시간이나 기달렸다가 결국 용접봉 하나 들고 돌아왔다.
늦은 저녁을 먹었다.
오늘아침...
분무기를 모두 뜯어냈다.
하~
여기가 금이가서 새는 거구나.
안되면 부품 교체하는 것이고 용접이라도 해봐야겠다.
어제 저녁 집으로 돌아오면서 용접하는 친구에게 전화를 했다.
"주물용접할라믄..산소 없재? 그라믄 토오치라도 써서 달궈야지.
먼저 가열한 다음 용접을 하고 용접한 뒤에도 다시 가열하면서 작은 망치로 똥 똥 똥 하고
두들겨줘야 돼."
"왜?"
"잔류응력이 남아 있거덩. 그거슬 분산시켜주는 거거등."
금이 간 부위를 그라인더로 갈았다.
그리고 토오치로 가열하기 시작했다.
아참...가열과 용접전에는 반드시 고무패킹을 모두 빼내야 한다.
오른쪽 원으로 보이는 두 개가 패킹인데 4-5개가 포개져 있다.
가열하고 주물용접봉으로 때웠다.
그리고 그라인더로 갈아냈다.
아빠 덥다고 이찬 선수 물 한 잔 가져다 주고 돌아간다.
그리스에 윤활방청유까지 동원해서 닦고 조이고 기름을 쳤다.
이제 본체에다가 다시 조립하면 된다.
실린더에 조립하는 과정에서 하도 안들어가길래
긴 볼트너트를 써서 끼워넣었다.
그리고 다시 설치하고...
전기스위치를 넣었다.
그리고 얼른 마당을 가로질러 밭으로 가서 물이 나오는지 확인.
어? 안나온다. 왜그러지?
아무리 주물러 봐도 모르겠다.
다시 서강으로 전화.
"물 유입되는 데 있죠? 그걸 풀고요. 패트병에 물담아서 그 구멍에 부어보세요."
가르쳐준 대로 했더니...
후루룩후루룩 물을 빨아당기면서 압이 차기 시작한다.
됐다..
칫칫칫칫...하면서 물이 나오기 시작한다.
동력분무기가 살아났다.
니가 고생 좀 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