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선진국에서 7억 조금 넘는 인구가 뿜어내는 이산화탄소 때문에 지구가 달구어져 몸살을 앓고 있는데, 거기에 중국, 인도, 브라질, 러시아의 인구 27억 명이 합세하여 에너지를 태워 없앤다면 인류의 미래는 캄캄하다. 이산화탄소가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두 배 내지 세 배는 늘어나게 생겼다. 경제성장을 하고 있는 나라가 비단 이 브릭스(BRICs) 4개국 뿐인가? 선진국들은 인건비가 싼 동남아시아의 나라들(베트남,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태국)로 굴뚝산업을 이전해서 청정지역에서도 이산화탄소를 내뿜는다.
중국과 인도에서의 석유소비가 증가하여 원유 가격이 급등하자 미국은 당장 그동안 지하에 보관해 두었던 석탄을 다시 캐서 사용하기 시작했다. 석유 매장량은 60년 정도 남았고 석탄 매장량은 무려 240년이나 남았다. 인간들이 더 많이 갖고, 더 많이 쓰고 싶은 욕심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200년 동안 지구 대기는 계속 뜨거워질 것이다. 미국은 현재 100여 개의 석탄 화력발전소를 다시 지을 계획도 가지고 있다.
석유보다 석탄이 이산화탄소와 이산화황 방출량이 훨씬 많음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이산화탄소의 방출량이 많아지면 지구온난화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고, 중국이나 러시아, 브라질도 막대한 양의 석탄 매장량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석탄 사용량은 점점 증가하게 될 것이다.
지금 인류가 처한 상황을 차분히, 그러나 극도의 긴장을 가지고 판단해 보자!
앞으로 10년 후에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한계치인 400ppm을 넘을 것이며, 이로 인해 지구에 들어오는 열을 차단해 주는 북극과 남극의 빙하가 녹아 사라져 지구는 돋보기 안에 갇힌 신세가 되고, 녹은 빙하는 해수면 상승으로 이어져 각종 해일, 태풍을 일으킬 것이다.
사람들은 나에게 “신부님! 너무 겁을 주시는 게 아닙니까?” 하고 따지기도 한다. 나 역시 이 아름다운 별, 지구에서 사람들이 서로 사랑하고 즐겁고 행복하게 살기를 바란다. 이제 사람들은 먹고 마시고 장가들다가 마지막 날을 맞이한 노아의 홍수를 생각해야 한다. 지구 역사를 돌이켜보면 지구는 공룡이 한순간에 사라진 중생대 멸종을 포함해서 다섯 번의 대멸종을 겪었고 신생대 마지막 시기에 해당하는 2008년 지금, 여섯 번째 대멸종의 징조들이 지구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교회가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해야 할 때다. 교회가 세상을 구해야 할 때가 왔다. 주님께서는 ‘소금이 짠맛을 잃으면 길거리에 버려져 사람들에게 짓밟힐 따름’이라 말씀하셨다. 1789년 프랑스혁명 때 한파로 굶주림에 시달리는 백성을 외면하고 귀족과 왕궁과 어울렸던 교회와 사제들은 소금 짓밟히듯 짓밟혔다. 2008년 평화의 날, 교황님께서 담화문을 통해 지구마을의 생태계 파괴에 대해서 많은 우려를 표명했듯이, 환경의 문제는 극소수 환경 운동가들의 문제가 아니고 시대의 징표를 읽어야 하는 교회의 문제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우리 인간들이 이 위기를 벗어날 수 있을까?
답은,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한다. 성경 표현을 빌리자면 “늘 깨어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