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잎이 다 말라버렸는데 수정이 되겠습니까. 올해 과수농사는 아무래도 접어야 할 것 같습니다.”
지난 4월 말 갑작스러운 이상기온으로 늦서리가 발생, 농가 피해가 전국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경기도의 경우 안성과 가평에서 모두 548㏊에 냉해 피해가 발생했다. 경기도와 안성시 등에 따르면 4월28일 지역 기온이 아침 최저 영하 3℃를 기록하면서 서운·일죽·미양·대덕 주변 농경지에, 가평 상·하·북면과 가평읍지역 일대에 늦서리가 내렸다. 이에 따라 안성지역 농경지 350㏊, 353농가의 포도와 배 등에서, 가평은 198㏊, 249가구의 사과와 포도에서 냉해가 발생했다. 품목별로는 배 피해면적이 250㏊로 가장 많았고 포도 193㏊, 사과 55㏊, 복숭아 및 기타 50㏊ 등이다.
특히 이 가운데 포도는 새순이 서리를 맞아 까맣게 변해 올해 수확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또 배의 경우 과실 수정이 형성된 부분에 하얀 반점이 발생하는 피해가 나타나고 있으나 정확한 피해 확인은 5월 말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여 피해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서운면 현매리에서 배와 포도 농장 1만3,200여㎡(4,000평)를 운영하는 이제상씨(66)는 “25년간 농사를 지어왔으나 서리 피해를 입기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더욱이 포도는 잎이 말라붙어 3년 후에나 수확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데다 농작물재해보험에도 가입하지 않아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라며 망연자실했다.
경북 북부 산간지역도 지난달 25일과 28일 내린 늦서리로 인한 농작물 피해가 크다.
의성군 점곡면 송내리에서 3만3,000㎡(1만여평) 규모의 사과농사를 짓고 있는 신제원씨(51)는 “지난달 말께 날씨 느낌이 이상해 아침 일찍 사과 밭에 나와보니 눈이 온 것처럼 서리가 하얗게 내려 있었다”며 “매개충인 벌도 날아오지 않아 그나마 일부 성한 꽃도 수정작업이 불가능하다”고 하소연했다.
점곡면과 산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안동시 길안면 일대 사과 밭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현하1리에서 1만3,200㎡(4,000여평) 규모의 사과농사를 짓고 있는 정현수씨(59)는 “추후 결실 상황을 봐야 서리 피해 정도를 정확히 알 수 있지만 물이 얼 정도로 서리가 왔는데 좋은 결실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2005년에도 서리 피해를 크게 입었던 그는 “농작물재해보험을 올해는 절반밖에 넣지 못했는데, 주변 대부분의 농가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면서 “특약사항인 서리 피해의 경우 지역이 서리 상습피해지역이라는 이유로 보험료율이 높아 농가로선 이래저래 고민”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말 잇달아 내린 서리로 경북 북부 산간지역은 사과는 물론 정식을 한 고추·감자 등이 큰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경북도에 따르면 두차례의 서리로 안동시 660㏊, 봉화군 550㏊, 상주시 470㏊, 문경시와 영주시, 영양군이 각각 300㏊ 안팎, 의성군이 200㏊에 달하는 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충북의 경우도 갓 못자리한 모와 수분·수정 단계인 사과·배, 일찍 정식한 고추 등 주요 작물의 피해가 일부 나타났다. 하지만 육안으로 피해가 확인되는 일부 노지고추를 제외하곤 피해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기엔 다소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반응이다.
전일동 충북원예농협 영농지도과장은 “사과의 경우 제천시 대부분의 지역과 충주시 수안보·산척·동량, 보은군 회인·속리산 인근에서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지만, 그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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