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는 더 이상, 철저한 방역과 백신 예방접종으로 확진자 수를 늘리지 못했다. 마스크 착용 의무가 단계적으로 완화되고 있다. 마스크 없는 외출도 이제는 낯설지 않던 코로나 이전으로 찬찬히 되돌아가고 있다. 코로나가 우리 생활 속에 파고들어 일상을 깨뜨릴 때, 코로나를 주제로 쓴 엔솔로지 청소년 소설집이 나왔다. 우리가 한 번쯤 겪었을 수도, 들었을 수도 있었을 이야기들이라 크게 공감이 갔다.
코로나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살아왔을까를 돌아볼 수 있는 청소년 소설책이다. 내용이 좋아서 그 후속작까지 나왔을 정도의 베스트셀러다. 자타공인 글 잘 쓰기로 유명한 세 명의 작가들이 만났다. (정명섭, 김소연, 윤혜숙)
격리된 아이 – 정명섭 작가님 미국에서 코로나가 급증해 위험해지자 한국으로 엄마보다 먼저 도피한 도환은 새 입주 아파트에 살인사건이 있었고, 아직 범인이 잡히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아직 입주가 덜 되어 몇 집만 거주하는 아파트로 향한다.
누군가 위험한 인물이 자신의 주변에 있다는 두려움으로 자가격리 대상이 된다. 어디에도 갈 수 없고, 사람을 만날 수도 없는 도환은 자신을 옥죄는 현실이 두렵기만 하다. 결국, 사회적 동물인 인간이 소통의 부재로 자가격리 그 자체가 갖는 상징성이 가장 큰 두려움의 존재라는 것을 알게 해 준다.
거짓말 – 김소연 작가님
성민은 코로나 확진 진단을 받는다.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 동선 파악은 3일 전부터 그 대상이 된다. 학원, 백화점, 공원 산책, 빵집, 창덕궁, 한정식당, 백화점, 예술의 전당 등 이 모든 곳을 폐쇄 조치하고 방역과 접촉자 확인을 해야 하는데 모두 거짓말이라고 판명 난다.
휴대전화를 추적하면 어디에 갔고, 무얼 결재했고, 누굴 만났는지 모두 알 수 있다는 것이 무섭다. 부모의 이혼 후, 성민은 혼자 살고 있다. 그는 정체불명 단체의 회원이다. 그들의 행적을 감추기 위해 확진자 동선 파악 시뮬레이션을 당했다. 결국은 조직을 위해 개인의 희생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단체에 반발하여 거짓말을 하지 않고 사실대로 말하기로 결심한다.
개인의 인격이 존중받아야 하고, 자기의 소중함을 스스로 판단할 수 있어야 된다는 생각에서 주인공의 판단에 응원하는 마음이 들었다.
마스크 한 장 – 윤혜숙 작가님
형을 따라 택배 회사에 까대기 아르바이트하러 간다. 마스크가 없다는 이유로 일을 못 하게 되어 마스크를 사야 한다. 사적 구입은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약국에 줄을 서서 마스크를 산다. 휴대전화는 빌려도 마스크는 빌릴 수 없는 생존필수품이다. 할머니와 형과 어렵게 살아간다. 마스크를 구하기 어렵다. 고등학생이라 신분 확인이 안 되어 애써 줄을 섰건만 마스크를 살 수 없다.
오픈 채팅방에서 마스크를 할인판매 한다는 말을 믿고 친구에게 돈을 빌려 마스크를 구매하지만 사기로 판명 난다. 아르바이트하려면 마스크가 있어야 하는데 헌혈하면 마스크를 준다는 말에 헌혈한다. 그러나 마스크가 떨어졌다고 한다. 버스에서 할머니가 흘린 마스크를 줍게 된다. 마스크 한 장이 목숨처럼 귀해지는 순간이다. 마스크 한 장을 구하기 위해 주인공이 동동거리는 모습과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안타까웠다.
코로나 바이러스에 확진되어 자가격리를 했거나 자가격리가 되었다는 지인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을 것이다. 동선 파악에 대한 이야기나 공적 마스크를 사기 위한 줄 서기, 마스크 판매로 사기행각이 실제로 벌어지기도 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들의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었던 이야기들이 ‘우리 학교’라는 출판사에서 학생들도 읽을 수 있도록 청소년 소설로 탄생했다. 너무 공감 가서 마치 내 이야기인 것처럼, 친숙하고, 알 것 같은 내용이다.
172p의 얇은 책이라 한자리에서 끝까지 읽으면서도 일상이 소설로 보인다. 주인공들이 고등학생이라 휴대전화의 카톡 화면처럼 대화 부분이 인쇄되어 있어서 친숙한 책 읽기였다.
책은 시대에 맞는 내용 덕분인지 『격리된 아이, 그 후』도 2022년에 발행되었다. (윤혜숙, 정명섭, 정연철 저) ‘우리 학교 소설 읽는 시간’이라는 말도 ‘청소년 독자를 사로잡은 베스트셀러 『격리된 아이』 그 후의 이야기’라는 띠지에서도 이 책의 중요성을 증명해 준다.
현실의 시대상과 그 시간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심리는 그 사회를 기록하는 것이어서 하나의 역사를 기억하는 요소가 될 것이다. 코로나 시대에 우리는 그렇게 살았다고 적혀있다.
첫댓글 좋은 책 소개 고마워요.
세 사람의 작품을 잘 정리해 놓아서 좋았어요.
어느 시대, 어떤환경에서도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기에 우리는 희망을 읽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잘 감상했어요.
작가는 그 사회상을 반영한 글을 써야 한다는 말을 생각하게 했습니다. 회장님께서도 그런 동시와 동화를 써 주시는 분이라 책을 읽으면서 회장님 생각도 났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