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국민학교(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직전 이승만 대통령 시절에 대해 기억나는 것은 아버지가 혼자서 운영하던 작은 병원이 대로변에 있었다는 것과 아래 내용들 뿐이다.
여자 아이들이 고무줄 놀이를 할 때 부르던 "무찌르자 공산당 ..." 으로 시작되는 노래./ 미국과 한국의 국기와 함께 두 손이 악수하는 그림이 있던 원조 밀가루 포대./ 소달구지가 다니던 길에서 고등학생들의 데모 행진을 보다가 최루탄 가스 때문에 울면서 집에 갔던 것. / 동아일보의 ‘민주혁명의 기록’ 화보집(안방에 있었다)에서 최루탄이 눈에 박힌채 물에 떠 있던 김주열의 사진.
내 머리 속에서 이승만은 그저 6.25 전쟁이 났을 때 한강다리 폭파시키고 먼저 도망간 자,데모 학생들을 학살한 독재자, 대통령을 계속 하려고 부정선거를 저지른 자, 원조밀가루 포대들을 나눠준 자, 정도로만 남아 있었다. 이승만을 친일 매국노, 미제의 꼭두각시, 남북 분단의 원흉 등으로 욕하는 것도 수없이 들으며 자라왔다.
하지만 최근에 영화 ‘건국전쟁’을 보고나서 ‘그게 아니었나?’ 하는 생각에 ‘KBS 한국사전-이승만’(1,2부)을 비롯하여 여러 자료들을 찾아 보았다. 이때 ‘….라고 하더라’ 는 식의 얘기들은 fact 가 아니므로 무시하고 fact 만을 근거로 취합하여보니, 나는 완전히 파벌 정치의 호구였다.
이승만이 무오무류한 대통령은 물론 결코 아니었으나 내가 지금까지 이승만에 대하여 갖고 있었던 생각은 편향적인 생각이었음을 고백한다. 그래서 이 영화를 적극 추천한다. [ 영화 속 에서 이승만이 국가 예산의 20% 정도를 교육사업에 사용하였고 문맹률을 크게 낮추었다는 내용이 나와 놀랬는데 찾아보니 “국방비가 엄청난 전시에도 문교부예산을 20%로 유지, ’초등교육6개년계획‘을 실시하여 학교수 2,834에서 4620개교로 급증하고, 취학율 95.2% 학생수 360여만명을 기록, 의무교육이 확립된다”는 기사를 찾을 수 있었다.]
아래 지도에서 붉은색으로 표시된 공산주의국가들의 상황을 보자. 대한민국이 붉게 물들지 않게 된 공로 만큼은 이승만 대통령에게 돌아가야 한다. 이승만 덕분에 이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다는 것에 감사한다. 아울러 우리가 잘못 알았던 이승만에 대해 fact를 깨닫게 해준 감독님에게도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