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에 찬바람이 불었다. 오늘이 2015학년 수능시험이 있는 날이라서 그런지 매스콤에서는 15년만에 찾아온 입시 한파라고 한다. 오늘 이천호국원에 가기위해 오전 9시에 집을 나섰다. 마을버스를 타고 다시 동서울로 가는 시내버스를 환승하여 터미널에 도착했다. 매표소에서 일죽으로 가는 시외버스를 예매하여 버스에 올랐다. 버스는 터미널을 빠져나와 도심지 외곽으로 가기위해 잠실대교 위를 달렸다. 한강은 찬바람에 밀려 울렁거렸다. 노랗게 물들었던 은행잎은 바람에 얻어 맞고 땅으로 내려왔는지 알 수 없지만 앙상한 나뭇가지만 바람에 흔들거린다. 도심을 빠져나와 일죽을 향하여 달렸다. 들판에 곡식도 곳간으로 갔는지 텅비었다. 일죽에 도착하여 호국원으로 가는 셔틀버스를 기다렸다. 시계를 보니 1시간이나 기다려야 했다. 마음이 조급해졌다. 빨리 찾아뵈어야 하는데.....
22년 5개월10일만에 재회하여 신방을 차린 아버지와 어머니 지난밤 무슨 이야기를 나누었을까? 궁금하여 마음이 조급해졌다. 조급해진 마음을 달랠수없어 택시를 탔다. 10분도 되지 않는 거리라 긴 호흡 몇번 하는 순간 택시는 호국원에 내려 놓고 가버렸다. 꽃바구니를 들고 아버지와 어머니 계시는 곳을 걸어갔다. 늦가을 아니 초겨울이라 소나무와 몇몇 나무를 제외하고는 단풍의 멋은 사라지고 딱딱한 모습으로 바람에 밀려 뒹굴고 있고, 간혹 검은 상복을 입은 사람들이 줄이지어 차에 내려 움직이고 있다. 아버지와 어머니께서 함께 재회하신 신방을 찾아갔다. 신방을 열고 축하의 꽃바구니를 놓고 기도 했다. 눈물이 나오기도 하고 왠지 기쁨보다 묻고 싶은 말이 앞서 하늘을 한참 쳐다보았다. 하늘은 무척이나 파랗다. 불효자식인 어린 나를 키워주신 아바지 어머니 였는데..... 난 아무것도 해 주지 못했다. 차가운 바닥에 힘없이 주저 앉았다. 추위도 잊었다. 눈물이 볼을 타고 내렸다. 한마디로 맨붕이 된 느낌이었다. 아무 말도 못한체 다시 찾아 오겠다는 인사를 하고 돌아왔다. 2014.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