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강석근 목사님 조사 (2011. 10. 3 발인예배)
오○○
사랑하는 고 강석근 목사님!
어찌 저희들에게 단 한 말씀도 아니 하시고 그렇게 급히 떠나셨습니까? 너무도 갑작스런 비보(悲報)라 억장이 무너지고, 하늘이 무너지는 슬픔을 주체할 수 없습니다. 한 순간에 영적인 어버이를 잃은 저희 교인들의 비통한 심정을 어느 말로 다 형언할 수 있겠습니까?
새벽기도를 은혜롭게 잘 인도하고 교인들을 위해 열정적으로 기도하시는 목사님의 음성이 아직도 귀에 낭랑히 들려오는 것 같은데, 웬 청천벽력 같은 일입니까?
2011년 10월 1일 평소 그렇게 건강하신 목사님께서 위독하시다는 전갈을 오전 10시에 받아 믿기지 않고 어안이 벙벙했는데, 이어 10시 50분쯤 소천하셨다는 말을 듣고 눈앞이 캄캄해지고, 나도 모르게 목사님을 부르며 통곡이 쏟아지고 말았습니다.
평소 존경해 모셨던 목사님!
어찌 이리도 다급히 가셨습니까? 그렇게 가셔야할 만한 무슨 이유라도 있으셨습니까?
지난날을 조용히 돌이켜 봅니다.
교회 어느 한 곳인들 목사님의 정성이 담기지 아니한 곳이 있고, 어느 한 분인들 목사님의 사랑을 받지 않은 성도가 있을까요? 온 힘을 다 쏟아서 교회를 섬기시고, 자신의 몸처럼 성도들을 아끼고 사랑하셨던 분이었습니다.
이러한 섬김과 사랑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1996년 3월 16일 창립 예배와 그 다음날 주일을 맞아 전주시 서신동 대명 아파트 상가 2층에서 전주혜성교회 이름으로 가족과 어린이를 모두 합하여 10여 명이 모여 하나님께 첫 예배를 드릴 때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한 결 같이 교회와 성도들을 사랑하고 아끼셨습니다.
불과 3년만인 1999년에는 당시 재적교인 150명이 넘어 현재의 성전을 건축하기 시작했습니다. 성전 건축이 시작되면서부터 교인이 줄기 시작하여 건축이 완공 됐을 때에는 불과 20여명 밖에 남지 않자 목사님은 모두 목사님 자신의 기도가 부족한 탓이라며 밤잠을 편히 주무시지도 못하시고 깜깜한 성전에서 피땀흘리며 기도하시던 그 모습이 지금도 눈앞에 선합니다.
사랑을 쏟았던 성도들이 교회를 떠나는 어려움을 겪을 때도,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때도,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목사님께서는 성도들에게 늘 웃음 띤 밝고 인자한 모습으로 따뜻하고 다정하게 대해 주셨고, 교인들의 작은 봉사의 손길 앞에서도 “감사해요.”란 말씀과 함께 환한 미소로 격려해주셨습니다.
부끄러운 말입니다만 교회의 재정이 늘 여유롭지 못해 목사님 사례비도 제 때에 드리지 못함은 물론, 한 번에 드려야할 것을 여러 차례 나누어 드릴 때도 있었는데도 거기엔 조금도 개의치 않으셨습니다. 그리고 “땅 끝까지 복음을 전파하라”는 주님의 말씀을 이루기 위해 개척하신 1996년부터 해외선교를 시작하여 중국 단기선교를 수차례 다녀오셨고 2010년도에는 미얀마, 2011년 인도 단기선교를 다녀오셨으며 인도, 미안마, 탄자니아, 북한 등 4개국의 선교지원을 해오셨습니다. 저희들에게 선교의 사명을 일깨우기 위해 열정을 다해 설교해주시고, 열정을 다해 기도하시며 실천하셨습니다.
그것뿐이 아닙니다. 노인복지시설, 장애인, 재활원, 자립원 등을 방문하여 사랑을 나누어주셨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교인들을 찾아다니시며 돕고 격려하는데 온 힘을 쏟으셨습니다. 더욱이 가슴 아프게 느껴진 것은 목사님이 교회의 재정을 생각한 나머지 박봉을 털어 도울 때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도 한 말씀 아니 하시고 당연히 해야할 일이라 여기시는 믿음과 인품, 이런 말을 어찌 다 일일이 짤막한 시간에 열거하겠습니까?
목사님께서는 이같이 하나님을 진정으로 기쁘시게 해드리고 교인들에게 사랑을 다 쏟아주신 주님의 참된 종, 참된 목자이셨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그 분의 열정적으로 기도하시던 목소리, 땀을 비오듯 쏟으시며 온 힘을 다해 설교하시던 모습, 우렁찬 찬양 소리, 예배 후 교회 입구에서 밝고 환한 미소로 성도들에게 다정하게 인사하시던 모습을 이제 뵐 수 없다니......
교회 어느 곳에선가 환한 미소와 함께 불쑥 그 분의 모습이 나타날 것도 같은데, 이제는 그 어디에서도 그 분을 다시 볼 수 없다니 복받쳐 오르는 슬픔을 주체할 수 없습니다.
존경하는 고 강석근 목사님!
인간 세상에서는 영원한 작별이라고 하지만 천국에서 다시 만날 그 날을 생각하면서 목사님을 잃은 슬픈 마음을 가다듬어 봅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천사의 영접을 받으며 홍보석, 청보석, 비취옥 등 각양 보석이 깔린 황금 길을 밟으며 주님 곁으로 가시는 모습을 상상해 보면서 이제 눈물을 거두고자 합니다.
아무쪼록 이 땅에서 이루지 못하신 교회의 모든 일과 사랑하는 가족들을 다 저희들에게 맡기시고 편안한 마음으로 걱정 근심 없는 그 곳에서 그간 누리시지 못한 영광을 영원히 누리소서. 천국에서 주님의 사랑의 품에 안겨 넘치는 평화와 기쁨을 풍성히 맞이하소서.
주후 2011년 10월 3일
전주혜성교회 교인대표 집사 오○○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