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LPGA 투어 메이저 우승자 최나연과 유선영.]
지난 주 LPGA 투어 시즌 세 번째 메이저 대회인 US여자오픈이 막을 내렸다. 상반기 대회 일정이 끝난 LPGA 투어는 2주간의 휴식 기간을 가진 뒤 에비앙 마스터스로 재개된다. 올 시즌 상반기 가장 많은 화제를 모았던 이슈들을 짚어봤다.
청야니, 무서웠던 기세 어디로?
세계랭킹 1위 청야니(대만)는 시즌 초반 독주했다. 2월에 열린 혼다 LPGA 타일랜드 우승을 시작으로 RR 도넬리 LPGA 파운더스 컵과 기아 클래식에서 2주 연속 우승을 기록하는 등 '골프 여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누구도 올 시즌 청야니의 상승세가 꺾일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점차 우승권에서 멀어지기 시작하더니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인 웨그먼스 LPGA 챔피언십에선 공동 59위라는 충격적인 성적을 냈다. 2주 뒤 열린 아칸소 NW 월마트 챔피언십에서는 2011년 4월 이후 약 1년여 만에 컷 탈락당했다. 청야니는 11라운드 연속 언더파를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청야니의 슬럼프는 심리적인 압박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여진다. 청야니는 “작년까지는 별 부담감 없이 골프를 즐기며 경기에 임했었다”며 “올해부터는 정말 많은 부담감이 느껴진다. 항상 완벽을 추구하며 우승을 하려고 하니까 경기가 더 안 풀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청야니는 시즌 하반기부터는 다시 골프 여제의 면모를 찾을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그는 “지금 상황이 힘들지만 여전히 행복하다. 앞으로는 쓸데없는 욕심을 버리고 경기에만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큰 대회에 강한 한국 자매들, 메이저에서 2승
올 시즌 한국 자매들이 합작한 2승은 모두 메이저 대회에서 이뤄졌다. 시작은 유선영(정관장)이었다. 지난 3월 열린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유선영은 김인경(하나금융그룹)을 연장전에서 물리치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당시 김인경은 18번홀에서 30cm의 퍼트를 놓쳐 유선영과 연장전에 돌입했고 패했다.
시즌 두 번째 메이저 우승은 지난주 이뤄졌다. 최나연(SK텔레콤)이 US여자오픈에서 생애 첫 메이저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한국 여자골프의 위세를 떨쳤다. 14년 전인 1998년 박세리(KDB산은금융그룹)가 첫 메이저 우승을 올린 블랙울프런 골프장에서 우승해 더 화제를 뿌렸다.
한국 자매들은 올 시즌 메이저 챔피언인 유선영과 최나연을 필두로 3주 뒤 있을 에비앙 마스터스 우승에 도전한다. 4개 대회 연속 톱 10에 오른 박인비와 지난주 US여자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양희영(KB금융그룹)은 컨디션이 최고조다.
펑샨샨, 중국골프의 아이콘으로 우뚝 서다
지난 6월 열린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 웨그먼스 LPGA 챔피언십. 우승컵을 차지한 건 청야니도, 한국 선수도 아닌 중국의 펑샨샨이었다. 펑샨샨은 중국의 오성홍기를 몸에 두른 채 우승컵을 건네 받았다. LPGA 투어에서 우승한 첫 중국인 선수가 됐다.
2008년 LPGA 무대에 데뷔한 펑샨샨은 ‘중국의 박세리’로 불리는 선수다. '골프 불모지'였던 중국이 서서히 골프 강대국으로 거듭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산 증인이다. '골프의 전설' 잭 니클라우스(미국)는 “10년 후 세계 골프랭킹 톱10에 중국인 선수가 5명 들어가 있을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중국은 펑샨샨 외에도 지난해 일본 프로투어에서 1승을 거둔 예리윙과 같은 유망주들을 배출하고 있다.
펑샨샨은 “중국 선수들도 세계 무대에서 우승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며 “나는 중국 골프의 선구자가 되고 싶다. 중국의 어린 골퍼들이 나를 롤모델 삼아 한국 선수들처럼 LPGA 투어에 많이 진출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