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5-10-16 06:40]
치료가 어렵다고 알려져 왔던 난치성 질환이 국내 의료기관들에 의해
정복되고 있다.16일 의료계에 따르면 내이성 난청 환자 및 난치성 ALK
돌연변이 폐암 치료에 대한 국내 병원들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이비인후과 김동기 교수팀은 은 노인성, 소음성
난청 등 내이성 난청 환자 치료 관련 '올리고아르기닌 접합 나노파티클을 이용한 경고막 내이 약물 및 유전자 전달(Intratympanic
delivery of oligoarginine-conjugated nanoparticles as a gene(or drug) carrier to
inner ear)'의 논문을 발표했다.
노인성, 소음성, 선천성 난청 등을 일으키는 내이는 머리뼈 밑바닥의
깊숙한 곳에 위치해 있을 뿐만 아니라 내이까지의 경로에 미로 혈관 장벽이 있어 치료 약물이 도달할 수 없어 치료가
어려웠다.
김동기 교수팀은 이러한 치료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한국과학기술원
김종득 교수팀과 세포 내 약물 전달 목적으로 개발한 미세입자 'PHEA 나노파티클'에서 착안, 내이성 난청 치료 약물을
'나노파클'에 묻혀 고막 안에 주입한 결과 치료 약물이 효과적으로 내이까지
전달되는 것을 동물실험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이번 연구는 약물과
유전자를 동시 또는 각각 내이로 전달 가능성까지 밝혀 그 독창성을 인정받았다.
김동기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가 향후 임상연구를 통해 안전성이 확인되고
상용화된다면 내이성 난청 환자들이 보청기 없이도 청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연구는 지난 2014년
한국연구재단 신진연구자 지원 사업에 선정돼 이뤄졌으며 연구결과는 최근 바이오소재 분야의 최고 권위 학술지인
'바이오머터리얼즈(Biomaterials, IF 8.557)'에 게재됐다.
국민 6명 중 1명이 걸리는 축농증(만성 부비동염) 중 콧속 물혹을
획기적으로 치료하는 새 치료 약물도 국내 연구팀에 의해 발표됐다.
서울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신현우 교수는 서울시 보라매병원 이비인후과
김대우 교수와 함께 코 상피세포에서 발현되는 'SIRT1'의 소실이 콧속 물혹 발생의 핵심 원인임을
밝혀냈다.
또 'SIRT1' 활성화 약물인
'레스베라트롤(resveratrol)'을 콧속에 뿌리기만 해도 물혹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나 기존에 주사를 통해서만 약을 맞던 불편함이 크게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SIRT1은 축농증 발생시 코 상피세포의 염증을
억제하는 단백질이다.
축농증은 전체 인구의 약 15-20%에서 관찰되는 가장 흔한 만성 질환
으로 오래되면 코 속에 물혹이 생기는데 심한 코 막힘, 악취, 농성 콧물로 큰 불편을 겪는다. 약물 치료에 반응을 잘 하지 않고 수술을 하더라도 재발이 잦다. 스테로이드가 일시적으로 크기를 줄이지만 사용을 중단하면 쉽게 재발하며 부작용으로 장기간 사용할 수
없어 치료에 어려움이 많다.
연구팀은 정상인 8명(A그룹)과 콧속 물혹이 없는 부비동염 환자
12명(B그룹), 콧속 물혹이 있는 부비동염 환자 21명(C그룹)을 대상으로 콧속 상피세포에서 SIRT1 단백질이 얼마나 발현되는지 비교했다.
그 결과 콧속 상피세포 100개 중 SIRT1 발현 세포가 A그룹은
20개, B그룹은 45개, C그룹은 20개 미만으로 나타났다.즉 히스톤
탈아세틸 효소 중 하나인 SIRT1은 단순 축농증에서는 증가하여 과도한 염증을 막아주지만 SIRT1이 없어지면 콧속 물혹이 생길 수
있다.
연구팀은 콧속 물혹 동물모델을 통해 SIRT1이 과발현된
유전자변형(Transgenic) 생쥐에서는 물혹이 거의 없음을 확인했다. 특히
물혹이 많은 생쥐에 SIRT1을 활성화 시켜주는 레스베라트롤을 콧속으로 투여했더니 물혹이 80% 이상
감소했다.
심한 축농증 환자에서는 코 점막이 붓고 콧물이 많아지면서 코 상피세포가
외부 공기와 차단되어 저산소 상태가 되기 쉽다. 이 경우 상피세포는
'HIF-1'라는 단백질을 증가시켜 저산소 환경에 적응하게 된다.
신현우 교수는 'HIF-1'가 과도하게 증가하면 코 상피세포의 변성을
일으켜 물혹이 유발될 수 있음을 선행연구에서 밝힌 바 있다. 이번 연구는
SIRT1이 HIF-1의 기능을 억제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SIRT1의 활성화를 통해 HIF-1의 기능을 억제, 물혹을 치료할 수 있다는
가설에 출발했다.
신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전신 투여가 아닌 콧속을 통한 약물 투여만으로
물혹의 감소 효과를 보았다는 점에서 향후 전신 부작용이 적은 안전한 치료법의 개발이 기대된다"고 말했다.이 연구는 최근 알레르기 분야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지인 '알레르기·임상면역학 저널(Journal
of Allergy and Clinical Immunology)'에 게재됐다.
국내 의료진이 글로벌 제약회사와 함께 난치성 ALK 돌연변이 폐암에
대한 표적 치료제 개발에 나섰다.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조병철·김혜련 교수팀은 최근 노바티스社와 연구협약을
맺고 이같은 치료제를 개발하기로 했다.
이번 연구협약은 국내 의료진이 신약 개발에 대한 연구를 먼저 제안한
가운데 세계적인 제약 및 연구 기관에서 이를 수용하고, 33만 달러에 이르는 대규모 연구비를 지원하기로 해 한국 암 연구 수준을 널리 인정받는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폐암은 세계적으로도 높은 발생률을 보이는 암이자 국내 암 중 가장 높은
사망률을 보이고 있는 암이지만 자각 증세가 거의 없어 조기 진단이 어려웠다. 더욱이 폐암 환자마다 갖는 암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각각 달라 이에 맞는 적절한 표적치료제가 찾기
어려워 생존율 향상에 어려움을 가져왔으며 다행히 개발된 기존 표적치료제 마저 일정 사용 기간 이후 내성이 생기는 어려움으로 치료에 한계가
있었다.
조병철 교수팀은 이번 연구에서 'ALK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는
폐암환자 중 기존 항암 약물 치료에 내성이 생긴 환자를 위한 차세대 표적치료제 개발에 나서게 된다.
ALK유전자 돌연변이를 지닌 폐암은 주로 젊은 연령대, 비흡연자에
발병하는 특징이 있다는 조 교수는 최근 연구결과 국내 비흡연자에게서 발생하는 폐암 환자 중 약 9%가 ALK유전자 돌연변이를 지닌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힌바 있다.
또 '크리조티닙(Crizotinib)'로 잘 알려진 기존의 ALK유전자
돌연변이 폐암환자에 쓰이는 표적 치료제는 초기 좋은 치료효과를 보이고 있으나 10개월 후 쯤 대부분의 환자에게서 내성이 생기는 큰 한계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현재 연구팀은 연세대 생화학과 이한웅 교수(생화학과)와 함께 국내
최초로 ALK 유전자 돌연변이를 지닌 실험용 마우스를 개발했으며 이 실험용 마우스를 통해 기존 항암약물에 반응치 않는 내성원인을 규명 후 이를
극복하는 표적치료 약물을 개발할 예정이다.
조 교수는 "연구협약 전 방문한 노바티스 관계자들이 신약이 개발될
연세의대 에비슨의생명연구센터(ABMRC) 내 동물실험연구시설(책임자, 연세의대 남기택 교수)을 보고 세계적인 연구시설이라며 찬사와 함께 대규모
연구비 지원을 결정했다"며 "전 연구진과 함께 빠른 시일 내에 신약 후보 물질을 찾을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