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아 -----2013년 송구영신만찬회에서 읊은 낭송시 큐바마 백산 작
산이 그리워 산을 오른다 산이 좋아서 산을 찾는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세월을 건너 여섯돐 우리는 230차 산과의 우정을 엮었다 세월이 흘러도 사람이 바뀌여도 변함없는 산은 언제나 옷고름 풀고 가슴을 펼쳐 우리를 맞이한다
풍요롭고 드넓은 산의 가슴속에서 맑은 물과 시원한 바람 그리고 새들의 노래로 몸과 마음의 거품같은 생의 고뇌를 걷어내고 우리는 다시 한번 산의 애인이 된다
삐쭉삐쭉 치솟은 웅장한 산봉우리들은 산과 같은 용기를 품으라 기도하고 가끔씩 발을 걸어 넘어뜨리는 돌뿌리들은 넘어져도 일어날줄 알아야 한다고 소곤댄다 우리를 맞아준 수많은 산들은 봄이면 꽃잔치로 우리를 반겨주고 여름이면 정겨운 새들의 노래 들려주고 가을이면 구수한 오곡향기로 반겨주고 겨울이면 너울쓴 새각시로 반겨준다
아, 돌아보면 우리의 삶이 산을 오르는 작업이 아닐가 하나의 목표 산봉을 위하여 넘어졌다 일어섰다 다시 또 반복에 반복으로 달려오지 않았던가
숨일 턱까지 차오를 때면 포기하고 싶어도 다시 신들메 조였고 오르다 지치면 잠시 쉬였을 망정 또 다시 팔다리에 힘을 싣고 의지의 홰불 높이 추켜들지 않았던가
산을 탄다는것은 인생을 터득하는 즐거움의 길이였고 산을 탄다는것은 마음에 산의 지혜를 담는행운의 길이였다 산에 오르면 누구나 알몸이다 그래도 부끄러움을 모르고 함께 웃는다 산에 가면 잘난사람도 없고 산에 가면 부자도 없다 그것은 오직 산과의 씨름에서 이기는 삶을 배워야 하기때문이다
산과의 박투속에서 우리의 앞에는 희망의 홰불이 다가오고 우리의 옆에는 믿음의 기둥이 서있고 우리의 뒤에는 해살같은 친구의 우정이 있다 정상에 올라 황소숨을 몰아쉬면서 서로의 손을 잡고 축복을 하며 묵직하게 메고온 베낭속을 열고 사랑과 우정, 정성과 마음으로 반죽한 세상에 둘도 없는 음식으로 내일을 기약한다
싸움도 없고 시기도 없고 질투도 없는 아름다운 마음의 꽃들이여서 산은 어제도 오늘도 우리를 즐겁게 반겨주지 않을가 자연의 꽃도 아름답지만 우정의 꽃들이 향기를 풍겨 산은 더욱 아름다워지것이 아닐가 세월이 흘러 여섯해 아름다운 추억을 엮어 여섯해 우리는 마음을 합쳐 우정의 설봉산을 쌓았고 그 산속에 수많은 꽃을 심었습니다 서로의 숨결이 향기로 넘쳐나는 우리의 설봉산 내일은 더 높고 웅장하고 사랑과 해빛이 넘칠것입니다
우리의 오늘이 또 내일의 옛날이 될것입니다 리허설이 없는 인생의 길에서 우리만의 생방송을 울리면서 인생의 주인이 됩시다 미래의 주인이 됩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