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이 트려면 아직 이른 새벽 3시. "이제 들어가서 좀 쉬어라"라는 아버지의 말씀이 있어야 서지연(가명·26)씨는 비로소 하루 중 유일한 휴식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지연씨가 고교에 진학하던 해에 지체장애가 있던 어머니는 갑자기 뇌수막종으로 쓰러졌습니다. 뇌병변 1급 판정을 받은 어머니는 이후 10여 년 간 침대에만 누워 계십니다. 초기엔 외할머니께서 간병을 도왔지만 지연씨가 고교를 졸업한 뒤부터는 혼자서 간병을 도맡아 하고 있습니다.
대학 진학·취업 모두 포기
인공호흡기 비용 5개월 밀려
따라서 공부나 취업 등은 엄두도 내지 못합니다. 지연씨의 하루는 오로지 어머니와 함께하는 생활입니다. 선식이나 미음을 끓여 주사기를 통해 먹이고, 욕창이 생기지 않도록 수시로 자세도 고쳐 줍니다. 또 뉘인 채 대소변을 받고 목욕을 시키는 일은 이제 늘 하는 일상생활이 되었습니다.
아버지(66)가 간병을 도와주긴 하지만 아버지 역시 도움이 필요한 상태입니다. 점점 악화되는 퇴행성관절염 때문에 걷기도 힘든 다리로 딸의 일손을 돕는 아버지를 보노라면 지연씨는 가슴이 저려옵니다.
지난 4월 어머니는 갑작스레 혈전이 막혀 대학병원에 입원을 한 뒤 인공호흡기를 달았습니다. 몇 개월 사이에 청구된 수백만원의 병원비는 긴급의료비 지원과 보험 해약금으로 겨우 해결했습니다.
하지만 더 이상은 부담할 능력이 안 되어 어머니를 퇴원시킬 수밖에 없었습니다. 병원비와는 별도로 들어가는 월 70만원 정도의 인공호흡기 대여 비용은 5개월째 밀려 있는 상황입니다. 작년부터 발병한 폐렴 때문에 어머니는 계속적인 입원 치료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긴급한 인공호흡기 대여 비용도 못 내는 상황에서 병원비까지 연체할 수 없어 집에서의 간병으로 만족해야 합니다.
그래도 항상 인공호흡기를 계속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이 비용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의료보험 적용도 되지 않는 인공호흡기는 구입을 하려면 2천만원이라는 거금이 듭니다. 물론 지연씨는 이런 큰돈을 마련할 방도가 없습니다.
상황이 너무 답답해 이런 이야기를 하다가 지연씨는 그만 오래도록 참아왔던 눈물을 쏟아냈습니다. 미래를 꿈꿀 젊은 나이인 지연씨. 그래도 어머니가 살아계신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여기며, 늘 어머니의 곁을 지키며 손발이 되어 주고 싶습니다.
△이병우·부산 부산진구 전포3동주민센터 사회복지사 051-605-6694.
△계좌번호 부산은행 315-13-000016-3 사랑의 열매 051-441-9423-4.
△지난 12일자 김미애씨 이야기 117명의 후원자 536만4천원.
※'사랑의 징검다리'는 TBN부산교통방송(94.9㎒)에서 매주 수요일 오전 9시15분에 방송됩니다.
↓ 이렇게 됐습니다 - 지난 8월 29일자 홍순정씨
홍씨의 사연이 소개된 뒤 53명의 후원자들이 모두 212만원의 정성어린 성금을 모아 주셨습니다.
홍씨는 지금 실리콘 제거 눈수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많은 후원자들이 모아준 성금 덕택에 새롭게 발병한 C형 간염치료도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성금이 전달된 뒤 경남 양산에 거주한다는 한 어머니께서는 미처 성금을 보내지 못했다며 직접 전화를 주기도 했습니다. 또 영구임대주택에 함께 거주하고 있는 이웃 주민들도 홍씨를 방문해 격려를 해주었습니다.
후원금은 앞으로도 계속 치료를 받아야 하는 홍씨의 C형 간염 치료와 조혈제 주사비용 등으로 사용될 예정입니다. 아직 젊은 나이인 홍씨는 세상이 너무 따뜻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며, 더욱 삶에 대한 희망을 갖게 되었다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