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본당 주일학교 학생들이 부모들과 함께 공방 체험을 하고 있다.
충청북도 음성읍에 자리한 음성본당(주임 최문석 신부)은 신자 수 2900여 명의 소규모 본당이다. 올해로 설립 63년이라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만큼 본당 공동체의 신앙은 깊이가 있지만, 사목의 체계가 탄탄하지 못하다는 한계도 있었다. 주임 최문석 신부는 이러한 부분을 보완하고자 2016년 12월 평신도사도직협의회 워크숍을 열고, 현황을 올바로 파악하고 대안을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그중 청소년사목을 위해서는 별도의 워크숍을 마련하기도 했다.
이를 바탕으로 본당은 청소년들을 돌보는 데 있어, 부모와 발걸음을 맞추는 노력을 더해갔다. 구체적으로 ‘성가정부모회’를 만들어 어머니뿐 아니라 아버지도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모임의 장을 넓혔다. 대부분 본당이 자모회와 자부회로 나눠진 것과는 차별화된 모습이다.
특히 부모들은 이 모임을 통해 청소년들을 위한 다양한 재능기부를 이어간다. 덕분에 청소년들은 본당 동아리에서 부모와 함께 향초를 만들거나 공방에서 화분을 제작하는 등 다양한 체험활동을 하고 있다. 직접 만든 공예물 등은 미사 전례 때 봉헌하기도 한다.
최문석 신부는 “어릴 때 놀이와 체험 중심의 성당 활동이 기억에 남는다”면서 “의자에 앉아 책으로 공부하는 주일학교 방식을 넘어, 부모와 함께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많은 체험을 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성당에는 청소년을 위한 공간도 별도로 마련했다. 2016년 11월 문을 연 청소년 ‘꿈’(CUM·함께라는 뜻의 라틴어) 공부방은 본당 청소년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인근에 위치한 학교에 재학 중인 본당 청소년들은 하교 후 성당에 와서 미사를 봉헌하고 공부방에서 공부도 한다. 늦은 밤이 되면 차량지원에 나선 봉사자 아버지들이 학생들을 개개인의 집까지 데려다준다.
김연주(마리 빈첸시아·17)·조어진(율리아·17)양은 “학교나 집 근처에 공부할 수 있는 독서실이 없어 불편했는데 이렇게 성당에 공부방이 생겨 좋다”면서 “시험기간에는 밤 12시까지 운영되는데다 아버지들이 데려다줘 안심하고 공부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