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주시는 세종대왕을 품고 있는 만큼 영릉에서 가까운 거리에 ‘세종대왕릉역’이 있다. 이제 이 역은 세종대왕릉 못지않게 매우 중요한 여주시와 세종대왕의 상징물이 되었다.
필자도 이 역이 생긴 뒤로는 버스보다는 기차를 자주 이용하곤 한다. 필자의 전직도 철도공무원이라 그런지 더 애착이 간다.
여주를 찾아오는 분들을 제일 먼저 반기는 역, 여주시를 떠나는 이들에게 마무리 감동을 안겨주어야 하는 역이 세종대왕릉역이다. 그런 만큼 세종대왕의 품격과 자취를 보여주려고 큰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보이나 역시 보완할 점이 있다.
첫째, 세종대왕릉역 글꼴은 훈민정음 해례본이나 언해본의 글꼴로 하되 미학적 가치를 드러내면 더 좋을 듯싶다.
둘째, 역 안의 화장실 남녀 표시가 영어로 되어 있는데 굳이 세종대왕릉역에서 영어까지 남용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외국인 배려를 위해서라면 한글과 함께 적으면 된다.
셋째, 훈민정음 해례본과 언해본 안내문은 오기가 많아 다시 설치해야 한다. ‘훈민정음’ 제목은 언해본이고 예도 언해본인데 본문 설명은 해례본 설명으로 시작하고 있다. 언해본은 1459년 세조 5년에 간행된 것이고 해례본은 1446년 9월 상순에 간행된 것이다. 1962년에 국보로 지정된 것은 해례본으로 1권 1책인데 2권 2책으로 되어 있다. 세종실록에 소개한 것은 해례본인데 언해본으로 되어 있고, 본문 내용은 해례본과 언해본 관련을 뒤섞어 기술해 놓아 혼란스럽다. 더욱이 설명 내용 일부가 쇠기둥으로 가려져 있어 볼썽사납다. 언해본 기본 내용을 소개한 다른 설명문은 오기가 여럿이어서 역시 재설치 해야 한다.
초성해 설명만 보더라도 ‘어금니 소리’는 ‘어금닛소리’라고 해야 하고 ‘業업’의 초성은 지금 이응이 아니라 옛이응이라 꼭지가 있어야 한다.
세종대왕릉역은 여주시의 관문이자 세종대왕릉으로 이어지는 상징물이다. 여주시가 한글 도시가 되기 위한 전략적 장소이기도 하다. 오기와 오타가 옥에 티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내용도 정확해야 하지만 미적 효과도 고려해야 하는데 둘 다 모두 세종대왕의 품격, 여주시의 품격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전면 재시공을 하지 않는다면 두고두고 여주시의 부끄러움으로 남을 것이다. <저작권자 ⓒ 세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