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경자년을 새롭게 맞이하는 오늘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요, 주님 안에서 모두가 기쁨과 평화를 누리는 한 해가 되길 기도합니다.
올해에도 참 많은 일이 우리에게 찾아옵니다. 전 세계의 축제인 일본 도쿄 올림픽이 열리며, 국민을 대표하는 봉사자를 뽑는 중요한 선거인 제21대 국회의원선거도 있습니다. 그 밖에도 여러 일이 우리 앞에 놓여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할 일이 많다고 올 2월은 윤달로 29일까지 있지요. 하루를 보너스로 더 받게 됩니다.
이런 새해 첫날, 우리는 예수님을 낳으신 성모님을 하느님의 어머니로 기념하는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을 지냅니다. 하느님의 어머니이신 성모님을 떠올리면서 새해를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다짐해야 하겠습니다.
몇 달 전에 양치하다가 어렸을 때 해 넣었던 치아 하나가 부러지는 일이 있었습니다. 병원에 가니 이를 뽑고 임플란트를 해야 한다고 말해서 이를 뽑았습니다. 이 하나 뽑는 것이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저의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더군요. 뽑고 난 뒤의 통증도 있지만, 그보다 힘든 것은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발음이 새는 것 같아서 말하는 것이 어색하기만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꾸만 말할 때 버벅거리면서 다른 사람의 눈치도 보게 되더군요.
별것 아닐 수 있는 이 하나 뽑는 것도 이렇게 제 삶에 영향을 미칩니다. 그런데 하물며 다른 큰일, 특히 받아들이기 힘들고 어려운 일이 닥친다면 어떨까요? 자신의 삶을 온전하게 살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예수님을 낳으신 성모님을 떠올려 봅니다. 예수님의 잉태 소식부터 일어난 그 모든 일을 받아들이기가 절대로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하느님의 어머니가 된다는 사실을 영광이라며 기쁘게 받아들이기보다는 거부하고 그 자리에서 도망치고 싶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러지 않으십니다. 의연하게 묵묵히 모두 받아들이며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카 1,38)
오늘 복음에도 성모님께서 이 모든 것을 받아들이시는 모습을 볼 수가 있습니다. 복음은 ‘이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곰곰이 되새겼다.’(루카 2,19)라고 전해줍니다.
우리에게 다가올 한 해도 기쁘고 좋은 일만 있지 않을 것입니다. 분명히 어렵고 힘든 일들도 우리와 함께 공존할 것입니다. 그때 성모님의 모습을 간직해야 하겠습니다. 마음속에 간직하고 곰곰이 되새기면서 하느님의 뜻을 찾고 따를 수 있어야 합니다. 그 어떤 해보다도 가장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첫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