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평사리 최참판댁
이면도로에 주차한 차량을 조심스레 빼내어 하동 최참판댁을 향한다. 경남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 소설“토지”의 배경이 된 곳이다. 소설가 박경리의 작품이다. 최참판댁의 살림살이가 조준구로 넘어가고, 이집의 대주인 최치수는 무남독녀 외동딸 서희만을 둔다. 나오는 인물들의 묘사며, 서민들의 고단한 삶과 그리고 일제치하의 농민들의 만주로의 이주생활을 그린다. 인간들의 진솔한 생활의 단면과 사랑이야기를 엮어낸 작가 박경리 당신도 일찍 남편을 여위고 외동딸을 둔 자신은 사위도 시대의 아픔을 겪어야 했던 시인 김지하“오적”을 쓴 사람이다. 그들의 남다른 삶이었기에 우리는 작가를 시대의 인물로 추앙한다.
주차장비는 없고 입장료 천원 그저 감사할 뿐이다. 화개장터에서 약 20키로 하동 쪽으로 내려오면 좌측으로 최참판댁 가는 이정표가 있다. 19번 도로에서 약 3~4키로미터 가면 좌측에 입구가 나온다. 지리산자락을 끼고 남쪽에 이렇게 넓은 평야를 이룬곳은 이곳을 말고 는 없다. 최참판댁을 가는 입구에는 소설에 나오는 인물들의 집들이 나온다. 100년전의 집들이이고 사람이 살지 않으니 그저 장난감 같은 허술하며 보잘 것 없는 초가삼간이다. 야문네, 이평이네 집은 그래도 돼지 막도 있고, 아래채도 있다. 용이내 집 바로 앞에는 최치수를 죽인 칠성이와 그의처 임이네가 살고 있다. 칠성이가 죽고 용이처 강청댁이 있는데, 임이네가 용이 후처가 된다. 강청댁은 아이를 못낳은다. 용이는 나룻가 무당의 딸 월선이를 사랑하는데, 끝내 만주에 가서 이루지 못한 사랑의 끝을 맺는다.
최참판댁의 입구 위쪽 왼편에는 칠성이를 사주하여 최치수을 죽이는 김평산과 그의처 함안댁 그리고 큰아들 거복이 둘째 한복이 집이 있다. 함안댁이 목을 맨 문 앞의 살구나무는 죽어 고목이 되어 찾은이의 가슴을 섬찟하게 한다. 김평산의 큰아들 거복이는 끝내 일제의 밀정이 되고 둘째 한복이는 동네사람들의 이목을 받으며 외가가서 나와 평사리 집으로 들어야 삶을 영위한다. 최참판댁 치수의 어머니 윤씨는 동학의 접주 김계주의 강간으로 아들 구천이를 낳는다. 그것을 누가 알랴 치수는 눈치를 쳇쓸 것이다. 어머니가 한동안 절에 있었으므로, 그 후 구천이는 씨 다른 형 치수의 아내 형수인 별당아씨를 꼬시어 야반도주를 한다. 그리고 지리산에 들어가 독립운동을 하다 죽는다.
일제의 합병후 콜레라의 유행으로 침모며 윤씨까지 죽으며, 최참판집은 윤씨의 먼 조카벌은 조준구에게 살림이 넘어가고 치수의 딸 소설의 주인공인 서희는 식솔의 일부를 거느리고 만주로 이주한다. 박경리의 소설은 숨이 길다. 긴 숨소리에 우리의 한과 설음과 고난이 설여 있다. 10여년에 걸쳐 완성한 글 당신의 숨소리에 우리는 울고 웃고 또한 절망과 실망과 희망을 맛보았다.
최참판댁 사랑채 툇마루에서 바라본 악양면 평사리뜰 저 멀리 흐르는 섬진의 푸른물은 지조로 살아간 조선시대의 선비와 홍살문에 가려진 안방마님들의 한 서림을 오늘의 글로 섬진강에 풀어낸 작가 박경리 당신의 정신에 매료 되어 석양진 노을 바라보며 떠날 줄 모른다. 서희가 머믄 별당 그리고 사당으로 가는 대나무숲을 지나며 하녀 귀녀를 생각한다. 지리산으로 도망한 구천이를 쫒아 복수를 하려는 치수와 강포수 강포수의 아이를 갖는 귀녀 옥중에서 아이들 받아 저 멀리 백두로 떠나는 강포수,
조준구의 가족들 행랑아범 바우 할아범 봉순이 아버지 김서방 봉순이는 길상을 사랑하나 주인아씨인 서희에게 님을 빼앗기고 목소리 좋아 소리꾼이 되어 필경 기생(기화)의 몸이 된다. 사랑의 끈인가 서희와 혼담이 오간 이상현의 아이를 같는다. 만주의 “서희상회”를 이름 함인가? 판자위에 간판이 찾는이의 마음을 울렁거리게 한다. 그 위의 “길상상회”의 팻말은 세로로 세워져 있다. 매표소 위 우물가에서 목을 적신다. 봉기딸 두리가 밤늦게 우물에 나왔다 삼수한테 당한 그 우물 그 옛날의 두래박은 없다.
이평이 사위 연학이 해방이란 소리를 외치며 최참판댁 대문을 들어서는 것으로 소설은 끝을 맺는다. 아~ 작가의 손을 어루만지고 싶다. 우리의 어머니 박경리 선생의 생에 찬사를 범부가 그 무슨 말을 더 하리오. 사당 위에 자라잡은 토지 문학관 그곳에는 지리산을 배경으로 한 소설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토지의 처음 발행 본부터 영어본, 독일어본, 이병주의 지리산 관부연락선, 북한의 종군기자출신이태가 쓴 “남부군” 작가 조정래의 “태백산맥” 등 과 하동의 문인들을 소개한다.
노을 진 평사리 들녘은 오늘도 어제도 내일도 우리들의 삶을 지켜보리라. 돌담에 자리한 담쟁이의 앙상한 줄기를 보니, 일제의 수탈로 말라버린 민초의 형상을 보는 것 같아 애잖하다. 봄이되면 그 줄기에 물이 오르고 새싹이 돋아나고 풍성한 잎이 돋아나 헐벗은 당신의 몸을 감싸겠지. 끝.
[최참판댁 문간채]
[평사리 들판]
[동네 우물]
[물레방앗간]
[한없이 마음좋은 우리들의 아저씨 상]
[ 목을 멘 나무에 좋다는 말에 제일먼저 나무가지를 베어간다. 약싹빠른 사람 허나 딸년
두리는 삼수한테 당하고]
[용이처 강청댁은 아이가 없고, 칠성이 처 임이네가 후처가 된다.]
[서희와 그의 어머니가 머물던 별당]
[사랑채 툇마루]
[사랑채 에서 본 평사리뜰]
[서희상회]
[평사리 문학관]
[동네 고삿길 돌담]
첫댓글 구경 잘 하였습니다. 어제 모처럼 쇠주할 기회가 되었는데 미리 자리를 떠나 너무 아쉽고 죄송하였습니다. 언제 기회를 만들도록 하십시다.
<토지>의 작가 박경리 선생은 평사리를 가보지도 않고 그 대작을 썼다는데 친구덕에 몇 년 전에 들린 평사리가 삼삼하게 회상되는군요.다음 행선지는 조준구의 아들이 혼을 바친 고을 통영으로 떠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