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님. 화엄경 강설 37】 1
대방광불화엄경 강설 37
二十六, 십지품(十地品) 4
<서문>
불자들이여, 보살은 이와 같은 삼매와 지혜의 힘을 얻고는 큰 방편으로 모든 일을 나타내 보입니다.
예컨대 보살은 비록 생사를 따라 죽기도 하고 태어나기도 함을 나타내 보이지마는 항상 열반의 경지에 머물러 있습니다.
보살은 또 비록 처자권속들 속에 둘러싸여 있지마는 그들과는 항상 멀리 떠나있기를 좋아합니다.
보살은 또 비록 원력으로써 다른 중생들과 함께 삼계에 태어나지마는 세상 법에 물들지 아니합니다.
보살은 또 비록 항상 참나, 참사람, 참마음의 적멸한 해탈열반의 경지를 누리고 있으나 중생들을 교화하고 제도하는 방편의 힘으로 열렬하게 보살행을 불타듯이 펼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 열렬함에 빠져 불에 타버리지는 않습니다.
보살은 또 비록 그 깨달은 지혜가 부처님이 깨달으신 지혜를 수순하지만 소승성문이나 벽지불의 지위에 들어가기도 합니다.
보살은 또 비록 부처님의 경계를 얻었으나 마군들을 교화하느라고 마군의 경계에 머물기도 합니다.
보살은 또 비록 마군의 도를 초월했지마는 마군의 법을 버젓이 행하기도 합니다.
보살은 또 비록 외도들의 행과 같이하지마는 부처님의 법을 버리지 아니합니다.
보살은 또 비록 일부러 중생을 위해 모든 세간을 따르지마는 일체 출세간법을 항상 행합니다.
보살은 또 비록 일체 장엄하는 일이 천신이나 제석천이나 범천왕과 사천왕이 가진 것보다 훨씬 지나가지마는 법을 좋아하는 마음을 버리지 않습니다.
이것이 보살이 세간과 출세간에 걸리지 아니하면서 세간사와 출세간사를 마음껏 펼쳐 보이는 지혜방편입니다.
- 2015년 12월 22일. 신라화엄종찰 금정산 범어사. 如天 無比
6, 제6현전지(現前地)를 설하다
(1) 찬탄하고 법을 청하다
<1> 보살의 찬탄
菩薩旣聞諸勝行하고 其心歡喜雨妙華하며
放淨光明散寶珠하야 供養如來稱善說이로다
보살이 수승한 행을 이미 듣고는
그 마음 환희하여 꽃비 내리며
청정한 광명 놓고 진주를 흩어
여래께 공양하고 “훌륭하다.”고 칭찬하도다.
▶강설 ; 청량스님은 소(疏)에서, “경문을 바로 해석하는데 세 부분으로 나눈다. 제1은 앞의 법문을 찬탄하고 뒤의 법문을 청하는 내용이고, 제2는 제6 현전지의 법을 설하는 내용이고, 제3은 앞의 내용을 게송으로 거듭 설하는 부분이다.”라고 하였다.
소(疏)에서 설명한 것과 같이 제6 현전지(現前地)를 설하기 전에 먼저 그동안 설한 법문을 게송으로 찬탄하고 나서 새로운 법문을 청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게송의 내용과 같이 보살이 수승한 법문을 이미 듣고는 그 마음이 환희하여 하늘에는 꽃비를 내린다. 또 한편 청정한 광명을 놓고, 진주를 흩어 여래께 공양하면서 “참으로 훌륭하고 훌륭하도다.”라고 찬탄해 마지않는다.
<2> 천중(天衆)의 찬탄
百千天衆皆欣慶하야 共在空中散衆寶와
華鬘瓔珞及幢幡과 寶蓋塗香咸供佛이로다
백 천의 하늘대중 기뻐 날뛰며
공중에서 여러 가지 보배를 흩고
꽃다발과 영락과 깃대와 깃발
일산과 향으로써 부처님께 공양하도다.
▶강설 ; 보살들의 찬탄을 이어서 하늘의 대중들이 찬탄하는 내용이다. 역시 공중에서 여러 가지 보배를 흩고 꽃다발과 영락과 깃대와 깃발과 일산과 온갖 향으로써 부처님께 공양 올렸다.
<3> 천왕의 찬탄
自在天王幷眷屬이 心生歡喜住空中하야
散寶成雲持供養하고 讚言佛子快宣說이로다
자재천의 천왕과 여러 권속들
환희한 마음으로 공중에 있어
보배 흩어 구름 이뤄 공양하면서
“불자여, 빨리 설하시라.”고 찬탄하도다.
▶강설 ; 다음은 자재천 천왕과 그의 권속들의 찬탄이다. 마음이 크게 환희하여 하늘에서 보배를 구름이 펼치듯이 널리 흩어 공양 올리면서 “불자여, 어서 빨리 설하십시오.”라고 하면서 찬탄하였다. 법문을 듣고 기뻐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4> 천녀의 찬탄
無量天女空中住하야 共以樂音歌讚佛하니
音中悉作如是言호대 佛語能除煩惱病이로다
한량없는 천녀들이 허공중에 머물면서
음악을 연주하여 부처님을 찬탄하더니
음악으로 모두들 이러한 말을 하되
“부처님 말씀은 번뇌의 병을 없애주도다.”
▶강설 ; 다음은 한량없이 많은 천녀들의 찬탄이다. 그들도 역시 하늘에서 음악을 연주하고 노래를 불러 부처님을 찬탄하였다. 노랫말의 내용은 “부처님 말씀은 번뇌의 병을 없애주도다.”라고 하였다. 그렇다. 부처님은 중생들의 병을 치료하는 훌륭한 의사이시다. 마음에서 일어나는 병이라면 고치지 못할 병이 없으며, 또 모든 병은 마음으로부터 생긴 것이다.
法性本寂無諸相하야 猶如虛空不分別이라
超諸取着絶言道하니 眞實平等常淸淨이로다
법과 성품 본래 고요하여 형상 없음이
허공이 아무런 분별없는 것과 같이
모든 집착 초월하고 말이 끊어져
진실하고 평등하여 항상 청정하도다.
▶강설 ; 천녀들의 노래는 계속된다. 의상스님의 법성게에는 “법과 성품은 원융하여 두 가지 모양 없어서 모든 법이 움직이지 않고 본래로 고요하도다.”라고 하였다. 천녀들의 노래는 그와 같은 뜻을 다시 비유를 들었는데 “마치 허공이 텅 비어 아무런 분별이 없는 것과 같다. 그래서 모든 집착을 초월하여 일체 말이 끊어졌으며, 진실하고 평등하여 항상 청정하도다.”라고 하였다.
若能通達諸法性하면 於有於無心不動이나
爲欲救世勤修行이니 此佛口生眞佛子로다
만약 모든 법과 성품을 통달한다면
있건 없건 마음이 동(動)하지 않고
세상을 구원하려 부지런히 수행하니
부처님의 설법 듣고 태어난 참다운 불자로다.
▶강설 ; 세상을 구원하려고 부지런히 수행하는 일은 곧 부처님의 진리의 가르침을 널리 펴는 일이다. 이보다 더 훌륭한 수행은 없다. 부처님의 진리의 가르침을 듣고 인생을 새롭게 사는 사람을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다시 태어난 참다운 불자라고 한다. 이와 같은 사람이 세상에는 많아야 한다.
不取衆相而行施하며 本絶諸惡堅持戒하며
解法無害常堪忍하며 知法性離具精進하며
온갖 형상 취하지 않으나 보시를 행하며
모든 악은 본래 없으나 계행 지니고
법에는 해(害)가 없으나 항상 참고 견디며
법성에는 떠난 줄 알고도 정진하도다.
▶강설 ; 상을 취하지 않는다는 것은 마음에 상이 없다는 뜻이다. 만약 상이 없다면 보시를 행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상을 취하지 않으면서 보시를 행하는 것이 보살의 중도적 보시행이다. 진여자성에는 본래 악이 없다. 본래 악이 없으면서 계행을 굳게 지킨다. 이것이 또한 보살의 중도적 지계행이다. 참고 견디어야 할 해침이 없으나 항상 견디고 참고 기다린다. 이것이 또한 보살의 중도적 인내다. 법성에는 본래 일체 수행이나 정진을 떠나있다. 이것을 잘 알면서 부지런히 정진하는 것이 또한 보살의 중도적 정진이다. 천녀들의 노래는 이와 같이 수준이 높다.
已盡煩惱入諸禪하며 善達性空分別法하며
具足智力能博濟하야 滅除衆惡稱大士로다
이미 번뇌 다했는데 선정에 들고
공한 성품 잘 알고도 법을 분별하며
지혜와 힘을 구족하여 널리 건지니
모든 악을 소멸하여 큰 보살이라 하도다.
如是妙音千萬種으로 讚已黙然瞻仰佛이러니
이와 같은 묘한 음성 천만 가지로
찬탄하고 묵묵히 부처님 우러러보도다.
▶강설 ; 선정을 닦는 것도 역시 선정을 닦을 번뇌가 없건만 선정에 들고, 일체법이 공한 줄 아나 일체법을 분별한다. 이와 같이 중도적 수행으로 지혜를 구족하여 중생들을 널리 건진다. 그러므로 큰 보살이라 한다. 천녀들은 이러한 깊고 깊은 이치의 노래를 천 가지 만 가지로 부르고 나서 묵묵히 부처님을 우러러 바라보고 있다.
<5> 제6지를 청하다
解脫月語金剛藏호대 以何行相入後地니잇고
해탈월보살이 금강장께 하는 말이
“다음 지위에 드는 행상은 어떠합니까?”
▶강설 ; 게송의 끝으로 해탈월보살이 “다음 지위에 드는 행상은 어떠합니까?”라고 금강장보살에게 제6지의 법문을 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