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지영 변호사: 반갑습니다.
저는 김초원, 이지혜 선생님 순직인정대책위에서 활동하기 전에 세월호
사태와 관련해서 다른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맨 처음에는 세월호 사건 때 화물차가 물에 빠져서 생존이
막막해진 화물기사들을 지원하는
활동을 통해 세월호 참사 관련 운동을 했습니다. 그리고 민간잠수사들을 만났습니다. 지금 고인이 된
김관홍잠수사부터 다른 민간잠수사들에 대한 지원 활동을 했어요. 그러다가 2015년 초에 416연대 세월호 참사에 대응하는 활동했던 김혜진 선생님으로부터
기간제 교사 순직인정이 되지 않는다는 얘기를 처음 들었습니다.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충격을 받은 것은 오랫동안 너무 몰랐다는 것 자체이고, 왜냐면 세월호
참사에 관한 활동을 나름 열심히 했는데 기간제 교사 순직인정을 몰랐다는 것을 스스로 반성하게 됐고, 두
번째는 제 동생이 기간제교사라 남의 일 같지 않았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동생을 위한 길이다라고
생각했습니다.
제 동생이 기간제 교사이기 때문에 같이 살면서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기간제 교사들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단지
기간제 교사라고 해서 순직을 인정하지 않는 건 말이 안된다고 생각했고 분노했습니다. 2015년 1월에 처음 공대위가
꾸려질 때부터 계속 활동을 했습니다.
다들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지만 정부는 이걸 해결할 의지가 전혀 없었습니다.
대놓고 기간제 교사이기 때문에
순직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공무원연금법, 공무원이 아니다라는 등 다양한 이유와 촘촘한 차별의
구조를 통해 정부는 끝까지 버텼던 겁니다. 그래서 아버님들이 삼보일배 등 온갖 다양한 활동을 했는데
안됐습니다.
결국엔 2016년 여름에 법원에 소를 제기했습니다. 판결 선고 받기 전에 대통령이 순직인정 발언해서 소송은 실질적 판결을 받지 못하고 끝내게 됐습니다.
여전히 기간제교사라는 이유로 차별받는 이유는 또 있습니다.
제가 오늘 경향신문에 맞춤형복지에 대한 기고를 했는데, 정교사는 맞춤형복지에
가입 돼서 수학여행 갈 때 상해·사망보험 자동가입인데, 기간제
교사인 김초원 이지혜선생님은 그런 보험도 없었고, 학생들 가입하는 여행자 보험도 없었습니다. 보호제도에 완전히 배제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경기도교육청은 “산재보험이 있지 않느냐”며 버티고 있습니다. 기간제 교사에게 일정부분 복지가 제공되고 있지만 여전히
정교사에 비해 차별받고 있습니다.
이런 것에 대해 다들 부당하다고 생각하는데 그것만으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특히
정부를 상대로 싸울 때는 그냥 문제가 해결되지 않습니다.
대통령으로부터 순직인정을 받게 되기까지 가장
중요한 것은 당사자들이 나섰기 때문입니다. 김초원, 이지혜
선생님의 아버님들이 문제가 있다고, (자식을 잃은 것, 기간제교사임을 드러내내야 하는) 힘든 것을 밖으로 얘기했고, 그러면서 끝까지 열심히 싸우셨고 나서주셨기
때문에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그것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뭉쳐서 함께 싸웠기 때문에 순직 인정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대통령이 좋은 사람이어서 시혜를 베푼 것이 아니라 부당함을 당하고 있는 사람이
같이 뭉쳐서 싸웠기 때문에 쟁취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직장갑질119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벽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너무 부당한 상황과 온갖 인권침해가 벌어지는데 법적자문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문제를 풀 수 있는 사람은 당사자입니다. 당사자가 목소리를 냈을 때 해결할 수 있습니다.
직장갑질 119를 하면서 느낀 것은 노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노조가 안된다면 뭉쳐야 합니다. 뭉치고 스스로 문제를 풀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본인들이 경험을 통해서 의식이 변할 수 있고 해결할 수 있습니다. 힘들겠지만 우리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간제 교사 노동조합이 중요한 무기가 되길 바랍니다.
사회자 : 조금 있다가 노조에 대한 말씀을 부탁드리려고 했는데 노조의 중요성까지 다 말씀해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윤변호사님. 너무 중요한 얘기였던 것 같습니다.
정말 순직 인정이 대통령이 좋아서 된 것이 아니라, 아버님과 그
외의 분들이 3년이 넘게 정말 온갖 투쟁을 하셨기 때문에 이루어진 성과라는 것을 저희가 잘 기억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