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PGA 리코 위민스 브리티시 오픈 99위의 "모 마틴 우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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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의 모 마틴(미국)이 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노린 ‘퍼팅의 달인’ 박인비는 후반 잦은 퍼팅 실패로 결국 4위로 주저앉았다.
박인비(26 KB금융그룹)는 7월13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랭커셔주 사우스포트 로얄버크데일 골프클럽(파72/6,458야드)
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3번째 메이저 대회 ‘리코 위민스 브리티시 오픈
’(총상금 300만달러, 한화 약 30억3,000만원) 최종 라운드서 버디 3개, 보기 6개, 더블보기 1개를 엮어
5오버파 77타를 쳤다. 박인비는 최종 합계 1오버파 289타로 4위를 기록했다.
박인비는 이날 바람이 거세게 부는 가운데 수잔 페테르센과 함께 챔피언 조 경기를 시작했다.
17번홀까지도 우승이 가능한 상황이었지만 마지막 18번홀에서 티샷이 러브에 빠지면서 난조를 보인 박인비는
결국 최종홀을 보기로 마무리 하며 최종합계 1오버파로 대회를 마쳤다. 박인비는 경기 종료 후 “17,18번홀에서
충분히 버디가 가능한 상황이었는데 특히 18번홀에서 티샷이 안 좋았던 것이 결정적인 패인이다”며
“전반전부터 퍼팅이 좀 잘 안 돼 퍼팅에 자신감을 잃었다. 숏버팅을 몇 개 놓친 것이 아쉽다”고 자평했다.
지난해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 ‘US 여자오픈’ ‘웨그먼스 LPGA 챔피언십’에 이어 올해 커리어 그
랜드슬램에 도전했던 박인비는 아쉽게 이를 달성하지 못했다.이번 대회 우승은 모 마틴에게 돌아갔다.
마지막 18번홀에서 기가 막힌 이글을 성공시킨 모 마틴이 우승을 차지했다.
끝까지 박인비와 우승 경쟁을 펼쳤던 펑샨샨, 수잔 페테르센은 이븐파 289타로 공동 2위를 기록했다.
제시카 코다, 안젤라 스탠포드, 지은희가 3오버파 291타로 공동 5위, 안선주가 4오버파 292타로 공동 9위에 자리했다.
디펜딩 챔피언 스테이시 루이스는 5오버파 293타로 공동 12위로 마회를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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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 우승한 모 마틴(미국)은 무명이다. 마틴은 올해 32세이지만 UCLA를 졸업하고
2부 투어에서 6년간 고생한 탓에 LPGA 투어 3년차에 불과하다.
LPGA 투어 63차례 경기에 나와 톱 10에 든 건 단 한 번 뿐이다. 마틴은 2003년 US오픈에서
우승한 힐러리 런키(미국)만큼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우승자가 됐다. 마틴은 세계랭킹 99위다.
마틴은 전형적인 단타자다. 키는 160cm가 되지 않고 올 시즌 평균 드라이브샷 거리는 234야드로 156등이다.
사실상 꼴등이라고 봐도 무리는 아니다. 반면 드라이브샷 적중률은 1위(86%)다. 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
드라이브샷 적중률은 거리보다 훨씬 중요했다. 링크스의 페어웨이는 매우 단단하기 때문에 공이 많이 구르고,
그러다 보면 항아리 벙커나 러프에 빠졌기 때문이다. 공을 길게 치는 선수들은 하이브리드나 아이언으로 치는
경우가 많았지만 가끔 욕심을 내게 되고 드라이버를 잡았다가 곤란한 상황에 빠졌다. 벙커나 러프에 들어가면
대부분 1타 손해를 봤다. 마틴은 1ㆍ2라운드에서 각각 3언더파를 기록해 2라운드까지 6언더파 깜짝 선두에 나섰다.
3라운드에서 5타를 잃고 우승권에서 멀어지는 듯 했지만 최종 라운드에서 타수를 잃지 않고 메이저 여왕이 됐다.
마틴은 "항상 드라이버만 잡던 나도 이 곳에선 몇 차례 3번 우드를 쳤다. 거리가 짧은 나에겐 3번 우드로 티샷한
것이 정말 특이한 일이었다"고 했다. 마틴은 과거 천사같은 선수로 평가받던 로레나 오초아(멕시코)처럼 동료들이
모두 좋아하는 선수다. 그는 진짜 천사가 옆에 있다고 여긴다.
지난 4월 102세로 세상을 떠난 할아버지다. 마틴은 "항상 대회장을 찾아 나를 위해 응원해주시던
할아버지가 있었다. 내가 우승하는 경기마다 나를 따라다니면서 봐주셨는데
지난 4월에 돌아가셨다. 나의 수호천사가 지금 세상에 없지만 영혼이 남아서 나를 지켜준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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