돋보기로 들여다 본 사찰 19. 단청
알록달록 고운 빛깔
사찰·고궁 등 장엄
사찰을 참배할 때 궁금한 점 한 가지. 여느 건축물과 달리 유독 사찰 등에는 알록달록 곱게 색이 칠해져 있는데 이유가 무엇일까?
고궁 등에서도 으레 찾아볼 수 있는 단청은 목조건물에 여러 가지 빛깔로 무늬를 그려서 아름답게 장엄하는 기법을 일컫는다. 기억력에 자신 있다면 1년여 전 화재로 소실되기 전의 국보 1호 숭례문 역시 단청으로 치장돼 있었음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단청의 역사는 선사시대에 신에게 제사를 지내거나 제단을 꾸미는 데 그림을 장식하거나 제사장(祭祀長)의 얼굴에 색칠을 하는 행위 등에서 시작됐다고 전해진다. 단청에는 잡귀를 쫓는 벽사(邪)의 뜻과 함께 위엄과 권위의 의미도 담겼는데, 국내에서는 특히 삼국시대에 유행했다고 한다.
근래에 이르러서는 건물의 부식이나 훼손을 방지하기 위해 많이 사용한다. 하지만 천연광물에서 색소를 채취해 수명이 수백년 이상 되던 예전의 방법과 달리 현재는 화학안료를 사용해 색감은 아름답지만 은은하고 무거운 맛이 없으며 보존에 보탬이 되진 않고 있다.
《고려도경》에는 1123년(고려 인종 1) 송나라 서긍(徐兢)이 고려를 방문해 “궁궐 건물에 난간은 붉은 옻칠을 하고 동화(銅花)를 장식하였으며 단청이 장엄하고 화려하다”라고 느낀 바를 서술하고 있다. 고려의 단청은 외부의 기둥이나 난간 부분에 붉은색을 칠하고, 그늘진 천장이나 추녀 안은 녹색을 칠해 단청의 명암효과를 높인 게 특징이다.
현재 수덕사(修德寺) 대웅전이나 부석사(浮石寺) 무량수전(無量壽殿)에는 녹색이 많이 사용돼 차갑고 가라앉은 분위기가 감도는 단청을 볼 수 있다. 사찰을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단청을 유심히 살펴보자.
출처 : 금강신문(https://www.ggbn.co.kr)
[출처] 돋보기로 들여다 본 사찰 19. 단청|작성자 안동처사 택전 윤동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