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이 보여줄 수 있는 최상의 야한 대비 남양주 서리산 5월17일 철쭉축제…90분이면 철쭉동산 올라 정선 두리봉 해발 1,400m 고지대에 펼쳐지는 철쭉화원 보성 초암산 정상~철쭉봉 간 기나긴 철쭉화원 이뤄 산청 황매산 5월4~5일 영화주제공원에서 철쭉제 열려 해남 흑석산 산릉을 붉게 물들이는 철쭉꽃밭
해남 흑석산 산릉을 붉게 물들이는 철쭉꽃밭
해남과 강진의 경계를 이룬 흑석산(黑石山·650.3m)과 가학산(加鶴山·577m)은 철쭉으로 이름난 산이면서도 서로 전혀 다른 풍광을 보여준다. 붉게 핀 철쭉꽃밭을 등에 짊어지고 달려가는 준마의 형상이 흑석산이라면 가학산은 철쭉꽃밭에 앉아 있던 천년학이 비상하는 분위기를 보여준다. 또한 흑석산 정상인 깃대봉 서쪽의 바람재와 동쪽 가학산 사이의 가래재 일원은 천상화원이라는 표현이 딱 맞아떨어질 만큼 화려한 철쭉밭을 이루고 있다.
▲ 동릉에서 바라본 흑석산. 철쭉꽃으로 물든 산등성이를 향해 신록이 올라오고 있다.
흑빛을 띠어 흑석산, 학이 나는 형상이라 하여 가학산이라 불리는 이들 두 산은 철쭉이 아니더라도 호남 5대 명산이자 기암괴봉의 전시장으로 일컬어지는 월출산의 기운을 온전히 받은 산답게 당차고 아름다운 산들이다.
해남군은 매년 5월 초 가학산 일원에서 철쭉제를 열고 있다. 올 축제기간은 5월3, 4일 이틀간으로 계곡면 면민의 날과 겸해 열린다. 첫날 전야제는 계곡면소재지 계곡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운동회, 노래자랑 등 다채로운 행사가 열리며, 이튿날에는 휴양림에서 등산대회, 산제, 그림대회 등이 열린다. 문의 계곡면사무소 총무계 061-532-5982.
흑석산 정상을 오르는 산길은 가리재~바람재, 은굴~바람재, 남서릉 코스가 대표적이다. 동릉은 기암괴봉 치솟은 암릉을 타면서 짜릿함을 느낄 수 있는 코스지만 하산지점에서 도로까지 교통이 불편해 타는 이가 많지 않다. 흑석산으로 만족하지 못하는 이들은 가학산까지 잇거나 아예 북단의 별매산에서 가학산을 거쳐 흑석산까지 뽑기도 한다.
휴양림 기점 코스는 산길이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가리재 코스로 바람재를 거쳐 정상에 올라선 다음 다시 바람재로 돌아와 은굴 코스, 또는 남서릉을 따라 휴양림으로 내려선다. 산행은 관리사무소 위쪽 임도 상단부에서 시작한다. ‘가리재 1.19km, 깃대봉 2.69km, 흑석산기도원 5.4km’ 푯말에서 완경사 숲길을 따라 30분쯤 가면 가리재에 올라선다.
가리재에서는 왼쪽 길은 두억봉으로 향하고 고갯마루를 넘어서면 영암군 미암면 용소리로 내러선다. 따라서 정상으로 가려면 오른쪽으로 방향을 튼다. 철쭉군락지는 안부에서부터 시작된다. 특히 신록과 어우러져 화사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능선 구간이다. 봉화대까지는 급경사 오르막이지만 중간중간 해남 앞바다까지 시야가 터져 눈을 즐겁게 해준다.
이후 바람재까지는 능선을 따라 철쭉꽃으로 화사하게 물들고, 오른쪽(남쪽)으로는 싱그러운 신록이 바위벼랑을 타고 올라면서 절경을 자아내는 구간이다. 간간이 나타나는 쉼터 겸 조망대는 점심장소로 이용되곤 한다.
둔덕 같은 봉우리를 내려서면 바람재 갈림목에 이른다. 오른쪽 길은 은굴(隱窟)을 거쳐 휴양림으로 이어진다. 갈림목에서 은굴 쪽으로 100m쯤 내려서면 석간수를 만날 수 있으며, 휴양림까지는 40분쯤 걸린다. 바람재에서 정상을 향하다 잡목 구간을 빠져나가면 흑석산 동릉을 비롯해 가학산을 거쳐 별매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의 전모가 드러난다.
남서릉은 정상을 지나자마자 오른쪽 능선길을 따라야 한다. 급경사 능선 구간구간 나타나는 바위지대는 대부분 로프가 설치돼 있어 안전하게 내려설 수 있다. 남서릉 길은 첫번째 안부에서 오른쪽 급사면 길을 따르면 은굴 코스와 만나는데, 갈림목 일원은 예전에 농가가 있던 곳이다. 남서릉 하산 코스는 40분 정도 걸린다.
별매산에서 흑석산까지 잇는 산행은 종주파 산악인들이 즐겨 찾는 코스로, 대개 5시간 정도 잡고 산행에 나선다. 산행 기점인 제전 마을은 강진 성전면소재지에서 약 3km 거리로, 노선버스가 다니지만 택시로 진입하는 게 현명하다.
별매산 정상에서 가학산 정상에 이르기까지는 무명봉 두 개과 암릉을 넘어서야 한다. 특히 마지막 암릉 구간에 들어서면서 자연성벽 같은 남동 사면과 돔형의 가학산 정상이 가슴 벅차게 한다. 암릉을 넘어선 다음 안부에서 왼쪽 길을 따르면 흑석산기도원으로 내려설 수 있으나, 이보다는 5분쯤 지나 바윗길 직전 갈림목에서 왼쪽으로 빠지는 길이 더욱 뚜렷하다.
갈림목을 지나면 침니 바위가 애를 먹이지만 이 구간을 지나 급경사 능선을 올라서면 이 산줄기의 전망대 같은 정상이 반겨주고, 이후 흑석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화려한 철쭉에 힘든 줄 모르고 지나갈 수 있다.
흑석산기도원 기점 코스는 가학산과 흑석산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코스로 특히 이 지역 등산인들이 좋아하는 코스다. 흑석산기도원은 강진군 성전면과 해남군 계곡면 사이의 13번 국도에서 서쪽으로 3km 떨어져 있다. 포장이 잘 돼 있어 승용차로도 무리없이 진입할 수 있다. 기도원 내의 삼거리에서 가운데 콘크리트길을 따라 100m쯤 오르면 주차장과 집 한 채가 있는 장소에 닿는다. 여기서 집 왼쪽 길을 따라 20분쯤 오르면 가학산 정상 북쪽 능선 삼거리가 나온다.
교통 가학산 자연휴양림행 노선버스는 해남에서 다닌다. 흑석산기도원은 군내버스가 몇 회 운행하지 않아 강진 성전에서 택시를 이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해남→휴양림 시외버스터미널에서 1일 8회(06:50, 08:40, 09:40, 11:50, 13:40, 15:00, 17:40) 운행하는 독천행 군내버스를 타고 여수리 마을에서 하차(요금 1,350원). 여수리 마을에서 휴양림까지는 3km 거리. 해남교통 전화 061-533-8826.
서울→해남 강남고속버스터미널 호남선에서 1일 7회(07:20~17:55) 운행하는 고속·우등고속버스 이용(일반 19,100원, 우등 28,400원). 또는 수시 운행하는 광주행 고속버스를 이용, 광주에서 해남행 직행버스를 갈아탄다. 금호고속 전화 02-530-6211.
광주→해남 광천동 종합버스터미널에서 04:30~22:05 수시 운행하는 직행·직통버스 이용. 요금 9,000원. 터미널 전화 062-360-8114.
숙박 가학산 자연휴양림의 콘도식 산막에는 전기난방시설에 침구, 취사도구, TV, 냉장고, 샤워장 겸 화장실이 갖춰 있다. 7평형(7동)~8평형 50,000원, 12평형(4동) 60,000원. 야영장 텐트 2,500원, 오토캠핑 5,000원, 주차료 중소형 3,000원·대형 5,000원. 입장료는 어른 1,000원, 청소년 800원, 어린이 300원씩 받는다. 휴양림 예약 및 문의 전화 061-535-4812, 011-604-6284.
맛집 해남읍내 국향정(532-8922)은 10여 가지 반찬에 5,000원 하는 백반에서부터 10,000~15,000원 하는 원낙지탕, 갈치찜, 불낙, 등의 다양한 메뉴를 내놓는다. 해남읍내의 진일관은 그간 유명했던 모 한정식집보다 낫다는 평을 주민들에게 듣는 음식점이다. 2인 기준 40,000원, 4인분 기준 60,000원, 전화 061-532-9932. 읍내의 용궁해물탕(535-5161)은 싱싱한 해물로 푸짐한 탕을 끓여낸다. 해물탕 40,000~60,000원. 산낙지 20,000~30,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