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엔 한국사 교과서 자투리 이야기(2) -고조선 서술은 왜?

[史必歸正]

"고조선 서술은 왜 이렇게"

이제껏 8종의 2015 한국사 교과서를 대충 훑어 보면서 느꼈던 점을 여러 차례 주저리 주저리 페북에 올렸다. 대체로 이번 한국사 교과서들은 앞 단계보다는 한걸음 진전된 모습을 보였지만, 딱 그 정도이고, 한계도 명확하다.
이는 앞에 많이 얘기한 '관성'의 문제도 있지만, 집필 기간이 채 1년도 안 되게 짧았던 점도 큰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본다. 집필 기간이 길었다면 대부분의 교과서들이 더 좋을 모습을 보일 수 있지 않았을까?

앞으로도 한국사 교과서 이야기를 이어가겠지만, 그와 별도로 내가 집필한 미래엔의 한국사 교과서에 대해서도 생각나는 대로 썰을 풀어보고자 한다. 집필 과정에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했는지, 왜 이런 체제를 갖추었는지, 뭐 그런 얘기들이다. 무슨 순서 같은 것은 없고, 그날그날 교과서 뒤적이다가 생각나는 것들을 풀어내고자 한다. 여기엔 영업 비밀에 속하는 것도 있을지 모르겠다. 또한 미래엔의 다른 집필자들이 내가 이러는 것을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의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과 사소한 집필 경험이 향후 한국사 교과서의 발전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길 기원한다.

오늘은 고조선 서술 부분을 좀 살펴보겠다.(사진 참조)
1) 먼저 고려한 것은 고조선이 한국사의 기원으로서 역사적 실체로 자리잡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였다. 그래서 고조선의 발전 과정을 비교적 사료에 근거를 두고 자세히 써보고자 하였다.
그래서 굳이 기존에는 없던 다음과 같은 구절을 넣었다

- "기원전 7세기경에는 중국에도 그 존재가 알려져 있었다"

2) '고조선 = 청동기 시대, 여러나라의 성장(부여, 고구려, 삼한) = 철기 시대'라는 자칫 왜곡된 인식을 줄 가능성을 차단하고자 하였다. 기존 교과서는 마치 위만 조선에 이르러 철기 문화를 수용한 것처럼 잘못 이해하기 좋게 서술된 경우가 많다.

- "고조선은 청동기 시대의 농경 문화를 바탕으로 성립하여 철기 시대까지 이어졌다."
- " 국가 체제를 정비하고 철기 문화를 수용하며 발전하던 고조선은 기원전 4세기에 중국의 전국 7웅 가운데 하나인 연과 맞서다가 공격을 받아 서쪽 영토를 잃기도 하였다."

3) 고조선의 사회 모습은 중학교에서 익히 다루는 내용이라고 판단하여 8조법 사료를 제시하고, 간단한 활동을 넣는 것으로 만족했다.
- "Q 위 사료를 통해 추측할 수 있는 고조선 사회의 모습을 말해 보자."

4) 고조선의 영역, 관련 유물 등의 서술과 지도는 그저 관성에 따랐는데, 북방식 고인돌은 별로 많이 안 알려진 북한 평양에 있는 고인돌 사진을 사용하였다. 사실 이 부분 여러 차례 감수도 받고, 검정도 받았지만 늘 자신이 없다.

오늘은 마음에 준비가 좀 덜되고, 온라인 수업 준비로 바빠서 이 정도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