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상만큼 위험한 네티즌상
김옥춘
그림으로 때려도 아파요. 글로 때려도 아파요. 노래로 때려도 아파요. 남이 때린다고 때려도 아파요. 죽을 만큼 아파요.
나 아파요. 내 가슴에서 멍이 곪아 터졌대요. 내 머리에서 불덩이가 폭발했대요. 말과 글에 맞아서 노래에 맞아서
나 죽을지도 모른대요. 어느 날 갑자기! 네티즌상의 악화로.
어느 날 갑자기 나 죽으면 울지 마세요! 우는 대신 나를 죽게 한 글과 말과 노래를 바로잡아주세요. 죽은 후에도 맞지 않도록 죽을 만큼 아프지 않도록
가만히 생각해 보니 바로잡는 일이 살려주는 매우 귀한 일이네요.
나 매일 나의 그름을 바로잡아 올바름인 나와 이웃을 살려야겠네요.
오늘도 아프지 마세요. 알았죠? 기도할게요.
2021.10.28 |
듣고 본 것이 걱정이 되었다
김옥춘
꿈에 선명한 노란색 소변을 보았다. 선명한 빨간색 소변도 보았다. 무서웠다. 나 죽는 건가? 접시가 그래서 깨졌나?
꿈을 깨고 생각해 보니 아침에 접시가 깨졌다. 나쁜 일의 징조로 느낀 게 분명하다. 낮에 건강 프로그램에서 혈당 이야기를 들었다. 내가 위험하다고 느낀 게 분명하다. 매일 죽음이 무섭다. 아직은 살고 싶은 게 분명하다.
아는 만큼 꿈꾼다. 걱정만큼 꿈꾼다. 무서운 만큼 꿈꾼다. 가끔은 간절한 만큼 꿈꾼다.
많이 듣지 말자. 많이 보지 말자. 들은 것과 본 것이 걱정이 되는 것이니
손과 발을 많이 움직이자. 일을 많이 하자. 귀와 눈으로 들어오는 내겐 걱정으로 쌓이는 정보를 일로 잠재워 복으로 쌓자.
나 행복해지고 싶다. 꿈에서라도 행복해지고 싶다. 나 불행이 싫다. 꿈에서까지 불행한 게 정말 싫다.
2021.10.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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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을 섬기는 일이 나를 섬기는 일이니
김옥춘
남을 섬기는 일이 나를 섬기는 일이다. 아침부터 그렇게 느껴져 내 눈이 뻐근하고 뜨겁다.
드디어 오셨다. 엄마! 내가 전화를 안 받는다고 겁에 질린 얼굴로.
아파트 내에 작업이 있었나 보다.
나 병원에 다녀온 후로 엄마는 나만큼 나의 죽음을 두려워하신다.
오랜만에 건강 생각하며 장을 보았다.
오랜만에 나의 아침 밥상에 생선도 오르고 김도 오르고 나물과 쌈도 오르고 국도 올랐다. 수저받침도 놓이고 물잔도 놓였다. 오랜만에 아침밥처럼 아침을 먹었다. 건강 챙긴 아침밥상을 받았다. 나에게.
누군가를 섬기고 귀하게 여기는 일은 나를 섬기는 일이 된다. 나를 귀하게 여기는 일이 된다. 나에게 예의를 차리는 일이 된다.
섬기는 일은 예의를 갖추어 함께 행복해지는 일이다.
2021.11.2
| 오늘 아침밥 친구 엄마
김옥춘
엄마 아주 오신 줄 알았는데 혼자가 편하시다고 또 가신단다.
잡지 않기로 한다. 마음 아프면 몸도 아파지는 걸 알았으니까. 내 몸으로.
가는 길이 같은 갈 길이 같은 인생길에서 오늘 아침 서로에게 밥친구 되었으니 그것으로 만족하기로 한다.
이제 가지 말라고 하지 않기로 한다. 그 길이 저승이어도 홀로살이여도.
사는 일이 형벌이라는 걸 알기에 가는 일도 축복이라는 걸 알기에.
단지 어디에 머물러도 몸과 마음 편히 머물다 가시길 기도할 뿐이다. 조금이라도.
202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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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보다 무섭다는 어린애
김옥춘
어르신들이 그랬어. 어린애가 범보다 무서운 거라고.
아이가 어른 되는 거라고. 어른? 기운 잃고 아기처럼 노인 되는 거라고. 매일 기운 펄펄한 거 아니라고.
어리다고 함부로 대하는 거 아니야! 매일 아기 아니야!
노인이라고 함부로 대하는 거 아니야! 나도 늙고 죽는 날 오는 거야!
기운과 마음은 올바른 데 쓰고 생명을 구하고 행복을 지키는 데 쓰는 거야!
어린애는 남의 자식 아니야! 우리 모두의 자손이야! 우리 사회의 주인인 후손인 거야!
아이가 어른 되는 거야! 어른이 노인 되는 거야! 기운 없는 사람은 보호하고 방황할 땐 바른길로 인도하고 아프면 아픔을 덜어주고 그렇게 사는 거야!
인생! 그렇게 사는 거야! 사랑으로! 사람이니까! 우리!
2021.11.3
| 아무리 좋은 뜻이어도
김옥춘
아무리 좋은 뜻이어도 남의 것을 뺏지 마! 남이 뺏는다고 나도 안심하고 뺏지 마!
아무리 좋은 뜻이어도 남을 가해하지 마! 남이 가해한다고 나도 안심하고 가해하지 마!
훔쳐서 남을 주는 것은 뺏어서 남을 주는 것은 기부가 아니야! 공범을 만드는 거야! 훔쳐서 뺏어서 공유하는 것은 문화가 아니야! 좋은 아침 인사말 아니야! 안부 문자 메시지 아니야! 집단 가해 공범을 만드는 일이야!
좋은 글 중에서라고 붙이고 주인 이름 빼는 거 아니야! 훔치는 거야! 뺏는 거야!
아무리 좋은 뜻이어도 남들이 아무렇지 않게 해도 훔치지 마! 뺏지 마!
죄책감을 뺀 남이 한다고 안심하고 너도나도 하는 당당한 집단 가해에 누군가는 목숨을 포기해야 할 수도 있어.
2021.11.3 |
통증으로 느끼는 세상
김옥춘
오줌 한 방울 나오는데 온몸에 통증이 거미줄처럼 퍼져나갔어. 아플 땐 그랬어. 온몸이 하나라고 느꼈어.
똥 한 덩이 나오는데 천지가 노랬어. 아플 땐 그랬어. 마음과 몸이 하나라고 느꼈어.
심각하게 몸이 아픈 게 마음에서 온 것일 때도 있고 심각하게 마음이 아픈 게 몸에서 온 것일 때도 있어. 몸과 마음은 하나야! 몸이 아플 땐 마음도 살피고 마음이 아플 땐 몸도 챙겨야 해.
너와 나도 하나라고 느낄 때가 많아. 네가 넘어질 때 네가 아플 때 내 다리와 가슴에 찌르르 퍼지는 통증을 느껴.
몸과 마음은 하나야! 가끔 너와 나도 하나야! 그러니까 우주도 하나야! 통증으로 그렇게 느꼈어.
2021.11.3
| 나 당신 바라봐도 될까요?
김옥춘
허락받지 않았는데 내 눈이 자꾸 당신을 향하려고 해요. 미안해요.
허락받지 않았는데 내 마음이 자꾸 하트를 그리고 싶어 해요. 미안해요.
당신의 허락이 필요해요. 확실하게 계약서도 쓰고 싶어요. 사랑으로 서로 상처받으면 안 되니.
나 당신 바라봐도 될까요?
나 당신 손잡아도 될까요?
나 당신 안아도 될까요?
나 당신 사랑해도 될까요?
나의 사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당신의 행복이니 당신의 허락받고 사랑 계약서에 따라 정정당당하게 사랑하고 싶어요.
나 당신 바라봐도 될까요?
202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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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독약 커피와 간절한 기도
김옥춘
아침커피에서 소독약 냄새와 맛이 난다. 심하다. 마실 수가 없다.
생수로 물을 끓여 다시 커피를 탔다. 아침커피에서 커피 맛과 향이 난다.
몇 년 전만 해도 수돗물을 그냥 마셨었는데 이제는 끓여서도 마시기 힘들다.
이 소독약 괜찮을까? 규정대로 넣는 거 맞을까?
실수가 아니면 불필요한 지출을 하지 않는 나도 요리를 할 때 씻는 것 외에 물을 넣을 땐 생수를 넣기로 정한다.
내 생필품 품목에서 생수 비용 부담이 점점 커질 것 같으니 두렵다.
모든 물탱크 관리에 대한 규정이 바르길 기도한다. 모든 사람의 생명이 제대로 존중되고 보호되길 기도한다. 관리를 하는 실무자와 감독을 하는 책임자가 늘 양심적이고 제대로 하길 기도한다.
오늘 아침 나의 기도가 매우 간절하다.
2021.11.4
| 수면 위내시경 검사
김옥춘
하나 둘 셋 열일곱
번쩍 세상이 갑자기 켜졌다. 세상이 열일곱에 꺼졌었나 보다. 꿈은 꾸지 않았다.
다시 켜진 세상으로 비틀거리며 들어왔다. 목이 아플 거라더니 목이 아팠다.
나 살아서 돌아왔으니 고마움이 크다. 고마움이 크니 오늘과 내일의 다짐들이 길게 줄을 선다.
모두 아프지 않길 모두 마음 편안해지길 기도한다.
202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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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김옥춘
걸을 수만 있다면 더 큰 복은 바라지 않겠습니다. 누군가는 지금 그렇게 기도를 합니다.
설 수만 있다면 더 큰 복은 바라지 않겠습니다. 누군가는 지금 그렇게 기도를 합니다.
들을 수만 있다면 더 큰 복은 바라지 않겠습니다. 누군가는 지금 그렇게 기도를 합니다.
말할 수만 있다면 더 큰 복은 바라지 않겠습니다. 누군가는 지금 그렇게 기도를 합니다.
볼 수만 있다면 더 큰 복은 바라지 않겠습니다. 누군가는 지금 그렇게 기도를 합니다.
살 수만 있다면 더 큰 복은 바라지 않겠습니다. 누군가는 지금 그렇게 기도를 합니다.
놀랍게도 누군가의 간절한 소원을 나는 다 이루고 살았습니다. 놀랍게도 누군가가 간절히 기다리는 기적이 내게는 날마다 일어나고 있습니다.
부자 되지 못해도 빼어난 외모 아니어도 지혜롭지 못해도 내 삶에 날마다 감사하겠습니다.
날마다 누군가의 소원을 이루고 날마다 기적이 일어나는 나의 하루를 나의 삶을 사랑하겠습니다. 사랑합니다. 내 삶 내 인생 나
어떻게 해야 행복해지는지 고민하지 않겠습니다. 내가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지 날마다 깨닫겠습니다.
나의 하루는 기적입니다.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2010.9.2
이 글을 잉태한 곳: 쥬네브상가 29-811 버스정류장 이 글이 태어난 곳: 대한민국 용인시
| 오늘 내 친구는 너였다.
김옥춘
손잡는다고 넘어지지 않는 건 아니지만 손 내미는 네가 고맙다. 넌 오늘 내 친구였다.
응원한다고 힘든 산이 쉬워지는 건 아니지만 힘내라는 말 잘한다는 말 고맙다. 넌 오늘 내 친구였다.
일으켜준다고 상처가 아무는 건 아니지만 흙 털어주는 네가 고맙다 넌 오늘 내 친구였다.
물 모자란다고 당장 숨넘어가는 건 아니지만 생명수를 건네주는 네가 고맙다 넌 오늘 내 친구였다.
혼자 간다고 다 길 잃는 건 아니지만 기다려준 네가 고맙다 넌 오늘 내 친구였다.
말 한마디 안 한다고 우울해지는 건 아니지만 말 건네준 네가 고맙다 넌 오늘 내 친구였다.
이름도 모르는 네가 나이도 모르는 네가 친구 하나 없는 내게 오늘 가장 소중한 친구였다.
고맙다.
2004.9.19 월악산에 다녀와서
이 글을 잉태한 곳: 월악산국립공원 이 글이 태어난 곳: 서울시 송파구 가락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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