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1930년대 조선인 가족과 일본인의 인간적 교류
니이미 난키치 동화선 - 아버지의 나라 외
지은이 니이미 난키치∣옮긴이 김정훈
판형 신국판∣페이지 164쪽∣색도 4도∣가격 10,000원
발행일 2015년 6월 10일∣분야 어린이 ‧ 청소년
ISBN 978-89-91197-98-5(43810)
출판사 케이디북스∣TEL 02-914-1621∣bookkd@naver.com
옮긴이 : 김정훈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공동대표)
문의 : 안영숙 사무국장 010-9268-6750
책 소 개
반전평화 정신과 사회 메시지를 담은 어린이, 청소년 동화
일제강점기 조선인과 일본인의 인간적인 교류 등을 담은 귀중한 반전평화의 동화선이 한일시민단체의 교류와 연대로 국내에 공개되었다. 한일청소년 평화교류 행사를 진행해온 한일시민단체의 합작품이다.
일본 양심적인 시민단체인 나고야 미쓰비시 조선여자근로정신대 소송지원회(다카하시 마코토, 데라오 데루미 공동대표)가 2010년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에 한국 학생들을 초청하고 싶다는 제안을 해 한일청소년 평화교류가 시작되었는데, 양 시민단체가 한일청소년들과 함께 양국을 오가며 행사를 진행해오던 터, 김정훈 전남과학대 교수가 작년(2014년) 8월 한국 청소년 교류단 5기를 이끌고 일본서 한·일청소년평화교류를 실천하는 과정에서 나고야 미쓰비시 조선여자근로정신대 소송지원회의 소개로 작가 니이미 난키치의 또 다른 이면과 이색적인 작품들을 발굴, 국내에 번역, 공개한 것이다.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이국언, 김선호, 김정훈 공동대표)은 앞으로 한일청소년 평화교류를 위해 나고야는 물론, 도야마에도 광주 청소년들을 파견, 교류의 폭을 넓힐 예정이다.
이 책의 저자인 일본 동화작가 니이미 난키치(1913~1943)는 중학시절부터 문학적 열정을 불태우며 동화, 시 등의 창작에 몰두, 30세의 젊은 나이로 생을 마쳤지만 다수의 작품을 통해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인간의 순수함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제시한 파스텔풍의 동화작가 정도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니이미 난키치의 세계를 그렇게 단순히 보기에는 그의 또 다른 면모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청년시절 그는 어느 누구보다 당시 일본 사회의 모순에 대하여 심각한 고민을 하며 가슴앓이를 하고 있었다. 그가 사회의식에 눈을 떠 반전평화 정신을 키운 계기는 도쿄외국어대 시절 교우들과의 친교를 통해서였는데, 그의 청년시절인 1930년대는 우리에게는 일제강점기였다. 청년시절의 그는 당시의 사회 분위기에 충격을 받고 소외된 약자 편에 서서 사회의 불의와 불평등한 현실에 맞설 생각을 하기도 했으며, 그런 생각을 작품을 통해 직접 묘사하기도 했다. 그의 작품에 반전평화 정신과 사회 메시지가 담긴 또 다른 주제가 보이는 것은 그와 같은 이유 때문이다.
이 책은 그런 작품으로만 엮었다. 따라서 이 동화선을 통해 우리는 당시 일본 제국주의의 강권정치에 맞서 인간성 회복과 휴머니즘을 추구하는 니이미 난키치상을 접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극한 상황 속에서 반전평화 정신이 강조되는 이색적인 장면과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는 6개의 작품이 실려 있다.
난키치는 1930년에 「아버지의 나라」를 집필한다. 놀라운 것은 작품에 신발가게 일본 여성과 조선인 소녀(가족)의 교류가 너무나 따뜻하고 밀도 깊게 묘사되고 있는 점이다. 「아버지의 나라」에는 본문에서처럼 당시 조선인의 ‘정체성’, ‘언어’, ‘전통의복’의 가치를 그대로 인정함은 물론, ‘아버지’라는 조선어를 아들에게 가르쳐 주는 일본인 아주머니(난키치 어머니가 모델)가 등장하고 있다. 특히 「아버지의 나라」는 식민지시대의 조선인 주인공을 통해 그 의미를 새겼다는 점에서 작품의 의의를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난키치 작품에는 인본주의와 반전평화 정신을 일깨우는 「소좌와 중국인」(뒤에 「장홍륜」으로 개명)이나 「주운 나팔」 등도 있기에 그의 동화가 지금도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것이다. 「장홍륜」에서는 국가와 이데올로기를 떠나 상반된 환경과 극단적 상황에 처한 인간끼리의 교류를 그림으로써 비인간적 요소가 강요하는 허구성을 고발하고 있으며, 인본주의의 참모습을 강조하고 있다. 적국의 소년을 찬미하는 내용이었기에 한때 활자화되지 못했던 점(사토 씨 지적)을 고려하더라도 작가의 투철한 소명의식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또한 권력의 탄압이 무서운 기세를 보이던 때에 「주운 나팔」과 같은 반전작품을 썼던 만큼 당시 21세 청년작가 난키치의 투철한 평화주의자로서의 면모를 살필 수가 있다.
「귀」도 읽는 이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으나, 전쟁의 시대적 상황을 의식하고 쓴 작품임에 틀림없다. ‘악습=전쟁, 전쟁 분위기’로 볼 여지가 있다면 전쟁놀이 시작과 함께 귀를 만지는 가헤이에게 “싫어”라고 외치는 하나이치 군의 모습에서 작가의 반전의도를 읽을 수 있다.
「벽」은 난키치가 청춘일기를 기록한 이듬해인 1934년의 작품이다. 따라서 청춘일기에 엿보이는 작가의 진보적 시점과 사회성 짙은 경향이 그대로 투영된 내용으로 볼 수 있다. 이른바 본격적인 프롤레타리아 작품으로 평가할 수 있겠는데, 작품 속에서 싱은 오토지뿐만 아니라 나츠코와의 관계에 있어서도 가난한 자의 애환과 빈부 격차에서 오는 고독감을 절감한다. 그게 현실에 대한 좌절감으로 이어져 계층갈등을 조장, 인간성을 말살하고 있음을 작가는 여실히 보여준다.
위 작품들을 살펴볼 때, 작가 난키치는 자본주의 사회에 살면서 그 사회구조적 모순 때문에 피해를 입고 사는 소외된 계층에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또한 국가주의와 전쟁이 강조되는 시기에 전혀 다른 지위와 환경을 안고 사는 인간이 서로 마음을 나누며 교류하는 모습을 그렸다. 그리고 그러한 인간상을 그림으로써 개인의 가치와 평화의 소중함을 일깨웠다. 거기에 전쟁의 시대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에 대해 고뇌하는 난키치의 시대상, 작가상이 투영되어 있음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시대와 국경을 초월해 인간의 보편적 가치가 무력과 억압을 타파하고 평화를 추구하는 본연의 모습에 있음은 새삼 강조할 필요도 없다. 니이미 난키치는 일본 제국주의가 대륙침략을 노골화하던 바로 그 시기에 일본 내 시대적 흐름에 반기를 들고, 인간 본연의 모습을 그린 흔치 않은 작가로 볼 수 있다.
작 가 소 개
니이미 난키치( 新美南吉 )
일본 북쪽의 미야자와 겐지와 함께 남쪽을 대표하는 동화작가로 널리 알려진 니이미 난키치는 1913년 일본 아이치 현의 한다 시에서 태어났다. 네 살 때 어머니를 여의고 신발가게를 운영하던 계모 밑에서 외롭게 자랐다. 한다(半田)중학교 시절 난키치의 집 부근에는 지다(知多) 철도노선 공사를 위해 많은 조선인 가족들이 생활하고 있었는데, 그들이 신발을 사러 방문한 체험을 살려 인간적 교류를 담은 작품을 남겼다.
그 후 여러 잡지에 동화 등을 투고하며 남다르게 문학에 대한 열정을 키웠다. 도쿄외국어학교(현 도쿄외국어대학교) 영어부 문과에 진학한 후 본격적인 창작활동을 시작했으며, 문학 교우들과의 친교를 통해 사회의식에 눈을 떠 반전평화 정신을 키우고 빈부의 격차와 농촌현실의 모순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졌다.
25세 때 은사의 주선으로 안조고등여학교에서 교사로 5년 동안 근무하면서 인간에 대한 근원적 사랑과 꿈과 희망을 주는 아름다운 동화들을 다수 발표했다. 결핵을 앓은 뒤 자택에서 요양하며 집필을 이어갔지만 1943년 서른 살의 나이에 요절했다. 대표작으로 매년 일본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리는 「금빛 여우」, 「눈깔사탕」, 「장갑을 사러 간 아기 여우」 등이 있다. 100편이 넘는 다수의 동화・동요는 물론, 수십 편의 소설을 남겼다. 1994년 한다 시에 니이미 난키치 기념관이 들어섰고, 연간 5만 명 이상의 관람객이 그곳을 방문, 국민적 동화작가로 거듭나고 있다.
차 례
•아버지의 나라
•빨간 양초
•주운 나팔
•장홍륜
•귀
•벽
작가연보,
- 니이미 난키치 동화선 - 해설
▲ 번역 : 김정훈 (전남과학대 교수/ 근로정신대시민모임 공동대표)
▲ 2014년 한일청소년평화교류 - 니이미 난키치 생가 앞에서
▲ 니이미 난키치 생가 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