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용 <비>
◆이해와 감상
이 시는 비 내리는 모습을 시인 특유의 절제된 감정과 정제된 시어를 통해 그려낸 작품이다. 이 시는 비가 내리기 직전의 모습에서부터 비가 내리기까지의 모습을 짧은 시행 속에 감각적으로 그려 내고 있다. 전체 8연으로 각각 두 연씩 하나의 단락을 이루어 모두 네 개의 장면을 그리고 있다. 1~2연은 비가 내리기 직전 먹구름이 끼고 바람이 부는 정경을 그리고 있으며, 3~4연은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모습을 산새의 꼬리와 걸음걸이에 비유하고 있다. 5~6연은 빗줄기가 모여 흘러가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는데, 여러 갈래로 흐르는 물줄기를 손가락이 펴진 모습에 비유하고 있다. 7~8연은 멈춘 듯하다가 다시 쏟아지는 비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이처럼 이 시의 화자는 비 내리는 모습을 섬세하게 묘사만 하고 있을 분, 그 어떤 감정도 드러내고 있지 않다.
시적 화자는 비 내리는 모습을 감각적 시어의 유기적 결합과 순차적 시간의 질서에 따라 지극히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을 뿐, 그 어떤 감정도 표출하지 않는다. 짧은 행과 규칙적인 연 구분으로 인한 자연스러운 휴지(休止)와 여백의 미를 형상화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핵심 정리
갈래 : 자유시, 서정시
성격 : 감각적, 묘사적, 관조적
주제 : 비 내리는 풍경
특징
․시간의 흐름에 따라 시상을 전개함.
․주관적인 감정을 배제하고 자연 현상을 감각적으로 섬세하게 묘사함.
․짧은 행과 연의 구분으로 자연스러운 휴지와 여백의 미를 조성함.
출전 : <백록담 23호> 19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