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움직이는 피사체는 정확한 셔터 타이밍을 잡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이때다 싶어 셔터를 누르면 이미 늦은 경우가 허다합니다. 예측하기 힘든 피사체의 움직임을 포착하기 위해서는 많은 촬영이 필요합니다. 움직이는 피사체의 결정적 순간을 사진에 담기 위해 연사로 촬영하는 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수년 전에 환도상어를 촬영하기 위해 필리핀 말라파스쿠아에 다녀왔었습니다. 이른 새벽에 출발하여 어두컴컴한 바다 속에서환도상어를 만난 순간은 짜릿합니다. 그 순간을 사진으로 담기 위해 열심히 셔터를 눌렀지만 마음에 드는 사진을 얻기는 쉽지않았습니다. 같이 촬영했던 한 수중사진가는 연사모드와 수동초점을 이용하여 환도상어의 꼬리지느러미의 우아한 아름다움을 연속으로 촬영했습니다. 마치 동영상처럼 촬영된 연속사진 중에는 원하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어두운 환경에서 촬영이 용이하게 하기 위해 ISO는 높이고, 셔터스 피드는 1/60~1/30정도로 빠르게, 조리개는 열지 않고, 초점은 수동초점으로 1m에 고정하였습니다. 촬영 환경에 적합한 카메라 기능을 최대한 활용한 결과였습니다.
얼마전 모알보알의 유명한 정어리무리를 하향앵글로 촬영을 하였습니다. 스노클링으로 수면에서 정어리무리와 스킨다이버를 자연광으로 촬영하였죠. 정어리떼의 빠른움직임과 시시각각 바뀌는 모양을 촬영하기 위하여 카메라의저속 연사 모드를 활용하였습니다. 스킨다이버의 하강에 따른정어리무리의 반응을 연속적으로 촬영하여 원하는 순간을 포착할 수 있었습니다. 자연광을 이용하고 화이트밸런스를 수중모드를 사용하였습니다.
셔터랙
카메라는 셔터랙이 있어 반 템포 느리게 촬영이 되기도 합니다. 지나가는 환도상어의 머리를 찍었는데 사진에는 꼬리가 찍혀있기도 합니다. 눈으로 보고 머리로 결정해서 손가락이 셔터를누르기까지 시차가 있고, 셔터를 누른 후 카메라가 빛을 촬영하여 이미지를 저장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합니다.
카메라가 사진을 촬영하려면 몇 가지 조건을 충족시켜야 합니다.먼저 촬영한 사진을 저장해야 하고, 초점이 맞아야 하고, 내장스트로브 등이 재충전이 되어야 합니다. 촬영을 하면 카메라는 빛의 이미지를 디지털 신호로 전환하여 저장을 하고 재충전을 하여 다음 촬영을 준비합니다. 요즘 카메라의 프로세서는 성능이우수하여 저장하는 시차를 별로 느끼지 못하지만, 초점이 맞지 않거나 내장 스트로브가 재충전이 되지 않았으면 촬영이 되지않습니다. 이럴 때 우리는 셔터랙을 느끼게 됩니다.
한 장면을 촬영한 뒤에 좋은 장면을 촬영하려고 셔터를 눌렀지만 셔터랙이 걸려 촬영이 되지 않을 때는 무척이나 갑갑합니다.카메라의 성능과 촬영 조건을 잘 활용하면 셔터랙을 줄일 수있습니다.
연속촬영
셔터를 한 번 눌렀을 때 한 장의 사진이 촬영되는 것이 단사모드입니다. 셔터를 누르고 있는 동안 연속적으로 촬영되는 것은 연사모드입니다. 초당 촬영 매수에 따라 고속연사, 저속연사로 나뉠 수도 있습니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상황이나, 결정적인순간을 잡기 위해서는 단사로 촬영하기 보다는 연사로 촬영하는것이 유리합니다. 결정적인 순간 이전에 셔터를 눌러 촬영을시작하여 원하는 장면 이후에 셔터를 놓습니다. 셔터를 누르고 있는 동안 설정된 매수를 일정 간격으로 촬영합니다.연사가 되려면 셔터랙이 없는 조건을 설정하여야 합니다.
[1] 내장 스트로브를 사용하지 말라
내장 스트로브를 사용하면 다시 발광을 위해 충전을 해야 합니다. 리사이클링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 시간이 그리 짧지 않습니다.
[2] 초점모드를 생각하라
촬영 환경이 밝고 초점 포인트가 정확하면 오토포커스로 촬영하면 됩니다. 어두운 환경에서는 카메라가 초점을 잡기 힘들어 촬영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일정거리를 기준으로 수동초점으로 촬영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광각렌즈는 조리개를 많이 개방하지 않은 상태라면 1m 거리에 초점을 맞추면 무한대까지 초점이 맞습니다.
[3] 피사체의 움직임에 따라 구도를 잡아라
피사체가 이동하면 구도가 달라집니다. 서서히 카메라를 이동하여 피사체와 배경이 조화된 멋진 구도를 찾아야 합니다. 뷰파인더나 LCD 창을 보면서 촬영되는 프레임을 계속 조절해줍니다.
[4] 가급적 빠른 셔터 스피드를 이용하라
셔터 스피드가 느리면 움직임이 있는 피사체가 흐를 수 있습니다. 움직임이 있는 피사체의 선명한 사진을 얻으려면 셔터 스피드가 느리면 곤란합니다. 피사체의 움직임에 따라 셔터 스피드를 설정하되 주변환경이 어두우면 ISO 부터 높여주는 것이 좋습니다.
[5] 조리개는 조여라
조리개를 조이면 심도가 깊어집니다. 초점이 맞는 범위가 넓어지므로 촬영이 용이해집니다. 주변환경이 어두우면 ISO를 높이는 것을 생각합니다.
[6] 사진을 저장할 시간이 필요하다
연사로 수십 장의 사진을 촬영하면 저장을 하여야 합니다. 저장 중에는 촬영할 수 없으니 결정적인 순간에 저장을 하는 상황은 피해야 합니다. 중요한 순간이 지난 뒤 셔터를 릴리즈하여야 합니다.
카메라의 연사기능은 광각촬영과 접사촬영에 매유 유용합니다.많은 분이 내장 스트로브를 발광하면서 연사가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연사를 위해서는 카메라의 전력 사용을 최소화하여야 합니다. 자연광을 이용한 촬영이나, 지속광 조명을 이용한 촬영은 연사가 잘 됩니다. 연사가 필요한 상황에 연사에 적절한 카메라 세팅으로 피사체의 결정적인 순간을 포착해보시기 바랍니다.
출처
http://www.scubanet.kr
ScubaNet 2020년 1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