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한 해의 마무리는 예수그리스도의 탄생을 맞는 성탄과 함께 기쁨으로 가득찬다. 인류 구원의 희생양이 초라한 유대의 베들레헴의 마구간에서
태어나면서 세계 역사는 새롭게 기록한다.
크리스찬들에게는 이 어마어마한 사건에 대해서 최대한 경건한 경배와 함께 성탄 축하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하느님께 감사와 찬미를 드리지 않을 수 없다. 2018년도를 한마디로 표한다면 '감사'다. 그 감사함으로 다시 2019년도를 맞았다.
2019년 1.1일 세해 첫 날이 밝았다. 잠에서 깨어나자마자 '사랑과 평화'의 새로운 메시지를 담아보았다. 여러가지로 힘들다고
한다. 그렇기에 더욱 서로를 보듬어 주는 사랑이 필요한 것이 아닐까? 사랑 안에서 일어나는 기적은 평화다. 그 평화는 행복함으로 귀결 된다.
모두들 어려운 시대를 걸어왔다. 그 어려움속에서도 견딜 수 있었던 것도 사랑이 존재해서다. 모두가 행복한 길은 서로를 사랑해주는 것뿐이다.
여느날과 똑같이 새벽운동을 마무리 하고 어머님께 새해 인사를 드렸다. 금년이 91세로 아직도 건강하신 어머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렸다. 아들과
며느리의 새해 인사가 도착한다. 그 사랑을 품고 신년 미사를 드리는 것으로 일과를 시작했다. 미사가 끝나고 석림성당 인원단과 신부님이 함께
점심식사를 하면서 새해를 맞는 소회와 교회의 활성화에 대한 이야기들이 오고갔다.
금년에는 가족모임을 1.5~6일 갖기로 했다. 가능하면 매년 일출을 보며 희망찬 새해의 소망을 이야기 하기로 했다. 금년에는 첫 날은 아니지만
새해의 일출은 일주일간은 유효하다는 생각이다. 장소는 속초로 정했다. 모든 준비는 큰 아들 내외가 준비하기로 했다. 1.5일이 내내 기다려졌다.
1.5일 07:30분(서산-강남) 버스에 올랐다. 09:00분에 강남에 도착하니 작은 아들이 기다리고 있다. 바로 이어서 큰아들
내외가 기다린다는 연락이 와서 부랴부랴 밖으로 나가 자가용에 5명의 우리가족은 속초를 향해 출발했다. 서울에서 속초는 2시간 남짓 걸린다고
한다. 1박2일의 새 해맞이 여행이 시작된 것이다.
떠남과 만남은 늘 긴장되고 설레고 기다려진다. 그것을 그리움이라고 하나?
그렇다. 그리움..부모들은 자식들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으로 살아간다. 자식들도 그렇다. 부모님은 늘 그리움이다. 눈물나는 그리움이다. 그렇게
그리움들이 만났다. 그 그리움들이 엮어내는 1박2일의 축제가 어떻게 진행될지 흥미진진하다.
대한민국에서 이것만은 꼭 해보기
'주말여행 버킷리스트 99'의 책에서 속초는 1박2일 '겨울 별미 여행 떠나기'를 소개 하면서 맛집 여행만 해도 좋을 것 같다고 안내를 하고
있다. 그만큼 속초는 먹을거리로 유명하기도 하다.
11시30분쯤 도착한 곳은 속초 중앙로 청학동의 후포식당이다. 매운탕과 생선조림이 유명한 곳이다. 특히 제철인 도루묵 매운탕이 일품으로 알려져
찾아왔다. 서해안에서 맛보기 어려운 것을 먹어보는 것이 이 번의 주제이기도 하다. 도루묵 찌게와 도치 알탕 두 종류를 시켰다.
우리 모두가 똑같이 나오는 소리는 '아, 맛있다'였다. 어쩜 매운탕을 이렇게 칼칼하게 할 수 있을까? 모든이의 입맛을 사로잡는
오늘의 선택, 속초의 첫 번째 선택은 완전 대 만족이었다. 아주 서민적인 식당이다. 크지 않은 아담한 서민풍의 식당에서 우러나오는 풍미는 그
어떤 대형식당의 맛에 비견할 수 없었다.
여행의 즐거움 가운데 하나가 먹는 음식이다. 먹는 것에 실패하면 여행의 즐거움은
반감된다. 특히 여행에서는 그 고장에서 잘 알려진 그 고장의 음식맛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 비싼 음식이 좋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산이다.
저렴하면서 입맛을 사로잡는 음식이 곳곳에는 너무 많다. 이 번에도 그런 예다.
도루묵의 고소한 알과 도치의 약간 시큼하면서 감칠 맛의 향기를 담아 설악산으로 출발했다. 설악산의 추억은 고등학교 2학년 때의 가슴 설레는
수학여행이 떠오른다. 가을 수학여행철은 전국의 고등학생들로 발디딜틈조차 어려운 대 만원이다. 숙소를 잡고, 혹시라도 타학교 학생들과의 충돌 특히
여학생들과의 만남이 화근이 될 것을 우려한 선생님들의 철통같은 지킴에도 몰래 이탈한 학생들로 늘 긴장된 밤을 보낸다. 그 짧은 만남을 잘
이용하여 여학생들과 주소를 주고받아 펜팔로 이어지는 학생들도 있다. 자연스런 감정들을 왜 그렇게도 막았는지 지금 생각하면 웃음이 나온다. 그
후로도 여러 번 설악산을 찾았다. 그러나 그 때만큼의 감동을 갖지는 못한다. 그래서 첫 번째에 대한 설렘이 제일 강한 것이 아닌가 한다. 첫
사랑을 영원히 가슴속에서 지워낼 수 없는 것처럼..
설악산 입구에 도착하니 주말이어서 그런지 꽤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았다.
친구끼리, 연인끼리, 우리처럼 가족과 함께.. 이렇게 이런데서 만나는 사람들을 보면 기분이 좋다. 자연에서, 낯선 곳에서의 만남은 친근감으로
이어진다. 왜냐하면 다 의미를 담아서 온 사람들이기에 그렇지 싶다.
케이블카를 타기로 했다. 특별히 등산을 위한 준비가 아니라 우리 가족이 신년을 맞아 한해를 행복하게 보낸 감사와 새로운 한해를 더 멋있게
보내자는 의미로 가볍게 만났으니까. 한 시간정도 기다려야만 했다. 집사람은 산책을 하기로 하고 나머지는 카페로 향했다. '방하착'이라는
카페였다. 따끈한 아메리카노 한 잔의 행복감에 젖는 것은 여행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그러나 오늘은 실망이다. 커피라고
하기에도 부끄러울 정도다. 그 동안 이런 커피는 본 적이 없을정도로 너무하다 싶다. 아무리 장사속이라도 그렇지 이럴 수는 없었다. 한 마디하고
싶었지만 참았다. 한 번 보고말 관광지의 횡포로 생각하고 이곳을 나왔다.
케이블카는 순식간에 올랐다. 10여분 이상 걸어 올라가면
권금성이다. 권그성에서 본 설악산의 풍경은 환상이다. 예전에도 한 번 왔지만 다시 새로웠다. 이처럼 아름다운 산이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얼마나
기쁜일인가? 한 겨울에 갔던 금강산의 추억이 떠오른다. 몇 년간의 개방이 다시 단절이 되었다. 금년에는 다시 금강산 관광이 재개되고 더 발전이
되어 자유로이 왕래가 딜 수 있는 길이 트이길 바란다.
권금성에서 함께 웃고 환호하고 포옹하며 가족의 포근하고 끈끈한 정을 느낀다. 모두가 건강하고, 모두가 행복하고, 모두가 열심히 살며, 이웃과
삶을 사랑하며 사는 우리들이 되길 함께 소망했다.낙산사로 향했다. 수학여행코스에서 폼을 잡고 사진을 찍었던 명소다. 낙산사는 늘 가도 좋다.
낙산사는 1340여년전 의상대사가 창건한 천혜의 풍광을 품고 있는 사찰이다. 의상대에서 수많은 학생들이 기념촬영을 하였고 나도
마찬가지다. 그 소나무가 지금도 자리하고 있다. 홍련암은 너무도 아름답다. 법당마루 밑으로 출렁이는 바닷물을 볼 수 있게 절벽 위에 세워졌다.
의상대사가 좌선한지 7일째 되는 날 바다 속에서 홍련이 솟아오르고 홍련속에서 관음보살이 나타나 대사에게 법열을 주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우리나라 삼대관음 성지를 양양의 낙산사, 강화 보문사, 남해 보리암이라 한다. 낙산사는 그만큼 불심을 사로잡는 곳으로 많은이들의
감동을 자아내는 곳이기도 하다. 홍련암에서 위로 올라가면 해수관음상이 우뚝 자리하고 있다. 해수관음상은 1972년 처음 착공되어 5년 만인
1977년 11월 6일 점안을 했다. 크기는 높이 16m, 둘레 3.3m, 최대 너비 6m이며, 대좌의 앞부분은 쌍룡상(雙龍像), 양 옆에는
사천왕상(四川王像)을 조각했다. 수많은 불자들이 각자의 소원을 비는 곳이기도 하다. 어느새 어둠이 내리고 있다. 서둘러 저녁만찬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