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바다를 배경으로 거느릴 때
아름답다는 걸 알았습니다.
저렇게 넓고 푸른 바다를 거느리려면
절벽과 싸우는 하얀 파도가 있어야 한다는 걸.
밤길을 위해 늘 자신에게 경고하는
외로운 등대를 세우고 있어야 한다는 걸.
귀항하는 거진항의 어부들을 보고 알았습니다.
누구나 다
그런 바다를 배경으로 거느린 건 아니지만
진정으로 바다를 거느린 사람들은
결코 높은 데를 오르려 하지 않고,
깊이를 사랑할 줄 안다는 걸.
물결을 거스르는 법 없이
바다와 함께 흔들리며 산다는 걸.
- 김영남, <거진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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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과 습한 장마로 인해 후텁지근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주변분들의 안부가 궁금해집니다. 모두들 안녕하신지요? 지금의 날씨만큼이나 어수선한 상황이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지요.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결정으로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인 반대 여론이 들끓고 있습니다. 이 일에 가장 적극적인 분들이 일본 후쿠시마 지역의 어부들입니다. 지난 5월 후쿠시마 제1원전 항만 내부에서 잡은 우럭에서는 일본 식품위생법 기준치의 180배에 이르는 세슘(1kg당 100베크럴 기준, 18,000베크럴 검출)이 검출되어 전 세계를 경악시켰지요. 4월에도 그곳에서 잡은 쥐노래미에서도 120배에 이르는 세슘이 검출된 바 있습니다. 원자력을 담당하는 도쿄전력은 황급히 해당 수역에 사는 물고기가 항만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그물망을 설치했지만, 이미 지난 2월 원전에서 30km 떨어진 이와키시 앞바다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농어가 잡힌 바 있습니다. 일본은 이미 이런 사실을 다 알고 있었지만 쉬쉬하고 있던 것입니다. 다른 생명들은 어떻게 되든지 간에 귀 막고 눈 감은 채 자기 집안에 있는 위험한 쓰레기를 생명이 보고이자 인류 공동의 자산인 바다에 버리려 하는 일본 정부와 그 주장에 편승하는 무리들의 무책임한 처사를 보고 있자니 분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일은 결코 우리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 일이 우리가 누리는 소소한 행복을 송두리째 앗아갈 수 있기 때문이지요. 당장 무슨 일이 벌어지지는 않더라도 시간이 축적되면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이 되어 지구별은 병들어 더 이상 푸른 생명이 살 수 없는 곳으로 변하고 말 것입니다. 20세기 최악의 원전 사고로 꼽히는 체르노빌 원전 사고의 교훈을 우린 잊지 않고 있습니다. 원자력발전소 폭발 당시는 물론 이후 간접 피폭과 후유증으로 인해 사망자는 급속히 늘어났고, 백혈병과 희소암 환자는 물론 기형아 출생률이 급증하고, 이들의 상당수가 20년 안에 사망했습니다. 원전 일대의 생태계도 완전히 파괴되어 돌연변이가 발생하는 일이 빈번했습니다. 체르노빌의 재앙은 여전히 진행중입니다. 이번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이루어진다면 지구별 생태계는 돌이킬 수 없는 끔찍한 상황을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이는 정치 논리로 이야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 창조주 하나님을 고백하는 그리스도인이라면 누구보다 앞장서 막아내야 할, 어쩌면 이 시대에 주어진 우리의 사명일 것입니다. 신앙의 눈으로 보면 이번 사태는 온 생명의 창조주이신 하나님과 그분의 손길에 기대어 사는 뭇 생명들에 대한 얼마나 심각한 범죄인지 모릅니다. 단연코 이 일은 막아내야 합니다. 이를 위해 그리스도인들이 마음 모아야겠습니다. 이번 주일예배에 소개할 야생화는 ‘금난초’입니다. 꽃말이 ‘주의, 경고’ 입니다. 불의하고 잘못된 일에 대해 하나님은 선지자들을 보내어 강력히 경고하시곤 하였지요. 지금이 바로 하나님의 자녀들이 불의를 저지르는 이들을 향해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야 할 때입니다. 인류는 바다와 함께 성장해왔습니다. 모든 생명이 기대어 살아가는 바다가 오염되면 깃든 모든 생명들도 오염됩니다. 바다는 곧 나이고 너입니다. 바다는 일본의 것이 아닌 하나님의 것입니다(시편 95:4). <2023. 7. 9.>
첫댓글 💌 거진항에 가면 거진 혹은 거지반 알 것도 같습니다. 바다는 다 받아들이지만, 피 한 방울로도 피바다가 되고, 눈물 한 방울로도 눈물바다가 될 수 있다는 것을... 💦
그러게 말입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