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화스런 호텔숲,후버댐 방랑기
작성자 : 김영순 2002-04-01
호화스런 호텔숲 라스베가스 빌딩 숲에 어둠이 깔리자
도시는 온통 반짝이는 불빛으로 휘황찬란하게 번쩍거리고 있었다
화려한 건물은 주로 호텔들이었는데 저마다 특색을 한껏 자랑하며 관광객들 눈 끌기에 열을 올렸다.
[럭셔] 거대한 피라밑 건물 앞엔 스핑크스가 버티고있고 외부, 실내장식을 온통 이집트 조각들이
주를 이루었는데 안내를 맡은 미녀들도 크레오파트라식 검은머리에 짙은 눈썹을 지니고 있었다
피라밑 사면 바깥쪽으론 객실이 있고 안쪽은 겜블장과 무덤 속(?)전시장으로
호화롭고 여유롭게 장식되어 있었다 밤이면 사방모서리로 불빛이 굴러 내리며 꼭대기엔
레이저로 빛을 쏘아 하늘을 찌른다
[엑스칼리버] 이 호텔은 동화속의 궁전처럼 꾸몄다 레스트룸 조차도 우먼대신 ☞퀸 맨 대신 ☞킹 이라 씌여있고
정문을 나서면 간간이 남녀 나팔수가 왕의 대접으로 팡파르를 울려주는데 모두들 선뜻 지나가지 못 하고
멈칫거린걸 보면 아무도 진정한 왕이 아님을 실감하게되어 실소를 금치 못하였다
실내무대에선 동화연극을 공연하고 동화속 주인공의 옷을 입고 사진도 찍고....
[뉴욕뉴욕] 상징적인 자유여신상이 정면에 서있고 뉴욕의 대표적인 빌딩들이 뉴욕답게 빽빽이 붙어 있었다
호텔전체를 청룡열차(?)레일로 휘감아 탈것에 몸을 실은 스릴러들의 비명과 아우성이 심심찮게 들려오며
전형적인 도시를 표현하고 있었다 겜블장엔 뉴욕 주요 길거리 이름을 붙였고
강도 흐르고(허드슨강이 아닐까?) 천장은 푸른 밤하늘처럼 꾸미고 가로수도 심을 만큼 여유를 부렸지만
도시의 뒷골목처럼 혼잡스럽게 만들어졌다 이곳의 웨이츄리스들이 가장 야한 옷차림으로 서빙을 하고 있었다
(똥꼬팬츠에 콜셋처럼 착달라붙은 상의앞쪽으로 치마가 달린둥마는둥)
[MGM] 우리들이 영화에서 보아온 사자 영화사 호텔이다 정면에 금동색 사자가 상징적으로 버티고있고
실내엔 사자두마리를 사육하는데 사방팔방으로 유리벽을 두어 사자의 움직임 모두를 가까이서 볼수있도록
만들어졌다 겜블장시설도 넓게자리 잡혔고 머신들의 소음을 제거한듯 조용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파리] 에펠탑과 중세식건물 그리고 쭉쭉빵빵 미녀들의 화려한쑈가 볼거리임
에펠탑을 오르면 전시가지를 내려다볼 수 있으나 새로운 시설의 타워에 밀린듯 했다
[사하라] 사막 오아시스를 연상케하여 야자수 만발한 정원을 과시했고
[서커스서커스] 이름답게 서커스가 공연되어 겜블에 빠진 사람들의 피로를 풀어주고 있었다
. [알라딘] 신비에싸인 아라비아풍의 조각장식들이 주를 이루며
흡사 내가 아라비안 나이트 이야기속의 주인공으로 착각하게끔 그리 설계되었다.
[벨라지오] 호텔중 가장 돈을 많이 들이는 곳이 아닐지 한국 탤런트 가족이 횡재를 하기도 한 이곳은
라스베가스에서 가장 인상깊은 분수 쇼가 펼쳐지는 곳이다
벨라지오 호텔 정면에 거대한 호수가 있다 15분 혹은 30분 간격으로 분수가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데
그 웅장함을 보고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실내에서나 가능했을 분수쇼는 야외에서 펼쳐지고
야외의 정원으로 보임직한 온갖 화초들로 장식한 가든은 실내에 꾸며 놓았기에...
간혹 내가 어디에 서있는지 분간이 가지않을때가 많았다
나의 상상력을 무너뜨린 분수쇼는 바야흐로 라스베가스의 돈을 자랑하는 호사의 극치이거나
소비를 미덕으로치는 미국의 저력이리라.
[미라지] 벨라지오 물 쇼가 끝나면 인파는 물밀 듯이 미라지로 향한다
그곳에 도착할 즈음 폭포 아래로 호수를 이루는 보기만도 아름다운 경관에서 용암이 분출되는 쇼를 하게된다
폭음이 울리면 폭포가 붉게 물들어 산이 연출되고 불꽃이 춤을 추며 이글거리고
화산이 폭발하여 용암이 넘치다가 끝내는 불바다를 이루는...
쇼가 끝나 또 다른 곳을 향하여 이동을 하는데 호수 주변 숲 속에선
온갖 풀벌레소리가(음향효과) 흘러나오고 있었다.
[트리져 아일랜드] 호텔 앞면을 해적선이 연상되게 꾸몄고 주변 인도까지 배갑판처럼 나무판으로 되어있었다
역시 길거리에서 볼수있도록 쇼를 하는데 적함대가 나타나 포를 쏘고 화염에 휩싸이고
사람이 바다로 떨어져 내리고 끝내는 배가 침몰하는...
이런저런 볼거리들 때문에 사람들 틈새에서 밀려다니는 게
한국의 남대문시장통이나 엑스포 박람회를 연상하게되는데 무엇보다도 혼잡스런 교통체증으로
난폭택시 운전자들과 미처 신호를 못 지키는 보행자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신경전은
마치 서울거리에 서있는 듯 정다웠다. (사람사는 냄새가 나는 것 같아서)
우찌 여행기를 쓰다보니 호텔 안내원이 되뿌렀는디
그도 그럴것이 호텔 곳곳마다 유명한 관광명소를 대표하고있으니
어떨결에 세계일주를 한 기분이 들어 자연스럽게 호텔가이드가 되고말았네요
라스베가스 블르버드를 중심으로 남쪽 럭셔를 시작으로 북쪽 힐튼까지 열거하렸는데
읽는 이 생각을 해서 이만 줄입니다
라스베가스의 하고많은 호텔들의 특징을 꼽자면 이 밤이 새도 모자랄 테지만
쓰는 저도 지쳐서..... 이만.... 감초아씨
후버댐 방랑기
물을 바라보는 것만도 황홀해하는 낚시광 남편에게 배려하려고 후버댐을 찾아 나섰다
지도책 뒤적거리며 네바다와 아리조나가 만나는 지점을 향하여 남으로 차를 몰았다
라스베가스에서 별로 멀리 떨어지지 않아서 쉬이 찾을 수 있으리라
그리고 호텔요원의 친절로 간단한 약도까지 받아든터라 룰루랄라 콧노래를 부르며 길을 가는데
후버댐 안내 팻말이 두 번 나왔다 (후에 생각해보니 공사중이므로 그 구간만 남쪽으로가란 표지였는데)
지도책 펴들고 직진이 맞다는 딸과 안내 팻말대로 우회하란 실갱이 끝에 목소리 큰 내 말 따라 우회하여
남쪽으로 향하는데 자동차행렬이 끝없이 펼쳐지기에 그래 바로 후버댐 길이로다 했다.
치만 아무리 달려도 그 유명한 명소의 안내표지도 없고 개스 스테이션조차도 없어 점점 맘이 조급해졌다
가족들은 우리가 달리는 길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려고 한마디씩 거들었다
여기저기 신기루가 보이는 현상은 물이 가깝다는 뜻이다 저 멀리 구름이 쏟아지듯 몰려있는 것은
호수의 물줄기가 증발하기 때문이다
허허벌판 저쪽으로 길게 늘어진 것은 분명한 댐이다 그리고 대형 송신탑이 끝없이 연결된 것은
후버댐 전력이다 이렇게 위안 삼으며 달리기를 1시간...
이미 우리에게 후버댐이 멀어진 것을 실감하였지만 양방2차선 도로에 워낙 자동차행렬이 줄을 이었으므로
되돌아 올수도없었다 그리고 섣불리 되돌아갔다 간....
후회하게되는 불상사가 일어날가봐 마을이 보이는 곳까지 계속 차를 몰았다
드디어 개스 스테이션을 만나 길을 물으니 50마일을 반대쪽으로 내려왔단다
콜로라도 에서 네바다까지 13시간 거리도 잘 찾아냈는데 한두 시간 버리는 것쯤이야 팁이라 생각하자
지쳐버린 가족들에게 이제부터 새론 기분으로 운전대는 내가 잡는다며 오던 길을 되돌아 왔다
올바른 길을 찿았을때는 후버댐 안내표지가 줄을 서고 있었다 콜로라도 에서 낯익은 볼더시티에
콜로라도 길이 나오고 덴버(콜로라도 캐피탈)길도 나오고 뭔가 심상찮은 징조가 풍기기시작햇다
조심조심 운전을 하며 커브를 돌자 언덕아래 저멀리 호수가 전개되는 것이다
찾아냈다는 안도감~ 그리고 사막을 헤메돌다 푸른 물을 보는 기쁨~!! 반가운 마음이 가슴에 벅차 오르니
자동차가 비틀비틀.... 이에 놀란 가족들은 그 이후론 다시는 내게 운전대를 맡기지 않았다
운전대잡은지 한시간만에 자격을 박탈당해도 후버댐 들어서기 위해 줄을 서서
꼼짝달싹 움직이지 못하는 자동차행렬에도 그저 신나기만 했으니
난 역시 여행 체질이나 보다.
후버댐은 콜로라도 강에서 흘러 들어온 물을 모아 만든 곳이다
2년동안 콜로라도 가뭄이 심한때문에 그 여파로 후버댐 전체 호수가 수위가 낮아져
호수를 빙둘러 흉터처럼 허연 자국을 들어 내보이고 있었다
1930년대 초반 4년에 걸쳐 만들었다는데 변변한 현대식 장비도 없을 그 시기에 밧줄을 타고 다니며
거대한 댐을 건설하였다니 절로 혀가 내둘러졌다
안내원은 열심히 뭐라고 설명을 했는데 통역사 딸아이가 곁에 없어서 자세한 것을 알지 못했지만
자연과 사람의 힘이 서로 합하여 얼마나 웅장하게 만들어졌는지 모른다
댐폭은 생각 보담 넓지가 않았지만 높이가 ~~~ 아득했다 댐아래로 내려다보는데 발바닥이 간질거려서~
피곤에 지친 딸들은 자동차안에 있을 터이니 엄마아빠만 실컷 구경하고 오세요 하더니만
어느새 우리곁에와서 댐을 둘러보고는 그 동안 피로가 싹 가신다며 이곳 못 보고 간 사람들 억울해서 어쩐다냐
하며 즐거워했다. 댐을 지나다보면 시계탑이 있는데
한곳은 네바다 시간 한 곳은 아리조나 시간 시차도 1시간대다
댐에 설치에 있는 레스트룸은 여자 쪽은 네바다 남자 쪽은 아리조나~
하여 남편과 난 화장실 가면서 아웃 어브 스테이트라며 긴`작별인사를 하며 낄낄거렸다
실은 후버댐이 콜로라도 강이 흘러든 것인 줄도 몰랐었다
그때서야 나의 홈타운인 콜로라도 지명이 후버댐 근처에 많이 붙여진 이유를 알았다
히히~~ 낙동강은 남해로 영산강 한강은 서해로 이것은 확실히 아는데
미국내 강이 어디로 흐르던 무신 상관인가~ 우리가 음악시간에 불렀던 콜로라도의 달밝은 밤도
후버댐에서 한참 내려가 캘리포니아 근처에서 만들어진 노래라 들었다
가끔씩 콜로라도 달빛이 그리 좋으냐고 누군가 물어오면
내가 사는 곳도 콜로라도 강이 있고 그라고 달빛도 무쟈게 좋긴 한데 노랫속 그 강이 맞는지 모르것어요 라
답했었지만 이젠 확실하게 그 강은 우리 동네 강이 원류라고 말할 수 있다
.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데 유명한 댐 덕(후버댐에서 파는 핫덕)을 먹기 위해서 굶고 출발했었다
그 댐덕이 유명할 수밖에 없는 것이 후버댐 보기 위해 모두들 우리만큼의 수고를 하였을 터
피곤하고 허기질 시각이므로 보통 빵보다 갑절인 긴 빵을 따끈하게 구어 기다란 소시지를 넣고
케찹소스와 함께 감자튀김이 곁들여 나오는데 누구라도 맛있어 할밖에..
고거이 뭬그리 대단하다고 댐덕을 먹었노라는 스티커를 나누어주면서 갖은 생색을 내는 장사치들도
참으로 흥에 겨워보였고 친구들에게 유명한 댐덕 먹었다는 자랑을 하려는 딸아이의 목에도 힘이 들어가는 것을 보았다.
미국사람들은 골프장이나 공원을 끼고 있는 집을 첫째로 꼽기에 집값도 그쪽이 훨 비싸다
하물며 유명한 후버댐 근처에 집을 짓는 사람들은 그 자부심이 어디가겠는가
그림처럼 이쁜집들이 줄을 서고 주변환경에 어울리게 조화를 주려는 듯 지붕과 집색깔을 동일하게 하여
지역별로 색채가 구분되어 있었다 특히 호텔에선 레이크사이드 룸이 $00.00라고 안내하며
멋진 경관들을 최대한 이용하려는 노력이 보였다.
물을 좋아하면 仁者이라던가? 知者이던가? 그저 호수를 보는 것만으로도 만족해하는 남편이기에
장비 부재와 시간 관계상 강태공의 풍류를 누리진 못 했지만
우리가족들은 후버댐 위쪽 비치에서 해질녘까지 노닐다가 떨어지지 않는 발길을 옮기었다.
감순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