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미(Pick Me) 픽미 픽미 업,'
요즘 화제라는 케이블채널의 아이돌 강연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의 노래 '픽미'의 가사다.
'나를 뽑아줘.
오늘을 놓치지마.
내 마음을 알아줘....' 반복되는 가사와 멜로디가 중독성이다.
새느리당이 이 노래를 선거 로고송으로 채택한 것도 유권자에게 각인 효과가 뛰어나다는 점 때문이다.
오는 31일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면 전국이 이 노래로 흘러넘칠지도 모르겠다.
'픽미 픽미 픽미 업'' 새누리당 후보들은 아이돌 지망생들처럼 노래할 것이다.
나를 뽑아줘.
'픽미 업'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픽미 픽미 픽미 업'
그런데 '픽미'는 새누리당이 만든 '판타지'일 뿐이다.
지금 새누리당에선 '프로듀스 101'이 아닌 '막장'의 무대가펼쳐지고 있다.
'유승민 솎아내기'로 공천 막장극의 끝을 보는가했더니,
당 대표가 공천안 의결을 거부하는 사상 초유의 '옥새 투쟁'까지 발생했다.
4.13 총선 후보자 등록 마지막 날까지 막장의 연속이다.
과연 막장의 끝은 어디일까.
이미 여당의 공천과정은 오로지 청와대에 밉보인 인사들을 찍어내기 위한 패권과 전횡, 비상식으로 점철됐다.
친박 핵심 윤상현 의원은 당 대표를 겨냥해 '죽여버려'라는 막말까지 해댔다.
압권은 '유승민 솎아내기'다.
당 공관위는 유의원 낙천 결정을 후보 등록일까지 미루는 '꼼수'로 자진 탈당을 압박했다.
지난 50일간의 공천과정에서 집권여당이 민생과 여론에는 눈,귀를 막은 채
특정인 솎아내기에 총력을 쏟아붓는 비정상을 보여준 것이다.
오죽하면 김무성 대표가 '독재정권에서 하던 일'이라고 했을까.
적어도 '프로듀서 101'은 연습생들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시청자는 이를 근거로 선택을 한다.
하지만 여당의 공천과정은 오직 청와대 눈 밖에 난 사람들은 쳐내고,
'지당대신'(전하, 지당하옵니다)들을 내려꽂는 모습만을 보여줬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번 파동을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난 사실이 있다.
새누리당이라는 공당이 누구의, 누구를 위한, 누구에 의한 당인지 멀이다.
이번 파동의 출발점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있다는 게 중론이다.
2008년 4월 총선 당시 친이계 주도의 공천학살에 '저도 속고 국민도 속았다'고 비판했던
박 대통령이 이번에는 '배신의 정치를 심판 해달라'고 말해 거꾸로 '비박 공천학살극'의 정점에 선 것이다.
'박적박, 박 대통령의 적은 박 대통령이라는 항간의 우스갯소리다.
지금 여권 내홍은 이를 입증하는 모양새다.
박 대통령은 8년 전 '사당화, 즉 공천에 사상이 개입돼서는 안된다'고 하지 않았나.
'유승민 솎아내기'에선 박정희 대통령이 1971년 항명파동을 일으킨 공화당 '4안방'을 중앙정보부를 시켜
콧수염을 뽑는 등 초주검을 만들어 퇴출한 사건이 겹친다.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가리지 않는 무차별적인 '진박' 내려꽂기를 두곤 '제2의 유정회'도 회자된다.
무엇보다 '정의롭지 못한 권력'이 공공연하게 말해지고 있다.
'픽미 업',
나를 뽑아달라고?
내 마음을 알아달라고?
그 마음은 뭘까.
거꾸로 뒤집어 보면 이런 뜻 아닐까.
'픽미 업,
선택권은 너에게 있는 게 아니야.
어차피 넌 날 찍을 거잖아.
실망할 사람은 기권할 것이고, 투표하는 사람은 어쩔 수 없이 날 찍을 거니까.
막대기만 꽂아도 당선된다고 하지 않나.
정말 그렇다면 오만도 이런 오만이 없다.
이런 오만을 그대로 둔 탓에 선거 후엔 항상 '국민만 속았다'로 귀결되는 것 아닐까.
이번 여당의 공천파동을 통해 유권자들은 정말 값진 정보를 얻었다.
지금은 '픽미'에 빠져들 때가 아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중독성으로는 뒤지지 않는 '백세인생'의 '사절' 정신이다.
'픽미 업, 나를 뽑아달라고 하거든 일없다고 전해라~' 김진우 정치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