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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 11시 58분, 사랑을 말하던 시간 (The time of said love)
Written By . 미니멜 (minimell) E-Mail . mini_mell@naver.com
찰칵 찰칵, 연신 셔터를 눌러대는 그녀의 모습을 조금 떨어진 곳에서 바라보고 있다. 강릉의 한 바닷가, 벌써 사흘째 그녀는 방파제에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도대체 무엇을 찍고 있는지 궁금해서 미칠 노릇이었지만, 물어볼 용기는 나지 않았다. 작고 아담한 체격에 흩날리는 머리칼, 카메라를 들고 있는 그녀의 모습은 푸른 바다처럼 눈부시게 빛나고 있었다. 이곳저곳 쉴 틈 없이 사진을 찍어대는 그녀의 입가에 살짝 미소가 어렸다. 지금 그녀의 두 눈은 무엇을 보고 있는 것일까? 궁금함이 커질수록 지훈은 좀 더 가까운 곳에서 그녀를 보고 싶어졌다. 천천히 걸음을 옮겨 그녀의 곁으로 다가갔다. 그리고는 괜히 주변을 맴돌았다. 가까이에서 본 그녀는 좀 더 매력적이었다. 지나가는 꼬마에게 살짝 손을 흔들며 웃는 모습에 자신도 모르게 넋을 놓고 그녀를 바라보던 순간 지훈의 눈과 그녀의 눈이 마주쳤다. 당황한 지훈은 재빨리 바다를 보는 척 시선을 피했다. 찰칵, 셔터음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에 저절로 고개를 돌린 지훈은 또다시 그녀와 눈이 마주쳤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녀의 눈이 아닌, 카메라 렌즈와 마주친 것이다. 그녀는 지훈을 찍고 있었다. 그리곤 지훈이 보던지 말든지 계속해서 그를 향해 사진을 찍어댔다. 그녀의 눈 속에, 그리고 카메라 렌즈 속에 자신이 담기고 있다는 생각이 들자 살짝 가슴이 두근거렸지만 자못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스스로 생각하기에 거칠 듯한, 그리고 강한 목소리로 그녀에게 말했다. “뭐하는 거예요?!” 멋있게, 남자답게 말하고 싶었지만 지훈의 목소리는 가볍게 떨리고 있었다. 화를 내는 건지, 질문을 하는 건지 말하는 사람조차 알 수 없는 외침이었다. 원치 않은 목소리에 당황한 지훈의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그러자 그녀가 피식, 웃음을 지었다. “사진 찍어.” “그러니까 누구? 저, 저요?” “아니. 등대.” 등대라니, 그녀의 말에 지훈은 고개를 돌려 자신의 뒤를 돌아보았다. 멀리 바다 한 가운데에는 외로이 등대가 서 있었다. 매일 밤, 바다 한 가운데에 서서 캄캄한 망망대해를 지나는 배들에게 길을 알려주는 그 등대 말이다. “거, 거짓말마요! 지금 저, 찍으신 거 맞잖아요. 누굴 바, 바보로 알아요?” 계속 말을 더듬고 있었다. 단순히 그녀가 자신을 쳐다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떨려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쿡, 그녀가 또 웃었다. 어쩜 웃는 모습도 저렇게 사랑스러운 걸까? 어느새 또다시 지훈은 그녀의 미소에 넋을 놓은 채 멍하니 쳐다보고 있었다. “맞아. 너도 찍었어.” 아니라고 발뺌을 할 줄 알았던 그녀는 담백하게 맞다, 고 인정했다. 아니라고 한다면 카메라를 빼앗아 직접 확인을 하고, 자 봐라 큰소리치며 꼼짝도 못하게 만들어 줄 셈이었다. 하지만 순순히 그렇다고 인정을 해버리니 지훈은 머릿속이 새하얘지는 기분이었다. “것 봐요. 왜, 물어보지도 않고 맘대로 찍고 그래요.” “찍어 달라고 쳐다본 거 아니야?” “네?” “너 며칠 전부터 나 보고 있었잖아. 아냐?” 들켰다. 그녀는 지훈이 쳐다보고 있다는 것을 진작에 알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사진을 찍느라 그런 것쯤은 신경도 안 쓰는 줄 알았는데, 알아채고 있었다니 지훈은 몹시 민망해졌다. 여기서 아니라고 한다면 양심에 찔릴 것이고, 맞다고 하자니 그건 너무 변태처럼 보였다. “아니요. 제가 언, 언제요. 증거 있어요?” 양심을 악마에게 팔아 넘겼다. 일단 변태가 되기보다는 좀 찔리더라도 아니라고 하는 것이 나을 것 같았다. 일단 그녀에게 들키지만 않는다며 전혀 문제 될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보기보다 치졸하네.” 치졸. 유치하고 졸렬하다는 의미. 지금 이 순간 지훈은 그녀에게 치졸한, 그러니까 유치하고 졸렬한 인간이 되어버린 것이다. 실망스럽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설레설레 흔드는 그녀의 모습이 보였다. 정말 후회막심이었다. 차라리 솔직하게 그렇다고, 당신한테 관심이 있어서 지켜보고 있었다 말하고 그냥 변태가 되는 게 나을 뻔 했다. 어쩌면 그녀는 지훈의 생각지도 못한 고백에 기뻐할 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렇다며 과연 이제와 다시 맞다, 라고 말하는 것이 좋을까? 그렇게 한다면 치졸한 인간에서 벗어날 수 있는 걸까? “아… 그래, 맞아요. 지켜봤어요. 당신한테 관심 있어서 그랬어요!” “관음증인가? 말에 일관성도 없고. 난 별로.” 정말 최악이었다. 지훈은 한순간에 치졸하고 일관성 없는 관음증 환자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그러나 그녀는 지훈이야 상처를 받던지 말든지 관심 없다는 듯, 카메라를 챙겨서 방파제를 벗어나고 있었다. 한동안 충격으로 멍하니 있던 지훈은 멀어지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귀엽고 순수해 보이는 생김새와 다르게 차갑고 무뚝뚝한 그녀의 태도에 울컥 감정이 폭발하고 말았던 것이다. 지훈은 맹렬한 기세로 그녀를 쫓아갔다. “이봐요. 관음증? 무슨 말을 그렇게 해요! 그리고 날 언제 봤다고 자꾸 반말이야!” 그녀의 몸이 휘청할 정도로 거칠게 돌려세운 지훈은 씩씩거리며 소리쳤다. 그러자 그녀는 아무 말 없이 지훈을 빤히 쳐다보았다. 그리고는 갑자기 굉장한 기세로 웃기 시작했다. 무엇이 그리 재미있는지 주변 사람들이 쳐다볼 만큼 큰 소리로 웃어댔다. 뭐지? 지훈은 또 다시 당황하고 말았다. 울컥한 마음에 붙잡아 소리쳤지만 아무런 대꾸도 없이 자신을 빤히 쳐다보는 그녀로 인해 이제 어떡해야 하나 마음 졸이고 있었다. 그런데 영문도 없이 이렇게 해맑게 웃어대니 지훈은 불끈 쥐었던 주먹이 스르르 풀리며 기운이 쪽 빠졌다. “하하. 웃어서 미안. 몇 살?” 한참동안 눈물까지 흘려가며 웃던 그녀는 어느 정도 지나자 진정이 됐는지 웃음을 멈췄다. 그리고 대뜸 몇 살이냐고 물었다. 지훈의 대답을 기다리는 그녀의 눈빛이 반짝반짝 빛났다. “열일곱.” “난 스물일곱.” “거짓말.” “믿기 싫으면 믿지 말고.” 기껏해야 스물 둘, 셋쯤일 거라고 생각했던 그녀는 지훈보다 열 살이나 많았다. 도대체 뭘 먹고살았기에 저렇게 어려보이는 것인지 연구가 필요할 것 같았다. 지훈은 못마땅한 표정과 침묵으로 알겠다는 대답을 대신했다. 그런 지훈을 보며 피식 웃음을 짓던 그녀는 다시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어물쩍 뒤따라오는 지훈에게 물었다. “이름은?” “강지훈. 그 쪽은?” “김은섭. 내가 말 놓는 게 그렇게 불만이면 너도 말 놔.” “정말이지? 진짜 놓는다?” “그래.” “누나라고도 안부를 거야.” “맘대로 해.” 은섭은 시원한 웃음만큼이나 성격도 시원시원했다. 뚱한 표정으로 따라오던 지훈은 금세 만족스럽다는 듯이 웃었다. 그리고 생글거리는 표정으로 은섭의 옆에 서서 빤히 쳐다보았다. 그런 지훈을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보며 은섭은 정색을 하고 물었다. “나한테 정말 관심 있어?” “응. 혹시 남자친구 있어?” “난 남자 관심 없는데.” “혹시… 여자 좋아해?” “아니. 그런 건 아니야.” 됐어 그럼, 이라고 대답하며 지훈은 짧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열일곱 평생 첫눈에 반한 첫 번째 그녀의 성적취향이 같은 여자라고 한다며 너무 충격적일 것 같았다. 하지만 그렇지는 않다고 한다니 천만다행이었다. “왜 남자한테 관심이 없어?” “번거로워서.” “그럼 남자친구 사귀어 본 적이 한 번도 없어?” “있어. 두세 번쯤.” “에이, 그럼 아니잖아. 지금 나 떼놓으려고 핑계 대는 거지?” “핑계는 아니지만, 떼어놓고 싶기는 해." 은섭은 군더더기 없는 솔직한 성격인 것 같았다. 어떤 대답도 주저하지 않고 생각한 것을 바로바로 이야기했다. 그리고 그 말 속에는 어떤 확신이랄 것이 들어있었다. 절대 굽히지 않겠다는, 조금도 틈을 보이지 않겠다는 굳은 의지가 엿보였다. 그사이 두 사람은 어느새 방파제를 벗어나 해변에 다다랐다. 그러자 은섭은 지훈에게 안녕, 인사를 하고는 사뿐사뿐 모래사장을 가로질러 출구를 향해 걸어갔다. 이젠 볼일 없다는 듯 돌아서는 은섭의 태도에 멍하니 서있던 지훈은 서둘러 은섭을 쫓아가 붙잡았다. “가는 거야? 어디 가는데? 나도 같이 가면 안 돼?” “안 돼.” “왜? 귀찮게 하지 않을 테니까, 나도 데려가.” “그냥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귀찮아.” 지나치게 솔직하다 못해 너무나 냉정했다. 상대방의 기분이 상할까 배려하는 태도 따위는 조금도 없이, 툭툭 잔인하게 말을 내뱉었다. 아무리 성격 좋고, 넉살 좋은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그녀 앞에서는 무용지물이 되어버렸다. 지훈은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은섭은 그 조차도 신경 쓰이지 않는 모양이었다. 그냥 지나쳐 가버렸으니까. “내일도 올 거지? 기다릴게. 내일 봐!” 멀어지는 은섭의 등 뒤로 지훈은 크게 소리쳤다. 물론 대답을 들을 수는 없었지만, 손을 흔드는 지훈의 표정은 들떠있었다. 나흘이나 지켜만 보던 그녀와 대화를 나누고, 이름과 나이까지 알았으니 이보다 더 큰 수확은 없었다. 단순한 호기심이었던 은섭에 대한 감정은 오늘의 만남을 통해 어느새 설렘이 되어있었다. The time of said love “김은섭!” 어김없이 은섭은 방파제에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혹시 자신을 피하기 위해서 나타나지 않는 것은 아닐까 밤새 고민했던 지훈의 부질없는 걱정들이 한 순간에 날아가 버리고 있었다. 은섭을 향해 신나게 손을 흔들며 뛰어가는 지훈은 꼭 묻고 싶었던 것이 생각났다. 왜 항상 같은 곳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 것인지, 달라진 것 없는 같은 풍경들 속에서 그녀가 보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대답을 듣고 싶었다. “항상 똑같은 곳에서 도대체 뭘 찍어?” “시간.” “시간? 시간을 어떻게 찍는 다는 거야?” 말도 안 된다는 표정으로 자신을 보는 지훈에게 은섭은 슬쩍 웃음을 보였다. 그리고 그런 지훈을 자신의 렌즈 속에 담았다. “지금 이 순간의 시간.” “지금 이 순간의 시간? 시간이 보여?” 도무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지훈은 은섭을 쳐다보았다. 그러자 은섭은 아무 말 없이 팔을 들어 손목의 시계를 가리켰다. 아마도 시계을 보라는 뜻인 것 같아 지훈도 자신의 팔을 들어 손목의 시계를 살짝 보았다. 오후 4시 20분쯤이 되어가고 있었다. 은섭이 말하는 시간이라는 것이 이런 것일까? 찰칵, 은섭이 다시 지훈의 모습을 렌즈에 담았다. “고개를 숙여 시계를 보고 있는 바로 그 순간의 시간을 찍는 거야.” “시계를 보고 있는 그 순간의 시간?” “1분 1초, 모든 것은 시간 속에 살고 있어. 파도가 치는 순간의 시간, 구름이 사라지는 순간의 시간, 바람이 부는 순간의 시간. 모든 것들이 매번 똑같아 보이지만 실은 전혀 다르거든. 절대로 똑같을 수는 없는 거지. 다시는 오지 않는 그런 순간의 시간들을 찍고 있었어.” 알쏭달쏭, 은섭의 말은 알 것 같지만 잘 이해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더 물어도 모를 것 같아서 그냥 고개를 끄떡이며 아는 척 할 수밖에 없었다. 은섭도 더 말을 하려다 지훈의 마음을 알았는지 그냥 입을 다물고 싱긋, 웃었다. 그리고는 방파제 끝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지훈도 은섭을 따라 옆에 나란히 앉았다. “안 나올 줄 알았어.” “내가 왜.” “나 때문에.” “니가 뭔데.” 은섭의 말에 지훈이 쿡하고 웃었다. 정말 그랬다. 그러고 보니 은섭이 자신을 피해 방파제에 안 나타날 이유가 없었다. 그럴 정도로 자신의 존재가 은섭에게 대단한 것이 아니라는 뜻이었다. 하지만 그 말에 기분이 상하지는 않았다. 그저 무표정한 얼굴로 바다를 보는 은섭의 옆모습이 너무 쓸쓸하게 느껴져 신경이 쓰일 뿐이었다. “사진작가야?” “아니. 그냥 취미.” “그럼 뭐해?” “학생. 잘하면 내년 졸업.” “잘하면? 그럼 취업하는 거야?” “아니. 내 꿈은 대충 살다가 대충 죽는 거야.” “무슨 그런 꿈이 있어. 열심히 살아야 성공하고, 돈도 많이 벌고 잘 살지.” “성공해서 돈 많이 벌면서 살면 뭐가 달라? 다 똑같아. 열심히 살던지, 대충 살든지.” “어떻게 똑같아? 열심히 해서 성공해야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지. 대충 살면 그럴 수가 없잖아.” “난 그래서 사랑 같은 거 안 해. 혼자 살다가, 혼자 죽을 거야.” 사랑은 하지 않겠다는, 혼자서 살다가 죽겠다는 은섭의 말에 지훈은 할 말이 없어졌다. 왜 그런 외로운 삶을 살려고 하는지 이해 할 수 없지만, 지훈 역시 그러지 말아야 한다는 말을 할 만한 처지가 아니었다. 그래서 왠지 울적해 보이는 은섭의 기분을 띄어주기 위해서 지훈은 먹히지도 않을 농담을 주절주절 늘어놓았다. “뭐야, 내가 있잖아. 나랑 살다가 나랑 죽자. 응? 좋지? 나처럼 귀여운 애가 열 살이나 많은 아줌마랑 같이 살아주겠다는데 고맙지? 그치? 나 이래봬도 학교가면 인기 많아.” “…….” 대꾸도 없는 은섭에게 지훈은 지치지도 않고 말을 이어갔다. 그렇게 듣는 둥 마는 둥 관심 없다는 표정으로 한참 바다만 바라보던 은섭이 입을 열었다. “왜 가출했어?” 은섭의 한마디에 생글거리며 웃던 지훈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아무런 대꾸가 없었다.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는 침묵. 사실 지훈은 가출을 한 것이 맞았다. 학교에 가겠다고 집을 나와서 이곳으로 도망친 지 벌써 5일째였다. 돌아가야 하지만 그러고 싶지 않았다. 3월의 바다 바람이 차갑게 불어왔다. 멀리 해변에는 한 둘의 커플을 빼고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그렇게 두 사람이 아무 말 없이 앉아 한 10분쯤 시간이 흘렀을까, 은섭이 가방에서 카메라를 꺼내 들었다. 그리고 해변을 향해 셔터를 누르며 조용히 말을 꺼냈다. “며칠 전이었어. 5일쯤 됐나? 여기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데 어떤 남자가 렌즈에 들어왔어. 저기 해변에 주저앉아서 울고 있더라고. 무슨 속상한 일이 있는지 참 서럽게 울었어. 그날은 비가 내린 후라서 사람이 하나도 없었는데 조용히 울더라고. 보는 사람도 없으니 악을 쓰면서 울어도 좋을 텐데 아무런 소리도 없이 울고 있는 거야. 더 슬퍼보이게.” “…그래서?” “몰라. 잠깐 커피를 사려고 편의점에 다녀온 사이에 사라졌어.” “사라지지 않았으면 어쩌려고 그랬는데?” “말을 붙여볼까 했지. 근데 안하길 잘한 거 같아. 그 남자가 겨우 열일곱 살의 가출 청소년인데다가, 치졸하고 일관성 없는 관음증 환자인 줄 몰랐거든.” 은섭이 말하는 그 남자는 바로 지훈이었다. 5일전 집을 나온 지훈은 무작정 이 바닷가로 왔다. 그리고 파도가 몰아치는 해변에 앉아서 한참을 울었다. 당시 기분이랄 것이 울지라도 않으면 바다에 뛰어들어 죽어버릴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다행이도 은섭의 말처럼 사람은 전혀 없었고, 자신의 우는 모습을 지켜보는 사람이 있을 줄은 전혀 생각지 못했다. 더구나 그것이 은섭이라니, 지훈의 얼굴이 부끄러운 듯 붉게 달아올랐다. “가출 청소년.” “그렇게 부르지 마!” “싫어? 그러니까 말 해봐. 이유를 들어보고 결정할게.” “내가 왜 그런 말을 너한테 해야 하는데?” “며칠 동안 날 훔쳐본 대가로.” 휴, 한숨이 절로 나왔다. 김은섭이라는 사람에게 점점 말려들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지훈은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하나 둘, 누구에게도 하지 못한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얼마 전에 부모님이 이혼을 했어. 원래 어릴 때부터 사이가 나빴는데, 더 이상 참기가 힘들었던 모양이야.” “그것 때문에 집을 나온 거야?” “아니. 어차피 4년 전부터 엄마랑 따로 나와서 살고 있었기 때문에 별로 상관은 없다고 생각했어. 근데 그게 문제였지. 엄마도 아빠도 이혼을 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재혼을 하겠다고 하더라. 예전부터 두 사람 다 따로 만나는 사람이 있었다는 거야. 그런데 막상 재혼을 하려고 보니까 내가 걸림돌이 된 거지. 엄마가 그러더라. 자기는 재혼할 사람이랑 미국에 가서 살기로 했으니까 아빠한테 가라고. 근데 아빠는 처음부터 엄마랑 살았으니까 그냥 엄마 따라서 미국으로 가라면서 안 된데. 난 도대체 왜 태어난 거야? 정말 웃기지도 않아서.” “…….” “그래서 집을 나왔어. 도무지 견딜 수가 없어서. 그냥 있다가는 죽을 것만 같아서 도망친 거야. 엄마랑 아빠는 지금쯤 잘 됐다고 생각하고 있겠지. 제 발로 나갔으니까.” 살짝 눈물이 새어나왔다. 지훈의 말에 은섭은 아무런 말도 없었다. 그냥 밀려왔다가 밀려가는 파도만 지켜볼 따름이었다. 사실 이런 말을 다른 누군가에게 하게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지훈의 친한 친구들에게 조차 한 번도 티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렇게라도 털어놓고 나니 왠지 홀가분해지는 기분이었다. “이제 됐지? 내가 집을 나온 이유. 그러니까 가출 청소년이라고…” “왜 하필 여기로 왔어?” 아무런 말도 없이, 이렇다 할 반응도 없이 듣기만 하던 은섭이 갑자기 물었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대한민국에서, 그 많고 많은 바닷가들 중에서 왜 하필 이곳 강릉으로 오게 되었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옛날에 잠깐 살았었어.” “옛날에?” “할아버지 집이었거든. 초등학교에 입학하기도 전이었던 거 같은데, 삼 년 정도 살았었어. 아마 그때부터 엄마, 아빠 사이가 나빠졌던 거 같아. 이유도 모른 채 혼자 남겨졌거든.” “할아버지 지금도 계셔?” “아니. 지난달에 돌아가셨어. 지금은 그냥 비어있지. 엄마가 팔려고 내논다고 했으니까, 곧 팔리겠지.” “그럼 넌 지금 거기에 있는 거야?” “응. 이것 봐, 뻔히 알만한 곳에 있는데도 내 부모라는 사람들은 찾으러 오지도 않는 거.” “그러게. 나쁜 부모네.” 처음이었다. 지훈의 말에 은섭이 처음으로 동조를 했다. 지훈의 기분을 생각해 그냥 하는 말이겠지만 왠지 기뻤다. 그리고 지훈은 은섭에게 불쑥 한 가지 제안을 했다. “가볼래?” “어딜?” “우리 할아버지네 집.” “내가 거길 왜 가.” “가면 후회하지 않을 거야. 여기서 별로 멀지 않으니까 힘들지도 않잖아.” 지훈은 은섭의 대답은 듣지도 않고 손을 잡고 걷기 시작했다. 얼마나 신이 났는지, 콧노래를 흥얼거리면서 걸었다. 지훈에게 이끌려 어쩔 수 없이 가게 된 은섭은 차마 그 손을 뿌리치지 못했다. 그냥 저렇게 웃는 모습에 마음이 짠해져와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The time of said love 덜컹, 지훈은 골목 뒤편에 있는 작은 쪽문을 열고 들어갔다. 할아버지의 집 열쇠가 없어서 남들은 모르는 비밀 통로로 들어가야 한다고 했다. 지훈을 따라 들어선 곳은 집이 아닌 낡은 사진관이었다. 큰길이 아니라 골목에 쪽문을 통해 들어와서 전혀 눈치를 채지 못하고 있었다. 한참 동안이나 사람 손길이 닿지 않았는지 온통 먼지투성이였지만 제법 괜찮은 느낌이었다. 지훈은 사진관의 불을 켜고 소파에 앉았다. 그리고 흥미로운 표정으로 이곳저곳을 살펴보는 은섭을 지켜보고 있었다. “어때?” “좋은데?” “후회하지 않을 거라고 했잖아.” “할아버지가 사진관을 하셨었어?” “응. 근데 장사는 잘 안됐어.” “왜?” “가게 문을 잘 안 여셨거든. 여기저기 사진 찍으러 다니시느라 가게 문을 열어둘 틈이 없었어. 매번 훌쩍 여행을 떠났다가 사진만 잔뜩 찍어가지고 돌아왔거든.” “멋지네. 너희 할아버지.” 지훈의 말처럼 일반 사진관에서는 볼 수 없는 사진들이 여기저기에 가득했다. 웃고 있는 사람들, 울고 있는 사람들, 뛰어 노는 아이들, 행복한 웨딩사진까지 정말 다양했다. 지훈의 할아버지가 얼마나 사진을 사랑하고, 사람을 사랑했는지 한 눈에 느껴질 정도였다. 세세히 사진을 살펴보던 은섭이 풋, 웃음을 터뜨렸다. 지훈은 뭔가 하는 표정으로 은섭에게 다가갔다. “이거 너지?” 지훈의 어릴 적, 사진이었다.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한 것이 누군가에게 혼쭐이 난 모양이었다. 밖에서 얼마나 뛰어 놀았는지, 얼굴이며 옷이며 꼬질꼬질했다. 그래도 맑은 눈동자와 검은 머리칼은 지금처럼 여전했다. “아, 할머니한테 혼나서 우는데 할아버지가 찍었어.” “왜 혼났어?” “엄마 보고 싶다고 집을 나갔거든. 근데 7살짜리가 뭘 알아. 결국 집에도 못가고, 돌아오지도 못했지. 결국 나 때문에 온 집안이 난리가 났었어. 다행이도 배가 고파서 만두가게 앞에 쪼그리고 앉아 울고 있는 날 할아버지가 발견했고, 무사히 집으로 돌아온 거지.” “어릴 때나 지금이나 똑같았네. 가출 어린이, 가출 청소년.” 그 옆에는 어린 지훈이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이었다. 머리는 2대 8로 가지런히 빗어 넘기고, 멋진 코트를 입고 있었다. 어디 가는 것처럼 한껏 차려입은 모양이었다. “그건 엄마랑 아빠가 날 여기 데려다 주던 날.” “슬픈 날이네.” “몰랐어. 그냥 할아버지네 집에 놀러간다고 해놓고, 자는 날 두고 서울로 가버렸지.” “배신감 느꼈겠다.” “조금은. 근데 괜찮았어. 매일 화만 내는 아빠나 엄마보다 할아버지가 더 좋았거든.” 사진관에 남겨진 수많은 사진들 중에 지훈의 사진이 가장 많았다. 따로 앨범을 만들어 두었을 정도로 할아버지가 지훈을 얼마나 아끼고 사랑했는지 느낄 수 있었다. 찬찬히 사진을 둘러보던 은섭은 유난히 먼지가 쌓인 액자를 발견했다. 유리에 뽀얗게 쌓인 먼지를 닦아내자 한 연인의 웨딩사진이었다. 은섭의 옆에 있던 지훈이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 “우리 엄마, 아빠야. 할아버지가 직접 웨딩사진을 찍어 주셨거든.” 사진 속 두 사람은 정말 사랑하는 듯 행복해 보였다. 천생연분처럼 마주 잡은 두 손이 너무 예쁘기만 했다. 그런 사랑이 지금에 와서 이렇게 변해버렸다는 사실이 은섭은 너무 안타까웠다. 툭. 액자를 내려놓는 순간 무언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낡은 흑백사진이었다. 꼬마 신랑이 꼬마 신부의 볼에 살짝 뽀뽀를 하고 있는 사진이었다. 지훈의 부모님의 웨딩사진 만큼이나, 아니 그 보다 더 사랑스럽고 행복해 보이는 사진이었다. “이 꼬마들은 누구야?” “몰라. 할아버지 말로는 놀러온 애들 데려다가 찍은 거라고 하던데.” “예쁘다. 맘에 들어.” “아이들이잖아. 아이들은 순수하게 사랑을 하니까.” 지훈의 말에는 가시가 돋쳐 있었다. 각자의 욕심과 서로에 대한 불신으로 결국 헤어져버린 부모님에 대한 원망이 가득한 것 같았다. 적어도 아이들은 사랑하는데 있어서 사랑 그 외에 다른 것은 생각하지 않을 테니까 말이다. 결국 그 순수함을 망가뜨리는 것은 어른이겠지만. “그래. 아이들은 순수하니까 상처받지 않게 해줘야지.” “맞아. 너가 보기에는 나도 어린애잖아. 그러니까 내 마음도 상처받지 않게 도와줘.” 역시 지훈이었다. 잔뜩 날선 표정이더니 금세 은섭에게 장난스러운 말투로 웃고 있었다. 보면 볼수록 귀여웠다. 불필요한 관계나 만남을 싫어하는 은섭에게 지훈은 불청객이었다. 매번 혼자 여행을 떠나지만 이번만큼은 다른 여행과 달랐다. 울고 있던 지훈을 보게 되고, 자신을 몰래 훔쳐보던 지훈을 알게 되고, 상처가 가득한 지훈을 느끼게 되면서 은섭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마음을 열고 있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해가 지는 줄도 모른 채 사진 구경을 하던 두 사람은 허기를 느꼈다. “배고파.” “배고프다.” 동시에 나온 배고프다는 말에 눈이 마주친 지훈과 은섭은 킬킬거리며 웃어댔다. 그리고는 약속이라도 한 듯이 저녁을 먹기 위해 사진관 밖으로 나왔다. “만두 먹을까?” “만두?” “가출 어린이 시절에 만두가 먹고 싶어서, 그 앞에 앉아서 울고 있었다며.” “배가 고파서 그랬던 거지.” “지금도 배고프잖아. 만두 먹자, 만두.” 그렇게 해서 은섭과 지훈은 근처 만두가게로 향했다. 그리곤 김치, 고기, 왕 만두까지 잔뜩 시켜놓고 경쟁이라도 하는 듯이 엄청나게 먹어댔다. 지난 5일 동안 제대로 된 식사라고는 라면을 제외하고는 먹지 못했던 지훈은 정말 열심히 먹었다. 두 사람은 순식간에 5인분의 만두를 먹어치우고는 부른 배를 두드렸다. 그리고는 서로 눈이 마주치자 또 다시 킬킬거리며 웃어댔다. 그다지 재밌을 것도 없는데 자꾸 웃음이 났다. The time of said love 만두를 먹고 다시 사진관으로 돌아온 두 사람은 소파에 앉았다. 시계는 벌써 8시 2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은섭은 입가심용으로 사가지고 온 과자와 마른안주를 펼쳤다. 그리고 맥주 한 캔을 따서 지훈에게 내밀었다. 그러자 지훈은 어이없다는 듯이 웃었다. “나 미성년자야.” “알아. 한 캔 정도는 괜찮아.” 은섭은 이상한 사람이었다. 열 살이나 많은 어른이지만 전혀 어른 같지 않았다. 은섭이 철이 없다는 말이 아니라 어른들에게 느껴지는 벽이 없다는 말이었다. 차갑고 인정 없어 보이는 말투지만 실은 상대방을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사람이었다. 은섭이 꿀꺽꿀꺽 맥주를 마셨다. 그리고 소파 옆에 쌓여있는 앨범들 중 하나를 펼쳐 들었다. 은섭은 지훈의 할아버지만큼이나 사진을 참 좋아했다. 질리지도 않는지 계속 사진만 보고 있었다. “사진이 그렇게 좋아?” “응? 그런 건 왜 물어.” “그냥. 왜 좋아?” “순간을 오래 기억할 수 있게 해주고 소중한 추억을 단 한 장에 담을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사진이 좋은 이유는 솔직하다는 거. 한 치의 거짓도 없는 진실, 그게 사진이니까. 물론 요즘은 디지털 카메라나 포토샵 때문에 많이 변질 되서 힘들어지긴 했지만.” 대수롭지 않게 말하는 은섭의 표정이 순간 씁쓸해졌다. 그리고 그 찰나를 놓치지 않고 본 지훈의 표정은 굳어졌다. 어쩌며 은섭의 지나치리만큼 잔인하고 솔직한 말투에는 이유가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좋아해.” 지훈은 은섭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말했다. 뜬금없는 지훈의 고백에 은섭이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무시해 버리고는 꿀꺽꿀꺽 맥주를 마시며 앨범을 들여다보았다. 지훈은 벌떡 일어나 은섭이 보고 있는 앨범을 빼앗았다. “좋아한다고! 진심이야!” 지훈의 목소리가 사진관에 가득 찼다. 흥분한 듯 씩씩거리는 지훈을 보며 은섭이 캔에 남은 맥주를 모두 들이켰다. 그리고 새로운 맥주 캔을 따서 마시기 시작했다. 숨도 쉬지 않고 순식간에 맥주를 다 들이켜 버린 은섭이 또 다른 맥주 캔을 집어 들었다. 그러자 지훈이 거칠게 빼앗아 바닥에 던져버렸다. 떨어진 충격으로 터져버린 캔에서 맥주가 흘러내렸다. 은섭이 쿡, 짧은 웃음을 터뜨렸다. 그 모습을 보는 지훈의 표정이 심하게 굳어졌다. “웃겨? 좋아한다는 내 말이 웃겨?” “안 웃겨.” 처음 만났을 때처럼 박장대소라도 할 것 같았던 은섭의 표정이 순식간에 차갑게 식어버렸다. 차갑다 못해 무서울 정도였다. 은섭은 지훈의 눈을 똑바로 보며 조용히 말을 시작했다. “20년 전 어떤 고아원에 일곱 살짜리 여자애가 있었어. 그 여자애는 태어나자마자 버려져서 엄마, 아빠의 얼굴도 몰랐지. 그러던 어느 날 여자애를 입양하겠다는 사업가 부부가 나타났어. 그 부부는 사업이 잘 되서 먹고살기에는 부족함이 없었지만, 자식이 없어서 고민이었거든. 그래서 말도 잘 듣고, 웃기도 잘 하는 그 여자애를 입양하기로 한 거야. 너무 어려서 입양이 뭔지 잘 모르지만 여자애는 마냥 좋았어. 엄마, 아빠가 생겼다는 사실과 매일 같이 쏟아지는 맛있는 음식, 예쁜 옷까지 너무너무 행복했지. 그렇게 10년이 흘렀어. 여자애는 열일곱 살이 되었고, 그 부부에게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들이 태어났지. 그런데 얼마 되지 않아서 아들에게는 병이 생겼고, 수술을 할 만큼 위독해졌지. 부부는 여자애만 남겨두고 아들의 수술을 위해서 미국으로 떠났어. 그리고 영영 돌아오지 않았지.” 투둑. 은섭의 눈에서 눈물이 떨어졌다. 담담히 말을 하는 은섭의 입술이 가늘게 떨려왔다. 열어서는 안 될 판도라의 상자를 연 것처럼 지훈의 얼굴에 안타까움이 묻어났다. “그렇게 버려진 여자애는 혼자 살아갈 수밖에 없었어. 열일곱 여자애에게는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이었지. 정말이지 그 여자애는 너무 어리석었어. 친부모마저 버린 자식인데, 피 한 방울도 섞이지 않은 부모라고 버리지 못할 건 뭐겠어. 그 뒤로 다짐했어. 절대, 다시는 누군가에게 마음을 주지 않겠다고 말이지.” 눈물은 끊임없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은섭은 멈추지 않는 눈물을 닦으며 일어나 자신의 앞에 서있는 지훈을 향해 마지막 한 마디를 꺼냈다. “어차피 결국 혼자 남겨질 거라면, 난 처음부터 둘이 되지 않는 방법을 택하겠어.” 그리곤 지훈을 지나쳐 사진관 밖으로 나가버렸다. 그렇게 떠나는 은섭을 지훈은 쫓아가지 않았다. 아니 쫓아가지 못했다. 그녀에게 어떤 위로의 말도 할 수 없음을 지훈은 잘 알고 있었다. 은섭을 향한 자신의 마음이 절대 변하지 않을 거라는 확신도 줄 수 없었다. 그러기에 지훈은 너무 어렸고, 은섭이 마음을 닫고 살아온 시간은 너무 길었다. 그 시절 얼마나 힘들고 외로웠을지 지훈으로서는 상상조차 되지 않았다. 한참 넋을 놓고 앉아 있던 지훈의 눈에 은섭의 카메라가 들어왔다. 급하게 나가느라 두고 간 모양이었다. 지훈은 카메라를 켜 그녀가 찍은 사진을 보기 시작했다. 넓은 바다, 등대, 구름, 파도, 갈매기, 수많은 사람들 그리고 지훈이 있었다. 첫날 해변에서 울고 있는 지훈과 은섭을 보기위해 바닷가에 나갔었던 지난 사흘 동안의 지훈의 모습이 담겨있었다. 은섭을 기다리며 방파제를 서성이고, 모래성을 쌓고, 낙서를 하고, 편의점에서 라면을 먹고, 해변에 누워 낮잠을 자는 모습까지 카메라 속에는 온통 지훈이 가득했다. 툭, 지훈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그리고 은섭을 찾아 밖으로 뛰쳐나갔다. 그리고 바닷가 방파제를 향해 죽을힘을 다해서 뛰었다. 분명 그곳에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리고 어둠이 내린 방파제에는 등대의 불빛만이 빛을 내고 있었다. 그리고 그 끝에 은섭이 홀로 서있었다. 와락. 지훈은 은섭을 뒤에서 껴안았다. 흠칫 놀라는 듯 했지만 이내 지훈임을 알아채고 은섭은 아무런 미동도 하지 않았다. 차가운 바닷바람 속에서도 서로의 온기가 전해졌다. 지훈은 조심스럽게 은섭을 돌려 자신을 바라보게 했다. 은은한 등대의 불빛 속에 은섭의 두 눈의 눈물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지훈은 살며시 고개를 숙여 은섭의 입술에 키스를 했다. 세상에서 가장 달콤하고, 가장 따뜻한 사랑을 말하고 있었다. The time of said love “갈게.” 밤이 지나고 아침이 왔다. 새벽녘 잠이든 지훈 몰래 자신의 숙소로 돌아가 짐을 챙겨온 은섭은 서울로 돌아간다고 했다. 지훈은 생각지도 못한 말에 차마 가지 말라는 말은 하지 못하고 은섭을 따라 기차역까지 왔다. 11시 58분에 강릉을 떠나 서울로 가는 기차, 이제 출발까지는 3분도 채 남지 않았다. 그만 가겠다는 은섭의 말에 지훈은 아무런 대답도 없이 괜히 발끝만 쳐다볼 뿐이었다. 찰칵, 또 은섭의 카메라 셔터 음이 들렸다. 은섭은 카메라를 들어 지훈의 사진을 찍고 있었다. 고개 숙인 모습, 쳐다보는 모습, 고개를 돌리는 모습, 어색하게 웃는 모습까지 지훈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 시작했다. “잊지 않을게.” 은섭의 미소가 지훈의 마음을 더 아프게 했다. 한 번의 키스로 변하는 것은 없었다. 서로의 마음을 알게 되었다고 해서, 사랑이 시작되는 것은 아니었다. 모든 것은 생각만큼 녹록치 않을 것이고, 은섭은 지나치게 현실적이었다. 가지 말라고 잡는다고 해서 잡힐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연락 한다고 해도 받지 않을 거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냥 발걸음이 무겁지 않게 보내주는 것이 그녀를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건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너도 집에 가. 부모님 걱정 하실 거야. 학생은 학교에 가야지.”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모른 척 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은섭은 아무런 대답이 없는 지훈에게 악수를 청했다. 안녕이라는 말을 따로 하지 않고 서로의 손을 마주 잡는 것으로써 작별의 인사를 대신했다. 아쉬움에 손을 놓지 못하는 지훈을 보며 은섭은 먼저 손을 놓았다. 지훈의 눈에 눈물이 핑 돌았다. 은섭이 가방을 들고 기차 가까이에 한 걸음 다가섰다. 그 모습을 안타깝게 보고 있던 지훈이 문득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 은섭의 손에 쥐어주었다. 어제 지훈의 부모님 웨딩 액자 틈에 끼워있던 꼬마 신랑 신부의 흑백사진이었다. “마음에 든다며. 가져가.” “고마워. 소중히 잘 간직할게.” 한 장의 사진을 건네받은 채, 은섭이 지훈을 뒤로 하고 기차에 올랐다. 은섭의 자리는 입구 쪽 창가였다. 11시 58분, 잠시 후 기차가 출발하겠다는 안내방송이 들려왔다. 이제 곧 기차가 떠난다는 생각이 들자 지훈의 마음이 급해졌다. 창밖의 지훈을 향해 살짝 손을 흔드는 은섭에게 지훈은 들리지 않을 것임을 알면서도 간절히 소리쳤다. “사랑해. 김은섭, 사랑해!” 입모양만으로 알았을까? 은섭이 창가에 입김을 후 불었다. 그리고 김이 서려 하얗게 변한 창에 응, 이라고 짧은 한마디를 적었다. 결국 지훈의 눈에서 눈물이 떨어졌다. 하지만 괜찮다는 듯이 은섭을 향해 씩, 웃어보였다. 철컹, 은섭을 태운 기차가 천천히 출발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금세 기차의 속도는 빨라졌고, 더 이상 은섭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멀어지는 기차를 보며 지훈은 그 자리에 서서 움직이지 않았다. 그리고 다짐했다. 언젠가 다시 그녀를 만나게 된다면, 다시 품에 안을 수 있다면 절대 놓지 않을 것임을…. The time of said love 이년 후. 친구 경호와 하영의 결혼식 사진 촬영을 맡게 된 은섭은 정신이 없었다. 신부 대기실에서 축하를 위해 몰려드는 사람들의 사진을 찍어주고 있었다. 처음 찍어보는 웨딩 사진인데다 어제 밤, 갑작스럽게 부탁을 받게 되어서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끝도 없이 몰아치는 사람들의 사진을 찍어 주느라 벌써 녹초가 된 듯, 잠잠해진 틈을 타 은섭이 의자에 앉았다. “고마워, 은섭아.” “그럼, 고마워해야지. 나 같이 좋은 친구가 어딨냐?” “그럼~ 우리 결혼 할 수 있는 것도 다 너 덕분이잖아.” “당연하지. 그러니까 잘 사는 걸로 보답해.” 헤어져 있던 두 사람을 다시 만날 수 있도록 도와준 것은 은섭이었다. 이년 전 지훈을 만나고 돌아온 후, 생각지도 못한 감정에 혼란스러웠던 은섭은 한국을 떠났다. 그리고 전 세계에 살고 있는 수많은 아이들의 생생한 모습을 렌즈에 담았다. 전쟁터도 마다하지 않고 여행을 하며 사진을 찍는 은섭은 큰 화제가 되었고, 그녀의 사진은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게 되었다. 그리고 몇 달 전 한국에 돌아와 사진전을 열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곳에서 경호와 하영을 운명처럼 다시 만나게 해준 것이 은섭이었다. “근데 전부터 묻고 싶었는데, 그 사진 속 남자애는 도대체 누구야?” “맞아. 그 기둥에 걸려있는 사진 속 남자애. 나도 궁금했어.” 진주의 물음에 은섭은 그냥 웃었다. 처음 눈을 마주친 순간의 지훈을 담은 사진이었지만 그 사실을 밝힐 수 없었다. 이미 스쳐지나간 인연이었고, 다시 만날 수 없는 사람이었다. 궁금해 하는 진주와 하영의 말을 무시한 채 은섭은 화제를 바꿨다. “축가는 누가 불러?” “경호네 반 애들이 부를 거야.” “재밌겠다. 이래서 선생님이 좋다니까.” “그러게. 잠깐만, 나 전화 좀.” 일 때문에 걸려온 전화였다. 요즘 들어서 여러 곳에서 촬영 제의가 들어와서 정신없이 바빴다. 중요한 약속은 시간에 맞춰 미리 알람까지 설정해둘 정도로 일이 많았다. 대충 살다가 대충 죽는 것이 꿈이었던 은섭의 삶에는 어울리지 않지만, 이런 인생도 나쁘지 않다고 여기게 되었다. 정말 사랑하는 누군가를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서 열심히 살아야 한다고 했던 지훈의 말처럼 그를 다시 만난다면 꼭 말해주고 싶었다. 이젠 열심히 살고 있다고, 그러니 너를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다고 이야기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잠시 후 11시 부터 윤경호군과 신하영양의 결혼식이 거행될 예정이오니, 하객 여러분께서는 식장 내에 마련된 자리에 앉아주십시오.” 그 순간 결혼식 안내 방송이 들려왔다. 은섭과 진주는 하영을 향해 파이팅을 외치고 신부대기실을 나와 식장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드디어 결혼식이 시작되었다. 사회자의 정시 개식사가 있고, 주례 소개, 양가 어머니들의 화촉 점화 그리고 멋진 턱시도를 입은 신랑 경호가 씩씩하게 걸어 들어왔다. 그 뒤를 이어 결혼 행진곡에 맞춰 새하얀 드레스를 입은 아름다운 신부 하영이 아버지의 손을 잡고 입장했다. 은섭은 정신없이 사진을 찍었고, 결혼식은 순조롭게 흘러갔다. 주례사와 양가 부모님께 인사를 마치고 축가를 듣는 순서가 되었다. “축하 공연과 축가는 신랑이 선생님인 관계로 담임을 맡고 있는 3학년 1반 학생들이 준비했습니다. 정말 열심히 연습했다고 하는데요, 그럼 하객 여러분들의 박수와 함께 입장하도록 하겠습니다.” 사회자의 말에 따라 사람들이 박수를 쳤고, 결혼식장 입구에서 미리 준비를 하고 있던 학생들이 우르르 들어서기 시작했다. 총 3곡을 준비했다는 학생들의 첫 번째 축하 공연은 여학생들이 준비한 원더걸스의 ‘노바디’였다. 완벽한 의상과 안무를 선보이며 하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두 번째는 남녀가 섞여 변진섭의 ‘희망사항’을 개사해 노래를 불렀다. 가사에 맞춰 분장까지 한 것으로 보아 정말 열심히 준비한 것 같았다. 신랑 신부는 물론 하객들까지 모두 즐거워 보였다. 사진을 찍는 은섭도 웃느라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요즘 애들 진짜 귀엽다.” “정말. 웃겨서 죽겠다.” 그리고 드디어 마지막 축가를 부를 순서가 되었다. 마지막은 성시경의 ‘넌 감동이었어’를 여학생이 피아노 반주를 하고 남학생이 노래를 부르고 나머지 학생들은 준비한 장미꽃을 차례로 전달하는 이벤트였다. 그 모습을 찍으려 셔터를 누르려던 은섭의 손이 순간 멈추었다. 카메라 렌즈 속에 지훈의 모습이 보였기 때문이었다. 노래를 부르기 위해서 나온 남학생이 바로 지훈이었다. 너무 놀라서 미동도 없는 은섭을 보고 진주가 작게 속삭였다. “왜 그래? 사진 안 찍어?” “어? 어.” 진주의 말에 정신을 차리고 다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지훈은 은섭의 존재를 알아채지 못한 모양이었다. 잔잔히 피아노 반주가 흘러나오고 홀로 마이크 앞에 선 지훈이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노래하는 남자애 귀엽지? 내가 결혼만 안했어도. 근데 노래 진짜 잘한다.” 호들갑떠는 진주의 말에도 은섭은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사진을 찍는 내내 은섭의 눈은 줄곧 지훈을 향해 있었다. 따뜻한 표정으로 신랑신부를 바라보며 노래를 부르고 있는 지훈의 표정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고 바라보았다. 이년 만에 만난 지훈은 전보다 키도 훌쩍 자라있었고, 남자다워져 있었다. 하지만 장난기 가득한 맑은 눈은 여전히 그대로였다. 은섭은 그의 모습을 카메라 속에 차곡차곡 담기 시작했다. 한참 노래를 부르던 지훈의 시선이 어딘가를 향했다. 그리고 그 순간 은섭은 깜짝 놀랐다. 지훈이 자신을 본 것 같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하지만 착각이었던 듯, 그냥 지나쳐버렸다. 어느 덧 노래는 막바지에 다다른 듯, 클라이맥스만을 남겨두고 있었다. “그래 그랬었지 널 사랑하기에 세상은 나에겐 커다란 감동이었어. 그 순간을 잊는다면 내가 살아온 짧은 세월은 너무나 보잘것없어.” 노래를 부르던 지훈의 시선이 또다시 은섭과 마주쳤다. 착각이 아니라 진짜로 지훈은 은섭을 보고 있었다. 문득 바닷가에서 처음 서로의 눈이 마주쳤던 순간이 떠올랐다. 카메라 렌즈만으로는 은섭이 느끼고 있는 지훈의 모습을 절반도 담을 수 없었다. 정말이지 잔뜩 긴장한 채로 말을 더듬던 지훈의 모습은 너무나 귀여웠다. 그런데 지금 자신의 앞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는 지훈은 그때와 달랐다. 여유로운 표정으로 멋들어지게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더구나 은섭을 보는 지훈의 눈에는 아무런 감정도 남아있지 않는 것처럼 느껴졌다. 아주 잠시 은섭과 마주쳤던 지훈의 시선은 다시 신랑 신부를 향했다. “되돌려 보려 해 너를 찾으려 해. 너 없이 살아도 멀쩡히 숨은 쉬겠지만. 후회와 그리움만으로는 견딜 수 없어 하루도 자신이 없어. 도저히.” 가슴이 저릿, 아파왔다. 과연 은섭은 지훈에게 무엇을 기대했던 것일까? 이년 전, 그를 두고 떠나던 기차에서 은섭은 눈물을 펑펑 흘렸다. 너무 가슴이 아프고 숨이 막혀서 죽을 만큼 힘들었다. 만날 수만 있다면 다시 찾고 싶었다. 떠나고 나서야 지훈에게 느꼈던 감정이 사랑임을 알 것 같았다. 하지만 이제 와서 시간을 돌리기에는 너무 늦은 것 같았다. 지난 시간동안 지훈은 벌써 은섭을 잊어버렸을 것이다. 은섭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어금니까지 꽉 물어가며 참아보려고 했지만 결국 또르르 눈물이 흘려 내렸다. 그 사이 축가는 끝이 나고, 지훈이 반대표로 축하 인사를 했다. “윤경호 담임선생님의 결혼을 정말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제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사세요. 그리고 전 선생님을 알게 되어서 정말 기쁩니다. 선생님 은혜, 평생 잊지 않을게요!” 황당하고 엉뚱한 지훈의 말에 사람들이 모두 즐겁게 웃었다. 인사말이 끝나자 학생들을 단체로 인사를 하고, 우르르 예식장 밖으로 빠져나갔다. 그 무리에 지훈도 섞여 있었다. 조금도 돌아보지도 않고 친구들 틈에 끼어 너무나도 즐겁다는 표정이었다. 정말 다 잊어버린 거니? 날 기억조차 하지 않는 거야? 결국 지훈도 변해 버렸다는 생각에 가슴이 먹먹해졌다. 더 이상 그의 뒷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얼마나 후회를 했었는데, 또다시 이렇게 헤어질 수는 없었다. 붙잡아보기라도 해야 덜 아플 것 같았다. 은섭은 정신없이 사람들을 헤치고 예식장 밖으로 뛰쳐나갔다. 하지만 벌써 가버린 걸까? 홀 어디에도 지훈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안타까움에 은섭의 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그 순간, 언젠가 그랬던 것처럼 누군가 뒤에서 은섭을 와락 껴안았다. “보고 싶었어.” 지훈이었다. 그는 잊지 않고 있었다. 변하지 않은 채 그대로 사랑하고 있었다. 은섭의 가슴이 콩닥콩닥, 뛰기 시작했다. 은섭은 살며시 몸을 돌려 지훈을 바라보았다. 서로의 눈과 눈이 마주쳤고, 그 순간 모든 시간이 멈춰 버린 것 같았다. 수많은 사람들 속에 은섭과 지훈, 단 둘만 남은 것처럼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지훈이 은섭의 입술에 달콤한 입맞춤을 했다. 그 순간 잃어버렸던 모든 시간들이 되살아나고 있었다. 은섭과 지훈이 처음 마주쳤던, 함께 사진을 보던, 지훈이 고백을 하던, 달콤한 키스를 나누던 순간까지 모든 시간들이 되살아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시간이 다가왔다. 11시 58분, 기차가 떠나던 순간 그녀를 향해 간절히 사랑을 말하던 지훈처럼… 지금 이 시간, 은섭은 달콤하게 속삭였다. “사랑해.” 11시 58분, 사랑을 말하던 시간.
세렌디피티에서 하영이 친구로 나왔던 은섭이예요. 처음부터 하영, 은섭, 진주의 사랑 이야기를 적으려고 했었기 때문에 이젠 진주 이야기만 남았네요. 각각의 이야기들에서 연관되는 부분들을 넣으려고 엄청 고민을 많이 했었어요. 그러면서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었거든요. 세명의 주인공들중에 제가 가장 아끼는 아이가 은섭이기도 하고, 제일 먼저 생각했던 이야기기도 했어요. 그러다 보니 단편치고는 내용이 길어졌죠. 하지만 쓰는 내내 가장 설레이고 즐거웠어요. 물론 여전히 부족함이 많은 글이지만 은섭이와 지훈이의 사랑에 함께 행복해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아! 내용 조금 수정했어요. 오타를 정리하다보니까 어색한 부분이 많더라구요. 결국 엔딩이 조금 바뀌었네요 ㅜㅜ 전달하고 싶었던 것들이 있는데 하려고보니 너무 어렵네요. 암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코멘트 많이 부탁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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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와와와와,가슴찡한이야기!!!!어쩜저렇게아름다운사랑이있을수있을까요ㅠㅠ지금세렌디피티도읽고왔는데,굉장히깔끔하고따뜻한이야기를잘쓰시는것같아요,.,,,배우고싶습니다!!ㅋㅋㅋㅋ어쨌든,지훈과은섭도행복해져서너무다행이예요!!!!저도사진찍는걸되게좋아하거든요ㅋㅋㅋㅋ카메라의셔터소리가멋지지않아요??ㅎㅎ잘읽고갑니다~
맞아요 ㅋ 셔터 소리가 너무 좋아서 사진찍고 싶잖아요. 저도 엄청 좋아해서요. 잘 못찍지만 말이죠 ㅋㅋ 그리고 분에 넘치는 칭찬 감사해요 ^^
아아아아ㅏㅇ머ㅣ라ㅓ<< 읽으면서 아니 이런 경호와 하영이라니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네임인데 ㅇ비시!!!< 하고 흥분을 했다죠'ㅅ'.. 사진전이라니!!! 하면서 더 흥분을 했다죠.... 그런데 전 은섭이가 남잔 줄 알았답니다'ㅁ'.....<<< 만나서 정말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해요'ㅅ'. 진주 이야기가 기대됩니다!!! 그런데 미니멜님..... 어떻게 글 끝이 딱 맞아떨어질 수 있나요. 글을 읽으면서 이 것 또한 궁금증이었다빈다'ㅅ'.. 비밀을 알려주세요!<
ㅋㅋㅋ 읽어주셔서 고마워요. 글 끝의 비밀은 태그에 있답니다 ㅋㅋㅋ HTML <- 요거요 ㅋㅋㅋㅋㅋㅋㅋㅋ 태그를 써서 양쪽 정렬을 해주는 거죠 ㅋㅋㅋㅋ 좀 더 자세한 설명이 필요하긴 한데 .... 암튼 그래요 ㅋㅋㅋㅋ
아니 그런 비밀이 다있나요!!!! 저는 태그를 쓸 줄 모르므로 그냥 엔터치고 삐죽삐죽하게 쓰로 살아야겠어요 ㅋㅋㅋㅋㅋㅋ 그런데 미니멜님 왜 덧글이 ㅋㅋㅋㅋㅋㅋㅋㅋ가 많은가요. 제가 우스운 말이라고 했나요 ㅋㅋㅋㅋ?<
아, ㅋㅋ <- 이건 버릇이 되어서 ㅋㅋ 태그 알려드리면 좋은데..
알려주시면 너무 좋죠!!< 그런데 미니멜님이 귀찮지 않으시겠어요'ㅁ'...<
근데 어떻게 알려드리지요 -_ -?
에에... 하는 방법을 메일로 알려주세요!?<
잘 읽었습니다. 전작은 보지 못했지만, 찡할 정도로 가슴 저린 사랑이야기에 괜스레 마음이 훈훈해집니다. 작품 속 배경이 너무 좋아서 정말 머릿속에서 두 사람의 모습이 자꾸만 그려지네요. 사진작가분들을 굉장히 멋있다고 생각했었던지라 더욱 마음에 쏙 드는 단편이었어요. 여주와 남주가 너무 잘어울리는 것 같아서 저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지는군요ㅎㅎ 다음 글도 기대할께요. 잘보고 갑니다^^
감사해요 ^^ 너무 좋은 칭찬들만 해주셔서 정말 열심히 써야겠어요! ㅋㅋ 진주얘기 쓰면 그때도 꼭 읽어주시고, 댓글 달아주세요 ^^
와 멋잇어요! ㅋㅋ 은섭이 넘 멋진데요 ㅋㅋㅋㅋㅋ
지훈이는 좀 귀엽긴 하죠ㅋㅋ 다른 소설은 남자 주인공이 멋진데, 이건 여자주인공이 ㅋㅋ 은섭이 멋잇어요. 매력있다고 생각해요 ㅋㅋ
오늘부터 11:58분만 되면 이 소설이 생각날듯 하네요.. ㅎㅎ '인연'이라는게 존재하긴 하나봐요~~ 보고싶은 사람은 언젠가는 만난다고 하던데.. 저도 그 사람 만나고 싶네요.. ㅠㅠ 소설의 배경이 강릉이라서 더 잼나게 본 것 같아요.. 제가 강릉살거든요.. ㅋㅋ 잘 읽었구요, 건필하세요 ^^
저 강릉 좋아해요! 바다가 좋아서~ 가끔씩만 생각해주셔도 너무 감사할거 같아요 ^^ 그리고 꼭 보고싶으신 분 만났으면 좋겠어요~
우와 저도 커서 자리잡으면 사진찍으면서 돌아다니려고 했는데 저한테도 저런 낭만적인 일이 생겼으면 좋겠네요~ㅋㅋㅋㅋ 소설잘보고 갑니다 ~
꼭 그런 일이 생기셨으면 좋겠네요. 저도 늘 저런 우연한 운명같은 만남을 기다리거든요 ㅋㅋㅋ 좀 운명주의자라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암튼 읽어주셔서 감사하구요 감기조심하세용 ㅋㅋㅋ
멋지네요 짧은시간에 서로 알아보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