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래식 메주나 개량식 메주, 혹은 콩과 밀을 혼합하여 황국균으로 발효시킨 고오지(국, 麴)를 소금물에 담가 숙성시키면서 함유된 성분을 충분히 우려낸 후 액을 분리하여 그대로 혹은 가열 살균한 것으로 음식의 간과 맛을 주는데 사용하는 검붉고 짠맛이 있는 한국 고유의 조미료의 일종이다. 간장은 숙성되는 동안 콩 단백질, 전분질, 지방 등이 분해하여 생긴 아미노산, 유기산, 유리당 등이 혼합되어 독특한 향과 맛을 낸다. 사용원료, 발효방법 등에 따라 각기 다른 맛을 낸다.
[기원과 역사]
고구려 고분인 안악삼호분(安岳三號墳) 벽화에 우물가에 장독대가 보이고 『삼국사기』에는 638년(신문왕 3년)에 왕비를 맞을 때의 폐백 품목으로 간장과 된장이 기록되어 있는 것으로 미루어 삼국시대에 이미 장류가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고려사 『식화지(食貨誌)』에는 1018년(현종 9년)에 거란의 침입으로 굶주림과 추위에 떠는 백성들에게 소금과 장을 나누어주었다는 기록과, 1052년(문종 6년)에 개경의 굶주린 백성 3만여 명에게 쌀, 조, 된장(豉)을 내렸다는 기록이 있다.
굶주린 백성을 위한 구황식품은 적어도 생명 유지를 위한 최저 기본식품이라야 하는데 이 구황식품에 쌀, 조와 같은 곡물과 함께 장과 된장이 들어 있었다는 것은 고려시대에 이미 장류가 필수 기본식품으로 정착되었다고 볼 수 있다. 『요록(要綠)』, 『주방문(酒方文)』, 『시의전서(是議全書)』 등 조선시대 조리서에는 대부분 간장 제조법을 적고 있으며 『산림경제』에도 25조목의 조장법(造醬法)이 보인다. 『증보산림경제』에 수록된 장 담그는 법을 보면 “메주 한 말, 소금 여섯 내지 일곱 되, 물 한 통으로 하되 가을, 겨울간에는 이보다 적게 하고, 늦은 봄에는 이보다 많이 한다. 메주는 잘 띄워서 다시 소금물에 깨끗하게 씻어서 쓰고 항아리에 먼저 대나무로 겅그레를 만들어 그 위에 메주를 얹어놓고 끓여 식힌 소금물을 붓는다”라고 하였다. 메주, 소금, 물의 비율이 1:0.6(0.7):2로 소금과 물의 양이 적은 좋은 간장을 담갔음을 알 수 있다.
『규합총서』에는 장 제조법뿐 아니라 장 담그는데 따른 택일법, 금기사항, 보관 관리법 등이 기록되어 있다. 장 담그기 좋은 날은 병인일(丙寅日), 정묘일(丁卯日), 제길신일(諸吉神日), 정월우수일(正月雨水日), 입동일(立冬日), 황도일(黃道日)이고, 나쁜 날은 수흔일(水痕日)이라 하였다. 삼복일이나 해돋이 전 또는 그믐날 얼굴을 북으로 두고 장을 담그나 장독의 태세방향(太歲方向)으로 두면 벌레가 안 생긴다 하였다. 또한 여름에 비가 그친 직후의 우물물은 쓰지 말고 장 담은 지 세 이레 안에는 아기 낳은 곳과 초상난 집에 가지 말고 낯선 이를 가까이 하지 말라 하였으며 하루 두 번씩 냉수로 장독을 깨끗이 씻어라 하였다.
간장은 부종이 일어나지 않게 하고 기력을 유지하는 데 효과가 있다 하여 『구황촬요(救荒撮要)』, 『구황절요(救荒切要)』 등 구황식품서에도 콩 대용으로 콩잎을 이용한 흉년기의 장제조법을 자세하게 기록하였다. 개화기 이후 일본간장과 된장이 도입되었고 간장 제조회사가 1930년대에 설립되었으나 우리의 입맛에 맞지 않아서 각 가정에서는 여전히 우리의 재래식 간장이 사용되었다.
[간장의 종류]
간장에는 재래식 간장(메주 간장), 개량식 간장(고오지 간장), 아미노산간장(화학간장)이 있으며 양조간장, 산분해간장, 혼합간장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식품공전에는 양조간장, 혼합간장, 산분해간장, 효소분해간장, 한식간장으로 분류하여 각각에 대하여 정의하고 있다.
(1) 양조간장: 대두, 탈지대두, 맥류 또는 쌀 등을 제국하여 식염수 등을 섞어 발효․숙성시킨 후 그 여액을 가공한 것을 말한다.
(2) 혼합 간장: 양조간장 원액과 산분해 간장 원액을 적정비율로 혼합하여 가공한 것, 산분해 간장 원액에 단백질 또는 탄수화물 원료를 가하여 발효, 숙성시킨 여액을 가공한 것, 또는 이 원액에 양조간장 원액이나 산분해 간장 원액 등을 적정비율로 혼합하여 가공한 것을 말한다.
(3) 산분해 간장: 단백질 또는 탄수화물을 함유한 원료를 산으로 가수 분해한 후 중화하여 얻은 여액을 가공한 것이나 산분해 간장 원액을 효소처리한 후 얻은 여액을 가공한 것, 또는 이의 원액에 산분해 간장 원액을 적정비율로 혼합하여 가공한 것을 말한다.
(4) 효소분해 간장: 단백질 또는 탄수화물을 함유한 원료를 효소로 가수 분해한 후 그 여액을 가공한 것을 말한다.
(5) 한식 간장: 한식 메주를 주원료로 하여 식염수 등을 섞어 발효, 숙성시킨 후 그 여액을 가공한 것을 말한다.
한편 한국산업규격(KS)상 분류로는 양조간장과 혼합간장을 품질기준의 지표인 총질소 함량 또는 혼합비율에 따라 표준, 고급, 특급으로 구분하고 있다.
(1) 양조간장: 식물성 단백질(콩 또는 탈지대두) 또는 이에 전분질 원료(쌀, 보리, 밀 등)를 혼합한 것을 제국하여 식염수 등에 섞어 발효․숙성시킨 후 그 여액을 가공한 것을 말한다.
(2) 혼합간장: 양조간장 원액과 산분해 간장의 원액을 적정비율로 혼합하여 가공한 것으로 산분해 간장 원액에 식물성 단백질 또는 전분질 원료를 가하여 발효․숙성시킨 여액을 가공한 것(신식 양조간장), 또는 이 원액에 양조간장 원액이나 산분해 간장 원액 등을 적정비율로 혼합하여 가공한 것을 말한다. 재래식 간장은 재래식으로 만든 메주를 보통 음력 1~3월에 소금물에 담가 2~3개월 숙성 하는데 청장은 높은 염도(20%)로 숙성시킨 장으로 맑은 색의 묽은 간장이며 진장은 여러 해를 묵혀서 색깔과 맛이 진해진 간장을 말한다. 메주를 분리한 생간장은 보통 여러 번 다려서 농축과 살균을 함께 하기도 한다. 개량식 간장은 콩과 밀에 황국균을 접종시켜 만든 고오지에 소금물을 넣고 담금하여 숙성시킨 후 여과, 분리하여 보존제 등을 배합하여 살균한 제품을 포장한 것을 말한다.
(3) 간장의 미생물: 간장을 담근 후 오랜 발효기간을 거치는 동안 원료 중의 단백질과 전분질은 메주에 있는 미생물이 생육하면서 분비한 효소들에 의하여 가수분해된다. 이와 같이 생성된 저분자물질은 개방상태에서 자연적으로 들어간 효모와 세균에 의하여 알코올발효와 산발효가 일어나는 동시에 여러 가지 향미성분이 생성된다. 재래간장의 담금 중 또는 제품 중에 존재하는 미생물상에 대하여 여러 연구자에 의하여 보고된 바 있다.
즉 Bacillis punilus, B. subtilis var. aterimus, B. lichemiformis, B. cereus var. soya, Sarcina maxima, Pediococcus sojae이다. 이 중 S. maxima와 B. cereus var. soya는 24%의 소금 농도에서도 자라는 내염성균이었고 후자는 악취를 발생한다고 하였다. 간장의 발효에 관하여는 효모에 대하여 일련의 연구를 보면 간장용 콩고오지와 이것으로 담근 개량식 간장덧 중 효모균의 경시적 변화를 측정한 결과 효모균 수는 담금초에서 성숙기까지 상승하였다가 후숙기에는 감소하였다. 콩고오지 중의 효모는 대부분의 무염 또는 10% 소금배지에서 잘 생육하나 15~18% 소금배지에서는 거의 생육이 억제된다. 간장덧 중의 효모의 종류는 고오지 중의 효모와 거의 비슷하며 발효기간이 경과됨에 따라 내염성 효모 수가 증가된다고 한다. 그 후 간장덧에서 5~23%의 소금농도에서 잘 생육하는 호염성 효모로서 Saccharomyces cerevisiae, S. chevalieri, S. rouxii, S. rosei, Debaryomyces nicotianae 등이 있고 이들은 32%의 소금농도에서도 잔존한다. 그리고 S. rouxii는 알코올발효를, Debaryomyces nicotianae는 곰팡이 냄새와 피막을 형성한다고 한다.
재래식 간장의 과학적 근거를 뒷받침하려는 목적으로 재래식 메주로 간장을 담그고 담금기간 중의 미생물의 변화를 살펴본 결과 주요 호기성세균은 B. subtilis와 B. pumilus이고 그밖에 간헐적으로 Micrococcus caseolyticus, Staphylococcus aureus, B. lichemiformis 등의 균주가 나타나지만 이들은 메주덩어리 내에 잔존하고 있던 것이거나 간장 담금 중의 오염일 것으로 추측된다. 한편 내염성 젖산균으로는 Pediococcus halophilus, Leuconostoc mesenteroides 그리고 Lactobacillus plantarum의 3종이었다. 균수는 3주가 되기까지 왕성한 증식을 보이다가 3주부터 급격한 쇠퇴기를 보이고 달인 뒤에는 어느 시료에서도 나타나지 않았다. 내염성 효모는 Rhodotorula flava와 Torulopsis dattila의 2종이었다.
한편 전국 각 지방에서 수집한 재래간장에서 분리된 미생물의 종류와 생균 수를 보면 호기성세균은 Bacillus subtilis, B. pumilus, Micrococcus caseolyticus 그리고 Staphylococcus aureus 등이었고 내염성 젖산균으로는 Pediococcus halophilus, Lactobacillus casei, Lactobacillus plantarum 그리고 Leuconostoc mesenteroides, 내염성 효모균으로는 Saccharomyces rouxii, Torulopsis dattila, Saccharomyces acidifaciens 등이 검출되었다. 간장 담금 중에 나타난 호기성세균은 메주에서 검출된 Bacillus속들이 이행된 것 같으며 생균수는 간장의 염분 때문에 다소 감소되었다.
간장을 달인 뒤에는 호기성세균이 일단 적어졌다가 그 후는 점차 감소현상을 나타내고 있으나 그 균은 포자를 생성하기 때문에 고농도의 염분에 대해서도 다른 미생물보다 저항성이 강해서 달인 후에도 잔존율이 높다. 젖산균군은 4주까지 증가하였다가 감소하였는데 이는 영양 물질이 다 소모되고 산 생성량이 증가한 때문이다. 따라서 재래식 간장에서 젖산균군에 의한 젖산 발효는 담금 후 3주에 최고에 달하였다가 그후 급격히 감소되고 달인 후에는 전혀 검출되지 않는다. 한편 간장 중 효모균군은 젖산균이 왕성하게 산을 생성하여 pH 5.4 이하로 내려간 후 발효에 참여하나 소금농도가 26% 이상이 되면 자라지 못한다.
간장의 품질규격(식품공전)
간장의 품질규격(식품공전)
구분 |
양조간장, 혼합간장, 산분해간장, 효소분해간장 |
한식간장 |
성상 |
고유의 색택과 향미를 가지고 이미․이취가 없어야 한다. |
pH |
4.0~5.55 |
4.0~6.8 |
총질소 (w/v%) |
0.8 이상 |
0.7 이상 |
순추출물 (w/v%) |
9.0 이상 |
6.0 이상 |
타르색소 |
검출되어서는 아니된다. |
보존료 (g/ℓ) |
다음에서 정하는 이외의 보존료가 검출되어서는 아니된다. |
안식향산 |
0.6 이하 (안식향산으로서) |
안식향산칼륨 |
안식향산나트륨 |
안식향산칼슘 |
파라옥시안식향산메틸 |
0.25 이하 (파라옥시 안식향산으로서) |
파라옥시안식향산부틸 |
파라옥시안식향산에틸 |
파라옥시안식향산프로필 |
파라옥시안식향산이소부틸 |
파라옥시안식향산이소프로필 |
양조간장 품질규격(한국산업규격)
양조간장 품질규격(한국산업규격)
구분 |
특급 |
고급 |
표준 |
성상 |
색깔과 풍미가 우수하고 이미, 이취 및 이물질이 없어야 한다. |
총질소(W/V%) |
1.5 이상 |
1.3 이상 |
1.0 이상 |
순엑스분 (W/V%) |
15.0 이상 |
13.0 이상 |
10.0 이상 |
pH |
4.0~5.0 |
4.0~5.5 |
4.0~5.5 |
레블린산 반응 |
음성 |
음성 |
음성 |
혼합 간장 품질규격(한국산업규격)
혼합 간장 품질규격(한국산업규격)
구분 |
특급 |
고급 |
표준 |
성상 |
색깔과 풍미가 우수하고 이미, 이취 및 이물질이 없어야 한다. |
총질소(W/V%) |
1.5 이상 |
1.3 이상 |
1.0 이상 |
순엑스분(W/V%) |
15.0 이상 |
13.0 이상 |
10.0 이상 |
pH |
4.0~5.5 |
4.0~5.5 |
4.0~5.5 |
양조간장 혼합비율(%) |
60 이상 |
40 이상 |
20 이상 |
개량식 간장의 제조공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