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들이 우울증에 걸리나?
아니 이런 역사적 인물들도…
우울증으로 평생 고생한 것으로 알려진 링컨 미 16대 대통령, 처칠 영국 총리, 그리고 스스로 공황발작, 우울증을 고백한 개그맨 이경규, 김구라씨
우울증은 일반적으로 감성이 풍부한 사람일수록, 현실의 부조리한 상황에 대해 민감한 사람일수록 겪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역사상 큰 성취를 남긴 인물들 중에 우울증 환자가 많았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갈릴레오, 괴테, 베토벤, 임마누엘 칸트, 발자크, 보들레르, 에밀 졸라, 찰스 다윈, 톨스토이, 도스토옙스키, 헤르만 헤세, 키르케고르 등 인류의 역사를 바꾸거나, 역사의 한 시대를 풍미한 거인들이 죄다 우울증 증상들을 보였다.
대부분이 문호, 예술가, 과학자, 철학자 등 지적 활동가들이었는데 20세기 정신과 의사들이 그들의 저술, 평소 행적 등을 연구한 결과 우울증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위대한 정치가들 중에도 우울증 환자가 많았다. 노예해방을 성취하고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대통령으로 꼽히는 에이브러햄 링컨, 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끈 영국 총리 처칠도 평생 우울증에 시달렸다. 그러나 그들은 그런 핸디캡을 극복하고 결국 지도자로서 사명을 성공적으로 완수했다.
반면 헤밍웨이, 니체 등은 수많은 걸작 등을 남겼지만 말년에 우울증에 시달리면서 결국 자살이나, 정신병원에서 생을 마감했다.
역사상 최고의 화가 반열에 꼽히는 빈센트 반 고흐도 우울증과 싸우면서 그 방어기제로 수많은 그림을 그렸으나, 그 그림들이 세상에서 진가를 발휘하기 전 정신병원을 드나들다 결국 권총으로 자살했다.
10여년전 한동안 우리나라 인기 연예인들 중에서 우울증 고백 러시가 있었다.
대중의 인기와 관심을 한 몸에 받는 톱스타 이병헌, 이경규, 장나라를 비롯 김구라, 이상민, 김장훈, 김하늘, 차태현, 류승수, 공형진, 정형돈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그들이 TV나 신문·잡지 등 미디어를 통해 우울증이나 불안·공황 장애, 자살 충동 등을 공개적으로 말한 배경에는 신경정신질환에 대한 일반인들의 이해의 폭이 넓어진 것과 함께 한동안 계속됐던 인기 스타들의 자살 러시와도 깊은 연관이 있었다.
2005년 숨을 거둔 인기 배우 이은주를 비롯해, 유니, 정다빈, 안재환, 최진실, 우승연, 최진영, 박용하, 채동하, 조성민 등이 우울증으로 목숨을 끊었다.
자신의 천재성을 인정받지 못한 빈센트 반 고흐는 끊임없이 자책과 우울증 등 정신질환에 시달리다 급기야 자신의 귓불을 자르는 사태까지 이르렀다. 시진은 그가 직접 그린 자화상. 이후 그는 정신병원에 자발적으로 찾아가 1년간 머물며 치료를 받았으나 우울증은 이후에도 계속 그를 괴롭혔다. /출처=네이버
당시만 해도 우울증이나 신경증이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은 시절이라 대중의 인기로 먹고 사는 이들이 인기가 하락하거나 스캔들에 휘말려 대중들로부터 심한 비판을 받으면 우울증에 빠지게 되고 쉬쉬하며 전전긍긍하다 자살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
우울증은 자살로 이르는 병이다. 우울증 환자의 3분의 2 이상이 자살 충동을 느낀다. 2000년대 이후 한국의 자살률이 OECD 국가 중 1위에 올라 지금까지 계속되는 이유 뒤에는 우울증이 숨어 있다.
우울증은 남과의 싸움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과의 싸움이다. 엄청난 자학적 성격을 띠고 있다. 한편으로는 끊임없이 자신을 비판하고 질책하고 하찮게 여기게 하지만 외견상으로는 타인에 대한 냉담함, 배타적 태도, 공격성으로 표출돼 인간관계에서 고립을 자초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끊임없이 목표를 만들어 자신을 채찍질하고 결국 그 피로가 극대화되고 소진상태가 돼 우울증으로 이어진다.
먹고 살기 바쁠 때는 이런 ‘우울함’이 표출되지 않지만 평화롭고 풍요로운 시대가 되면 우울증이 머리를 치켜들게 된다. 2차 대전 이후 서구 사회에서 우울증과 자살률이 높아진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세계적인 정신과 의사 빅터 프랭클은 “물질적 문제가 해결된 후에야 정신적 문제들이 모습을 드러내며, 드디어 사람들은 실존적 문제, 곧 왜 사느냐는 문제와 싸우게 된다”고 말했다.
미국도 195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우울증 문제를 다루기 시작했다. 약으로, 심리치료로…. 우리나라도 21세기 접어들면서 그 반열에 올랐다.
출처 : 마음건강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