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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적자·강달러로 은행 건전성 ‘비상’
재정 당국, 산은·수은에 자본 수혈 검토
출자 이뤄지면 자기자본비율 제고 기대
기획재정부는 KDB산업은행에 한국토지주택공사(LH) 주식을 현물로 2차 출자할 것을 검토 중에 있다.
은행이 발행하는 신주를 정부가 인수하고, 그 대가로 현금 대신 LH 주식을 건네는 방식이다.
기획재정부(기재부) 관계자는 “관련 내용을 검토 중에 있다”며
“확정은 안 됐지만 1분기 안으로 마무리 지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당국이 은행에 주식을 현물출자하려는 이유는 약화한 재무 건전성 확보를 위함으로,
앞서 지난해 12월 말에도 기재부는 2017년 이후 6년 만에 LH 주식 5650억원 규모를 산은에 출자한 바 있다.
산업은행은 작년 채권시장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의 ‘50조원+@’규모의 유동성 공급 대책의 일환인
채권시장안정펀드의 20% 출자를 맡고, 또 10조원 규모의 회사채· 기업어음 매입 프로그램을 가동하면서
재무 건전성이 급속도로 악화했다.
여기에 33%의 지분을 갖고 있는 한국전력도 32조6034억원의 대규모 영업적자를 기록하면서
산은의 재무 건전성은 적신호가 켜진 상태다. 지분법에 따라서 적자의 33%는 산업은행의 손실로
이어지는데, 한전의 지난해 순손실은 24조4199억원으로 이중 약 8조원이 산은 손실로 잡히는 셈이다.
산은의 국제결제은행(BIS)자기자본비율은 지난 2021년 말 15.1%에서 지난해 9월 말 기준 13.1%까지
떨어졌다. BIS비율은 은행의 자기자본을 위험자산으로 나눈 비율로 건전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다.
금융권에서는 한전 적자로 BIS비율 목표치인 13% 선 방어가 어려울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BIS비율 하락은 결국 산은의 금융지원에 차질을 빚게 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해 국정감사를 통해 “지분법상 한전의 1조원 손실은 산은의 BIS비율을 0.06%포인트 낮춘다”고
언급하면서 “BIS비율 1.37%포인트 하락은 산은의 기업 지원 능력 한도를 한 해 33조원 가량
떨어뜨리는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올해 산업은행은 총 73조5000억원의 자금 공급을 계획 중에 있다.
중소·중견기업에 대해서는 48조원, 혁신성장 분야에는 25조5000억원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기재부는 한국수출입은행에 대해서도 수혈에 나설 것을 살펴보고 있다. 이 관계자는
“수출입은행에서 요구해 역시 현물출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화대출이 많은 수은은 여신 증가와 함께 급상승한 원·달러 환율로 건전성이 악화됐다.
실제로 BIS비율은 2021년 말 14.8%에서 지난해 9월 말 13%까지 떨어졌다.
수은 역시 재무 건전성이 악화되면 수출 금융지원 능력이 저하될 수밖에 없다.
현재 정부는 제조업 수출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해외건설 등 인프라 수출에 시동을 걸고 있다.
당국의 공기업 주식 현물출자가 이뤄지면 은행의 자기자본 비율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자본금 확충으로 건전성이 보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달 금리 인하 및 자금 조달 능력 강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정부 보유 주식은 현금화가 어렵기에 현물출자가 실질적 도움은 안 된다는 시각도 있다.
이에 대해 기재부는 앞서 1차 출자를 통해 자본 보강이 이뤄져
산업은행의 회사채·CP 매입 프로그램, 건설사 보증 PF 매입 프로그램 등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었다고 반박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해당 현물출자는) 자기자본비율을 개선하기 위해서지,
유동성 확보를 위한 것은 아닐 것”이라며 또 “실질적인 실탄은 은행이 채권을 발행해서 확보하거나
LH 주식을 담보로 한국은행에 돈을 빌리면 된다”고 바라봤다.
현재 산은과 수은은 LH 지분의 실제 가치가 얼마인지에 대해 공동으로 평가 작업에 나선 상태로
은행 건전성이 개선되길 기대하고 있다.
한 국책은행 관계자는 “국무회의를 거쳐 기재부를 통해 은행이 자료를 받는데
현재 금액 등 확정된 건 없는 것으로 안다”며 “출자 규모에 따라 BIS비율 개선도 달라진다.
은행 입장에서는 많은 액수가 투입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