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마다
시티투어에 탑승한다. 문화관광해설사로 활동하고 있어서다. 대구시티투어는 팔공산 코스, 대구의 대표적인 관광지를 엄선하여 운행하는 정기 코스,
그리고 도심을 순환하는 순환시티투어로 나누어진다. 나는 순환시티투어를 맡고 있다. 동대구역을 출발해 14개 정류장을 지나는 2층 버스 3대가
40분 간격으로 운행된다. 출발지는 동대구역이지만 가까운 시티투어 정류장 어디에서든 탑승하면 된다.
타지역에서 오는 사람들은 근대골목이나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에 가겠다고 인터넷을 통해 미리 정보를 알고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우리 해설사들은 그들에게 관광의 폭을 넓혀주기 위해 실력을 발휘한다.
동대구역을 출발하면서 관광객들과 인사로 서로 교감하고 대구의 시티투어와 순환시티투어의 운행 코스를 소개한다. 그러다 보면 차는 어느새 두
번째 정류장이며 닭똥집골목이 있는 평화시장을 지난다. 세 번째 정류장인 동성로로 가는 동안 나는 숨 돌릴 틈 없이 바쁘다. 근대골목에서 하차하면
대부분 ‘근대골목투어 2코스’만 다니게 되지만, 동성로에서 하차하면 100년 전의 읍성길, 경상감영, 근대역사관, 향촌문화관 및 대구문학관,
동성로, 그리고 근대골목투어 2코스 전 구간을 아우를 수 있다며 하차를 권유한다. 대구의 근대골목은 도보로의 여행이라고 강조하며 인근 맛집
정보까지 곁들인다.
버스는 서문시장·달성공원 정류장을 향해 달린다. 서문시장에서 곧 야시장을 개장할 것이라는 정보를 전한다. 다시 반고개 무침회골목까지 가는
동선은 조금 긴 편이다. 그 구간에 이를 동안 달성공원과 전국 최초로 프랜차이즈를 전통시장에 접목시킨 서부시장에 대해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는다.
개성에 송도삼절이 있다면 대구에는 대구삼절이 있고, 달성공원이 사실은 달성토성으로 불려야 하는 까닭까지.
해설사는 또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돕는다. 이월드·두류공원 정류장에 이를 즈음이면 곧 있을 치맥페스티벌 소식과 인근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리는 문화계 소식까지 전해준다. 안지랑 곱창골목을 지나 앞산전망대에 도착하면 차가 숨을 고른다. 나 또한 숨을 고르며 물로
목을 다독인다.
고작 한 시간을 달려왔지만, 그 시간 동안 각지에서 온 많은 사람을 만났다. 앞으로 수성못과 어린이회관,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정류장을 지나 다시 출발지인 동대구역에 이를 것이다. 남은 50여 분을 달리며 또 다른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그들에게
대구의 숨은 매력을 소개할 수 있다는 자부심에 어깨가 으쓱해진다.
누군가가 말한다. 인생은 장거리 달리기라고. 서두르지 말고 쉬엄쉬엄 쉼표를 찍으며 가야만 가보지 못한 대구의 구석구석을, 더 나아가
우리나라의 이곳저곳을 갈 수 있는 것이라고. 그 소리는 다름 아닌 내 안의 소리였다.
우남희/아동문학가 |
첫댓글 편집간사 우남희선생님의 칼럼이라 스크랩해 왔습니다.
대구 지킴이 남희샘,
시티투어에서 홧팅!~~
대구 시티투어를 책임질 우남희선생님의 모습이 그려지네요.
칼럼 게재를 축하드립니다.
보고싶은 얼굴 여기에서 보네요. 늘 열심인 남희샘, 보기 좋아요.
대구를 널리 알리는 일에 열성을 다하시는 간사님 수고 많으십니다. 대구시민이라면 누구나 대구를 알리는 일에 동참해야겠지요~~
우남희 편집간사님,
매일춘추 필진이 되심을 축하드려요.
대구를 널리 알리는 일에 앞장을 서주세요.
그리고, 멋진 글도 기대합니다. ^^
오랫만에 지면으로나마 뵈니 반갑습니다. 늘 열정적으로 활동하시는 모습 보기 좋습니다.
우~~여사, 넘 예뻐~^^* - 친구 버젼.
우 간사님, 해설사 하는 모습이 보기 좋으네요~^^ - 동료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