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장마철이라 일기 예보에 더 신경이 쓰이는데 기온은 22/29℃, 강수량은 오후부터 비가 내려 5-40㎜가 예상된다고 하였으나 강수 예보는 빗나간 것 같았다.
8호선 산성역에 도착하니 한현일 조원중 이상기 박희성 4명의 친구 얼굴이 보였고 이윽고 조남진 송희경 한철상이 함께 하여 역을 나와 9번 시내버스로 남한산성 종점에 이르렀다.
우리는 남한산성行宮 쪽을 향하여 오르다가 행궁 정문인 漢南樓 앞에서 오른 쪽 길로 오르니 바로 소나무 숲길로 들어서게 되었다. (여기서 잠깐 “行宮”에 대하여 찾아 봤더니 왕이 상주하는 궁궐을 떠나 멀리 거동할 때 머무르는 별궁, 말하자면 유사시 피난할 수 있는 예비궁궐이라 하네요. 조선조 인조왕이 병자호란 때 이 남한산성행궁에 피신한 역사가 있는 것이지요.)
오늘 가이드를 자처한 이상기 친구의 인도로 산행을 하는데 숲길 큰 소나무들 앞에 세워놓은 팻말을 보니 수령이 80-120년이라 한다. 오늘 산행노선은 이상기 친구 부부가 다년간 이곳을 다니면서 개발한 길이라 한다. 우리는 소나무에서 발산하는 피톤치드를 듬뿍 마시고 심신을 힐링하였다. (“피톤치드”란 숲속의 나무들이 해충이나 곰팡이에 저항하기 위해 스스로 만들어내는 자기방어 물질인데 사람이 이 향을 맡으면 심리적 안정감, 말초신경 단련, 심폐기능 강화 등의 효과가 있으며 여름철 정오 전후에 그 효과가 최고조에 이른다 하네요. 특히 소나무에서 발산하는 피톤치드가 향이 짙다고 하네요. 오늘 우리 산행이 여기에 딱 부합하는 것 같아요. 이런 산행코스를 안내한 이상기 친구에게 모두 감사했어요.)
이 소나무숲길을 따라 한참을 가니 “崇烈殿”이 나타나는데 백제의 시조 溫祚王의 위패를 봉안하고 제사를 지내던 사당이라 한다. 우리는 이 숭럴전 뒤로 산을 올라 “수어장대” 길목에서 탁자에 신문을 깔고 한회장의 찐계란, 송희경의 막걸리, 한철상의 산지직송 방울토마토, 조남진의 비스켓, 이상기의 망고과육 등을 펼쳐놓고 간식을 하였다.
간식을 마치고 하산하는데 역시 소나무가 대부분인 숲길로 돌아서 북문으로 내려와 다시 버스 종점에서 버스를 타고 예약된 음식점 “원조노다지”에 이르니 정만수 이문규 친구가 기다리고 있었고 식사를 시작할 즈음 최기한 총무가 들어와 합석하였다. 이 집은 정만수 장군의 친구 여동생이 운영하는데 이 동네 일대가 닭/오리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들이 쭉 들어서 있는 “남한산성닭죽마을”이었다. 우리는 “한방오리백숙”을 시켜 맥주 말걸리 소주에다가 이 식당을 예약하느라 애쓴 정 장군이 가져온 꼬냑까지 곁들여 포식을 하였으며 미리 초복다림 몸보신을 한 게 아니냐? 하고 즐거워하였다. 아쉬웠던 점은 한 회장께서 문자멧시지로 참가회비 만원씩 지참하되 부족되는 식대는 공금으로 충당할 것이니 결석하면 손해라고 전날 예고(독려)했는데도 참석인원이 11명에 그쳤다는 것.
식사 자리에서의 화두는 우리가 앞으로 몇 년이나 이련 모임을 지속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길어야 4-5년 될까? 어쨌든 걸을 수 있을 때 열심히들 나와 함께 걷자고 다짐했다. 그러니 이제 우리의 산행은 “어디냐”가 아니라 “누구와”가 더 소중하지 않게나? 하는 생각이 든다..
▶참석자: 박희성 송희경 이문규 이상기 정만수 조남진 조원중 최기한
한철상 한현일 송구헌(11명)
▶일 정: 7월 15일(금) 10:30 3호선 동대입구역 6번출구
7월 19일(화) 10:30 3호선 독립문역 5번출구
첫댓글 신문에 올리는 컬럼을 보면 필진에 따라 색체와 느낌이 다르듯 우리 백수 등산기도 리포터마다 다른 맛이 나는 것 같아 조 원총무님이 리포터를 여럿 임명한 것이 잘 한 것 같아요.피토치트에 대한 해설부터 유적지에 대한 친절한 안내도 일품이지만 마지막 글 "식사 자리에서의 화두는 우리가 앞으로 몇 년이나 이련 모임을 지속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길어야 4-5년 될까? 어쨌든 걸을 수 있을 때 열심히들 나와 함께 걷자고 다짐했다. 그러니 이제 우리의 산행은 “어디냐”가 아니라 “누구와”가 더 소중하지 않게나? 하는 생각이 든다.."의 내용은 우리 모두 다시한번 음미해야 한다고 생각되는군요.
이 날 날씨까지 우리를 도와주었고 이 상기회장이 개발한 "신이 내린 송림숲 길"은 정말 좋았어요. 가끔 와서 심신을 힐링하는 코스로 정합시다. 정만수 장군 덕분에 싼 가격으로 푸짐한 한방 오리탕을 먹게 되었는데 금상 첨화로 "꼬냑"까지 내놓으니 그저 고맙고 감사하다는 인사만 나올수 밖에....
송씨가문에 이렇게 유식한 분이 게시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네요 . 더군다나 피톤치토라는 용어에는 할 말이 없구료. 재미나게 써주신 산행기에 생동감이 드네.
송구헌님 값진 산행기 (어디에가 아니라 누구와), 감사히 읽었읍니다. 삼복에 할아버님들 대단하십니다. 남한산성이 쉬운 코스는 아닌데!
해암 반가워요. 삼복 부더위에 심신이 강건하길 바랍니다.
해암 반가워요. 삼복 부더위에 심신이 강건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