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느님 창조의 완성은 평화입니다.
그대가 평화입니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매일 오전 7시 생명평화 백배가 진행됩니다.
그리고 오전 9시부터 10시까지 반디의 성경 읽기가 진행됩니다.
각자가 할 수 있는 만큼의 일을 하며 하루, 하루 견디어 가는 강정입니다.
10월 16일 연중 28주간 목요일
주례 강론 이찬홍
찬미예수님!
제가 비염이 심한데 가을이 되니 더 심한 것 같습니다.
목소리가 많이 쉬었죠?
아니오. 아 아닙니까? 혹시 하다가 기침이 나오거나 해도 전혀 놀라지 마십시오.
일상적인 모습입니다.
두 달에 한번 정도 우리가 강정에 미사를 오는 것 같습니다.
지난 주 한 수요일인가 목요일쯤에 갑자기 오늘 강정 미사 날자가 잡혀서
오늘은 제 차례이니까 좀 떨리고 부담스런 마음으로 복음을 살펴봤습니다.
아무리 읽어도 어려웠습니다.
어떻게 할까? 어떻게 할까? 고민을 했습니다.
왜 어렵냐 하면 이런 생각이 이런 고민이 잘 이해가 안 되었습니다.
복음을 이렇게 받아보면 잘못은 조상이 했는데
예언자를 죽이고 나쁜 행동 나쁜 짓은 조상이 했는데
그 잘못에 대한 책임은 후손에게 묻는다.
이 하느님 말씀을 어떻게 이해해야 될까?
어떻게 풀어서 설명을 드려야 될까? 그런 고민이 참 많았습니다.
어쩌면 불과 몇 십 년 전만해도 제주안에는 연좌제라는 것이 있었죠?
연좌제! 4•3사건 때 피해를 본 사람의 후손들은 어떠한 직장에 들어가려 한다거나
사회생활을 할 때 조상들의 잘못 때문에 불이익을 받아야 했습니다.
익숙해지는 것이죠. 어차피 이런 익숙해져있는 분위기 안에서
그럴 수도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렇게만 이해하며
받아들이기에는 참 납득이 안 되고 많이 혼란스러웠습니다.
왜냐하면 오늘 복음 끝에 본다면 과거부터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벌어졌던
많은 사건 사고 들이 심지어는 전쟁까지도 그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는
그 책임을 우리에게 묻겠다는 그런 것이기 때문입니다.
한번 물어 볼게요. 64년 전에 벌어진 6•25전쟁 지금 우리에게 있습니까?
네? 워래 남침을 한 김일성에게 있는 것이죠.
어찌 우리에게 있겠습니까?
지난 4월 16일에 우리를 충격으로 몰아넣었던 세월호 사건
그 사건이 책임의 우리에게 있습니까? 그 또한 아닙니다.
회사 선장을 포함한 직원 해경 그 책임을 져야할 사람들에게 있는 것이지
우리에게는 없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나도 저렇게 될 수 있지 않을까?’
나도 세금 많이 내고 보호받기 위해서 의무를 다 하는데
막상 내가 위험에 처해 있을 때 경찰을 불렀을 때나 도움을 못 받지는 않을까?
그런 불안감을 느끼게 되면서 또 다른 가해자는 아닌가?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오늘 우리에게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그 이유는 바로 세월호 사건이 발생 했을 때 보도를 통해 알려진
박근혜 대통령의 말을 통해서 알 수 있습니다.
‘국민여러분 세월호 사건의 모든 책임은 저 대통령에게 있습니다.
국민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 라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던 장면
기억나시죠? 왜 그때 대통령을 TV에서 당신이 한 잘못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런 말을 한 것일까요? 바로 죄의 연대성 때문에 그렇게 말 한 것입니다.
그 잘못이 세월호 사건 자체가 개인의 잘못이 아니라 사회의 죄요 국가의 죄요
세상의 죄 이기 때문에 그렇게 말한 것입니다.
다시 동족상잔의 비극인 6•25로 되돌아 가 봅시다.
이 전쟁 역시 개인의 죄를 넘어 세상의 죄이기 때문에 우리에게 잘못이 있다고
말 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남을 죽이는 개인의 욕심, 남의 것을 뺏으려는 개인의 욕망
남을 다스리려는 남을 지배하려는 개인의 탐욕이 점점 커져 나가서
우리라는 공동체가 되고 그 공동체의 죄가 세상의 죄라 할 수 있는
6•25전쟁으로 드러나 버렸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개인의 탐욕 욕망은 너를 만나 우리라는 공동체의 욕망이 되고
그 공동체는 세상의 탐욕을 형성하기에 개인의 잘못은 늘 또 다른 모습의
6•25전쟁으로 드러날 수 있기 때문에 우리 잘못이라고 말 하는 것입니다.
어렵죠? 세월호 사건 대통령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나의 잘못
우리의 잘못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말을 합니다.
그 이유도 이렇습니다.
뭐 이정도 쯤이야! 나 하나쯤이야! 개인의 안일함을 넘어 우리사회의 안일함
이 세상의 안일함으로 드러난 그 결과가 세월호 사건이기 때문에
나의 잘못 우리의 잘못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곧 우리 안에 팽배한 무사안일주의가 초래한 사건이 바로 세월호사건입니다.
그 어떤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무조건 돈만 벌면 된다는 배금주의가
초래한 사건이 세월호 사건인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에게 애매모호 하고 추상적이었던 세상이 이제는 구체적으로
그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오늘 우리는 이곳 강정에서 분명한 세상과 직면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불의와 폭력 끊임없는 시기와 질투 공동체 분열을 조장하는 세력
그 어떤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무조건 돈 만을 탐하려는
남을 지배하려는 세상의죄를 체험하고 있습니다.
부끄럽지만 그 모습이 바로 우리의 모습이요, 인정하기 싫지만 그 잘못이
우리의 잘못이기에 우리는 뉘우치고 속죄하는 마음으로 지금 여기에 모여
우리의 죄를 세상의 죄를 용서해 달라고 하느님께 간청 드리는 것입니다.
이세상의 죄에 대한 잘못을 우리에게만 묻고 우리 후손들에게 까지
그 책임을 묻지 말아 달라고 간절히 마음 모아 하느님께 기도드리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어린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분이시니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