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 일로 업경대님의 아뜨리에 다회연
11월 25일 토. 오후 4시경
무안 일로 환학동 성당에 주차하고
두리번 두리번 다회장소를 찾아보는데
마침 무지몽매님을 길에서 만나다.
업경대님 댁에 들어서자
먼저 와서 다회준비에 한창
부엌과 방을 오가며 분주하신
남도의아침 다우님들이
미소 활짝 맞아주신다.
정성스럽고 바쁜 님들의 모습을 보았음에도
산울림 발자국 차맛좋아
셋은 멀리서 와 다시 오기 힘들다는 이유를 핑계로
이 근처 무안의 회산 백련지를 좀 둘러보겠다며
도착하자마자 백련지로 줄행랑쳤다.
봄 여름 연잎 연꽃 화려했을 장소는
잎도 대공도 시들어붙어
그 넓은 부지에 축제의 흔적만 남기고
물빠진 담수호의 펄바닥도 부르튼 입술처럼 말라있어
무서리에 찬바람 술렁한 계절에
그 화려한 절정의 시절을 추적하듯
휑뎅스렁 쓸쓸한 풍경을 더듬고 있었다.
그런데, 먼 산등성이 위에 떨어지고 있는 해걸음,
노을과 낙조 그 시간과의 조우에
잎지고 꽃진 자리에 연향이 살아오르는듯
아련한 색감이 허공여백을 물들이며
풍경을 고아하게 그리고 있었다.
그리 백련지를 들러
다시 업경대님의 아뜨리에에 도착하니
이미 복적福積복적 오실 님들 거의 다 이르고
서로를 나누며 저녁을 함께 피어내고 있었다.
다정하게 따듯하게 넉넉하게
차한잔의 인연에 저녁식사와 반주를 얹어
차차 내었던 발걸음 위로
술술 나누던 이야기 꽃을
세월을 쌓아 가는 탑처럼
차곡차곡 오늘이란 일편을 또 얹는다.
맛있게 멋있게 즐겁게
그리고 감사히
어울림이 다정하다.
시골마당 찬바람 일렁이는 겨울로의 초입이었고
그 방 보일러에 훤한 주인장 없이 조작하려니
난방이 잘 되지않아 섬닷한 방바닥이었을 때
조금 으스슬 움추려들지언정 춥다 하시진 않았던 것도
다정히 서로의 체온이 밀착되어
서로를 데펴주는 따스함이 있어서였지 않았을까?
장미 울타리 듬성히 서서
마당과 밭을 경계지르는 한켠에 모닥불을 피우고
그 숯불에 고기를 구우며 시작된 다회연.
시금치와 봄돔 파 양파 등의 야채밭으로 둘러쌓인
전형적인 농촌 ㄷ자 주택을
당신의 아뜨리에로 가꾸어놓고
먹墨과 붓筆과 시詩와 차茶의 숨결을
곳곳에 녹여낸 흔적이 역력하였다.
시골의 토박함과 문인의 엔틱함이
질박하면서도 고아한 멋을 자아내고 있었다.
밖으로는 낮은 담장과 집들 사이에서
휑한 겨울하늘 비탈밭 위에 성당만이
낮은 공제선 위로 십자가를 세워 높이고
노을과 어둠 불빛 속에서
끝까지 우리를 지켜보듯 서있었는데
그 고즈넉함이 참 평화롭게 맺혔다.
어둠이 짙게 물들수록
초생달과 성당과 모닥불이 이루어내는 정취가
단조로운듯 맑고도 소탈한데
20여명이 넘어가는 화안미소와
각종 먹거리들의 풍요로움을
소박하다 해야할지
럭셔리하다 해야할지
남도의 아침이 더욱 불그레
남도의 밤을 지펴내고 있었다.
쉽게 만나볼 수 없는 조합과 동화라서
더욱 달달하다.
문득 아름드리 나무를 보는듯
느껴지는 인연을 지그시 되돌아 바라본다.
참 아름답네라...
작은 씨앗 하나가 어느새 발아하고 자라서
이만큼의 큰 그늘을 드리우고 있는지.
그 그늘 밑에 평상을 하나 놓아두고
오다 가다 머물며 쉬어가는
남도의 아침 샘터를 긷고 있지않은가?
새벽녘에 잠이들어 아침에 깨었으니
그리 긴 시간은 아니었으나
달게 잤는지 몸과 맘이 거뜬하다.
그리고, 세수하다 마주친
뷹은 장미 한송이!!!
무서리도 삵풍도 이겨낸 고결함일까?
더욱 정하게 맺혀든다.
돌아오는 길
부안변산 개암사와 새만금로
오고 가고 머무는 인연의
모든 다우들께 감사드리며..._()_
- 산울림 dream -
첫댓글 맛난다회 따사로운 다회 풍경이네요. 11월 풍경은 다 지고나도 다사롭네요^^
멋진 풍경 잘 밨습니다.
즐거운 주말 되세요.
멋진 다회,
멋진 추억을
가슴 가득 안은
여행인듯~~^^
다른 분의 시각과 전문가의 시각을 통해서 보니 준비도 부족하고 서툰자리였음이 바로 보입니다.
머찐 후기로 그것을 채워주셨군요.
차곡차곡하지 못하고
차곡차!차!차! 하는 자리도 즐겨주시니 감사했습니다.
와 개암사 가고잡다.
남도다회를 멋지게 하셧네요 수고많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