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아귀로 물건을 쥐는 힘을 악력(握力)이라고 한다. 악력은 전신의 근력을 나타내는 잣대다. 악력이 강한 사람은 전신의 근력이 그만큼 강하고 악력이 약한 사람은 그만큼 약하다. 악력이 강하면 혈관이 튼튼하고 악력이 약하면 혈관도 약하다. 주먹을 힘껏 쥐었을 때 혈관이 밖으로 울퉁불퉁하게 튀어나오는 사람은 악력이 세고 혈관이 나타나 보이지 않는 사람은 악력이 약한 사람이다.
주먹에 힘을 주면 온 몸에 있던 피가 팔뚝을 거쳐 손으로 가득 모인다. 피가 손으로 모이면 팔에 있는 혈관이 늘어나서 밖으로 드러난다. 혈관이 잘 늘어나서 밖으로 드러나는 사람은 혈관이 고무줄처럼 튼튼하고 질긴 것이고 늘어나지 않고 살 속에 숨어서 밖으로 드러나지 않는 사람은 혈관을 지방질이 싸고 있어서 신축성이 약하고 혈관이 좁아서 피가 많이 모일 수가 없다. 악력이 약할 수밖에 없다. 혈관이 좁고 약하면 고혈압, 중풍, 심장병에 걸리기 쉽다.
'악력'으로 노년기의 건강 상태와 치매, 조기 사망 가능성 예측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면 악력이 약해진다. 캐나다 맥마스터대학 건강연구소는 세계 17개국 35~70세 성인 13만 9691명의 악력을 분석했는데, 악력이 5㎏ 줄어들 때마다 사망률 16%, 심혈관계 질환 사망률 17%, 심근경색, 뇌졸중 발생률 각각 7%, 9% 증가했다. 악력은 수축기 혈압(최고 혈압)보다 더 강력한 사망위험 예고 지표로 나타났다.
스웨덴 옌셰핑 대학이 20년 동안 700명을 추적 관찰했더니 65세 이상 노인의 경우 악력이 급격하게 줄면 언어능력, 기억력 등의 인지기능도 함께 떨어져 치매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산업대와 교토부립대 의대 공동연구를 보면 60세 이상 한국 남성의 평균 악력은 30kg, 여성은 18kg이었는데, 대표적 장수국가인 일본의 노인은 남성 35kg, 여성 21kg으로 우리나라 노인보다 높았다.
악력이 약한 사람일수록 빨리 죽는다
독일의 과학자들은 교육 환경이 다르고 경제 수준이 다른 러시아와 영국, 덴마크 사람들을 대상으로 악력과 사망률의 관계에 대하여 연구 조사하였다. 그 결과 악력이 강한 사람일수록 사망률이 낮고 악력이 약한 사람일수록 사망률이 높다고 발표했다.
악력이 1킬로그램이 세어지면 러시아 남성들은 사망률이 4퍼센트 낮아졌고 러시아 여성들은 10퍼센트 낮아졌다. 영국 남자와 여자들은 각각 2퍼센트와 3퍼센트씩 낮아졌다. 덴마크의 남자와 여자들은 각각 6퍼센트와 8퍼센트씩 낮아졌다. 미국 플로리다 대학교 연구팀은 당뇨병이나 고혈압, 심장병 등이 있는 사람은 차츰 악력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악력이 센 남자가 결혼 확률이 높다
미국의 콜롬비아대학 연구진이 노르웨이 성인 50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아귀힘(악력)이 강한 남자가 약한 남자보다 결혼할 가능성이 컸다. 반면 여성의 악력은 혼인 확률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았다.
여성의 사회 진출이 늘면서 굳이 남성과 혼인을 하지 않더라도 경제적인 독립이 가능해져서 결국 상대적으로 악력이 약하여 건강이 부실한 남성은 예전보다 파트너를 찾기 더 힘들어진 셈이다.
나이가 많아질수록 악력을 키워야 한다
악력이 세어지면 심장과 혈관이 튼튼해지고 전신의 근력이 늘어난다.
일본 후생노동성의 과학자들은 후쿠오카현 히사야마정에서 40년 이상 거주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20년 동안 추적조사 연구하였다. 그 결과 악력이 강한 사람이 악력이 약한 사람보다 사망률이 40퍼센트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나이가 들수록 악력이 약해지기 쉬우므로 식이요법과 운동으로 악력을 키우고 하반신 근육을 단련하여 발목이 삐거나 접질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맥마스터대학 다릴 레온 교수는 남성은 악력이 30킬로그램이 넘어야 하고 여성은 25킬로그램은 되어야 건강한 사람이라고 하였다.
악력을 키우는 운동법
악력은 근력을 반영하는 지표일 뿐이기 때문에, 단순히 악력을 키우는 운동보다는 전반적인 근력 향상을 위한 운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1. 손을 쥐었다 폈다 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이며 효과적인 악력을 키우는 운동이다. 너무 편하게 쥐었다 폈다 하는 것보단 적당한 긴장과 힘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수건, 행주, 걸레의 물기 짜기도 도움이 된다. 소프트 파워 볼은 악력을 단련하는데 아주 좋은 도구이다.
2. 외다리로 서 있는 훈련으로 엉덩이와 대퇴부의 근육을 단련할 수 있다. 오른쪽 발로 일분 동안 서 있도록 한다. 그 다음에는 왼쪽 발로 일분 동안 서 있도록 한다. 학처럼 외다리로 서 있는 훈련을 오래 반복하면 종아리와 허벅지 엉덩이의 근육이 튼튼해지고 뇌기능이 좋아져서 기억력이 좋아지며 치매가 오지 않는다.
3. 철봉 매달리기도 좋은 악력 키우는 운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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