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옥 씨가 이사한 지 오래된 것 같지만 이제 10개월이다.
작년 3월 이사해서 아들과 잘 살았다.
정선옥 씨에게 올 해는 어떻게 지내고 싶은지 물었다.
“선옥 씨, 지난 한 해 이 집에서 잘 살았네요. 어때요?”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어요.”
“살림 들어온 게 엊그제 같은데요, 인덕션이랑.”
“네. 좋았어요. 다 사서.”
“그렇죠. 다 선옥 씨가 애 써서 장만한 것들이니까요. 올 해는 어떻게 지내면 좋을까요?”
“똑같이요.”
“맞아요. 특별할 것은 없어요. 사는 게. 집이 넓어서 선옥 씨가 청소할 부분이 많은데, 아들 때문에 매일 청소를
안 하면 금세 더러워져서요.”
“그러니까요. 금방 했는데 바로 더러워지니까요.”
“먹으면 바로 식탁이랑 식탁아래, 싱크대 아래는 귀찮아도 매번 닦으면 좋겠어요.”
“헤야죠.”
“그래요. 근데 로봇청소기, 물걸레 청소기 잘 쓰고 있나요?”
“네. 그런데 가끔 충전이 잘 안되서요. 쓸려면 안되기도해요.”
“충전 중입니다 라고 음성 안내 나올 때까지 잘 맞춰야해요. 그건 다시 잘 보게요.
혹시 고장난거 같으면 바로 이야기 해주세요.”
“네.”
“영진이랑 재활용 분리수거랑 음식물 쓰레기 버리는 것은 같이 하는거죠?”
“네.”
“도시가스 사용 점검은 잘 해주고 계셔서. 근데 다른집에 비해 더 나오고 덜 따뜻한 편이에요.
그건 새어나가는 것이 많다는 건데.”
“문 잘 닫을게요.”
“알겠어요. 옆집 할머님과도 관계가 좋아서 때때마다 반찬도 주시고 영진이도 잘 챙겨주세요.”
“네. 고마워요.”
“놀이터에 나오는 분들과도 인사 잘 나누며 지내면 좋겠어요.”
“네. 그러게요.”
아들과 함께 살고 싶어 했던 정선옥 씨가 아파트로 이사와 잘 적응해 살고 있다.
올 해도 잘 살거라 믿는다.
사람이 사는데 환경은 무척 중요하다.
필요하면 살림을 평소 잘 살피며 늘 묻고 의논하여 집안과 밖 살림을 잘 해갈 수 있도록 돕고 싶다.
정선옥 씨가 할 수 있는 만큼 말이다.
2024년 1월 1일 월요일, 김주희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똑같이요.' 정선옥 씨 대답에 지나온 시간과 확신이 가득하네요.
본인 집, 아들 사는집의 주인 노릇하게 거들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더숨